남궁현 사는 법 337

감사를 통한 성장

아침에 출근할 때만 해도 해가 반짝였는데, 사무실에 들어온 후 얼마 있다가 흐리기 시작하더니 일기예보대로 눈이 뿌리기 시작한다. 지난달 이맘쯤만 해도 올 겨울에 눈이 오지 않아 걱정을 했었는데 그 이후에 보이고 있는 날씨는 그런 걱정이 모두 기우였음을 보이고 있다. 기온도 꽤 낮지만 내일이면 다시 포근한 날씨를 보인다고 하니, 이 정도의 눈 정도는 이 동네의 겨울로서는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정도이다. (2022. 2. 11.) 보통 금요일에는 사무실에 잘 나오지 않았는데, 오늘은 일이 있어서 나왔다. 코로나 시국 이후로는 캠퍼스와 학과 사무실 자체가 비교적 한산하고 조용했지만 금요일이면 이미 주말 혹은 방학과 같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런 조용한 환경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이런 날에 일부러라도 출근하고..

2022년 새학기를 시작하며

이번 달 초까지만 해도 눈이 오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예년 같으면 겨울이 시작되기도 전인 10월에 눈이 오는 일도 적지 않았는데 올해는 12월 말이 될 때까지도 눈이 내리지 않았다. 록키산에는 그래도 눈이 내리곤 했다는데 그나마 비교적 해발이 낮은 이곳은 눈 구경이 쉽지 않은 겨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도 겨울은 겨울인지, 얼마 전부터 적지 않은 눈이 내리기 시작해서 이런저런 걱정(?)을 덜어 주었다. 엊그제 같은 날은 캠퍼스가 오후에 문을 닫을 정도로 추운 날씨에 꽤 많은 눈이 내렸고, 오늘도 새벽부터 내리는 눈이 오후에까지 많이 내렸다.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눈을 뿌리는 시간이 있기도 했다. 유빈이가 캘리포니아의 학교로 돌아가기 전에 머리도 다듬고 염색도 하고 싶다고 해서 내가 미장원..

특별한 새 학기

출근할 때 보니 하늘이 꽤 흐리더니 비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사무실 밖으로 보이는 다운타운 위로 구름이 꽤 끼어 있다. 잠시 비가 왔었는데 앞으로 더 올지 모르겠다. 며칠 덥더니 오늘은 꽤나 선선해서 흐린 날씨가 그리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번 주로 새 학기의 두번째 주를 보냈다. 학기 시작 직전에 캠퍼스의 규정이 바뀌어 건물 내에서는 교직원 학생 등 모든 이가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의무화되었다. 백신 접종 여부와는 상관이 없이 모두에게 적용되고 있다.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전달되는 이메일을 보니 일부 따르지 않는 학생들이 있는 것 같은데, 다행 나의 교실에서는 아직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첫날에는 규정을 잘 모르는 학생이 마스크 없이 참석하기도 했고, 어떤 학생은 규정에 맞지 않는 것을 착용했었는..

오감 활용

당연하겠지만, 아이들이 커서 이제는 나와 아내와 보내는 시간보다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을 더 선호하고 어떻게든 핑계를 찾아 저희 나름의 이벤트를 만드려고 하고 있다. 얼마 전 토요일에는 참으로 오랜만에 토요일임에도 나와 아내만 집에 남는 일이 생겼다. 유빈이는 제 친구가 속해있는 운동팀이 경기를 하는데 가보고 싶다고 하면서 아침 일찍 나갔고, 혜빈이는 며칠 전부터 동네 친구와 함께 쇼핑몰을 가기로 계획을 한 터였다.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인근의 공원에서 하이킹을 할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바이러스 때문에 이전의 상황을 즐기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그 정도의 제한된 유흥을 허락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덕에 아내와 둘이서 가까운 주립공원으로 하이킹을 다녀왔다. (2021. 5. 15.) 록스보로우(..

마지막 주

학생들의 성적을 채점하면서 나도 모르게 기계적으로 처리한 것은 아닌가 반성해 본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과목의 경우에는 매주 월요일이면 학생들에게 주간 뉴스 비슷한 공지 메일을 보내왔었다. 지난주에 했던 주제와 일들을 정리하고, 그 주에 다룰 주제를 간단히 소개하면서 학생들이 제출해야 할 과제도 함께 공지하는 것이다. 대학생들에게 밥을 입으로 떠 먹이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좋은 교수법 중의 하나로 소개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번 주 월요일에도 그간 한 학기동안 고생했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한 학기를 마무리했었다. 사실은 학사관리시스템 (혹은 Learning Management System)에 예약 설정을 해 놓기 때문에 일요일에 보낼 내용을 저장해 놓으면 정해진 시간, 즉 ..

삼거리 도서관

혜빈이 학교는 8시 20분에 시작하기 때문에 학교 주변에 생기는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7시 50분이면 집에서 나와 차로 등교하고 있다. (그래 봐야 학교까지는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기록을 보니 운전 허가증(permit)을 받고 처음으로 운전연습을 시작한 것이 지난 3월 30일이었다. 아직 고속도로를 나가보지 않았지만 그래도 두 달도 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조심스레 동네를 운전하고 다닐 정도의 기술은 익힌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학생들을 학교로 불러 수업을 진행하던 혜빈이 학교와 달리 유빈이네 학군은 그 결정이 다소 늦어졌었다. 얼마 전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변경했을 때도 유빈이가 그냥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겠다고 해서 집에서 학사 일정을 진행해 오던 터다. 그러다가 학교로 ..

열매 맺는 삶!

다음 주면 기말고사 주간이다. (2021. 5. 9.) 이렇게 온전히 온라인으로만 학사일정이 진행된 것도 세 학기째다. 지난여름학기와 다가오는 이번 여름학기를 포함한다면 다섯 학기를 컴퓨터로만 운영하고 있다. 다행히 올 가을학기부터는 "거의" 정상적으로 운영한다는 야심 찬 계획으로 학교 지휘부에서 여러 가지 정책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급속도로 개발해서 접종해 오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오늘자 통계를 보니 미국 전체 인구 약 3억 3천만 명 중에서 최소 한 번이라도 접종을 받은 이는 약 1억 5천만 명이고 이는 전체 인구의 46% 정도라고 한다. 2차 접종까지 마치고 2주가 경과한 사람의 경우를 "완전접종되었다(fully vaccinated)"고 하..

How People Learn

"Ideally, educators play a key role in determining the nature of the learning experiences available to their students, and they can also shape their students' inclination and capacity to take advantage of their learning environment." (How People Learn II, p. 136) 여전히 온라인으로만 진행되고 있는 이번 학기도 벌써 4주 차에 접어들었다. 학생들에게 월요일마다 지난 주에 있었던 일을 요약하고 이번 주에 해야 할 일을 정리해서 간단한 메일을 보내 주고 있는데, 이번 주의 메시지 첫 부분에는 "Yes, w..

"홍콩 아줌마"

생각해 보니 그분의 이름도 모르고 있다. 내게, 아니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그분은 항상 "홍콩 아줌마"였다. 저녁에 혼자 케익을 만들고 있는 혜빈이를 보고 있자니, 지난 번에 보내드린 혜빈이 사진을 보시고 좋아하셨던 어머니가 생각 났다. 전화드린 지 며칠 된 듯싶어 우선 혜빈이가 케익 만드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후, 카톡으로 몇장을 보내렸다. 바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더니 건강하신 목소리로 전화를 받으신다. 내가 보내드린 사진을 보고 계셨다면서 어린애가 어찌 케익 만드는 법을 배웠느냐며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신기해하고 기특해하셨다. 혜빈이가 만드는 케익은 몸체로 된 얇은 빵으로 두 단을 올리는 것이었는데, 내가 어머니와 전화를 하고 있을 때는 그 두장의 약간 두터운 빵 사이에 캔 복숭아를 잘라 넣은..

Set the Tone

시간이 이리 빠를 수가 있을까... 하루하루의 시간도 빠르지만 지난 수년을 되돌아본 그 긴 시간도 결코 저속력이 아니었다. 이전 직장에서 친하게 지냈던 선배가 이제 퇴직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었다. 그 선배와 함께 신나게(혹은 *빠지게) 일하던 그때의 나는 젊었었고 그 선배도 그저 중년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제 그 청춘의 선배가 60세가 거의 다 되신 것이었다.(정확히는 계급정년으로 퇴임하시는 것이고 연령정년 때문은 아니시라고 한다.) 그러고 생각해 보면 그 선배와 함께 일했던 때가 이미 10년이나 될 정도로 오래전이고, 그 선배가 퇴직을 하실 때가 된 만큼 내 나이도 그간 차곡차곡 쌓여 왔다. 오죽하면 하루하루가 평생같이 길게 느껴질 나이의 둘째 혜빈이도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