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빈이 사는 법 105

신발끈을 다시 묶고

어제는 유빈이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2021. 5. 25.) 잘 진행되던 학사 일정이 갑작스레 꼬인 것은 유빈이가 다니는 학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혼란스러운 상황을 잘 마무리했다. 집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학교에서 중학교를 다니다가 제가 하고 싶은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고 해서 30분이나 떨어진 시내 쪽의 예술고등학교로 옮긴 이후 6년 만이다.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제가 하고 싶은 분야를 좀 더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오디션을 보게 하고 이후 전학까지 결정했지만, 간혹 그 결정이 옳은 것인지 의문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가장 현실적으로는 아침 7시 45분에 시작하는 학교 수업에 맞추기 위해서 6시 전에 일어나 잠을 깨기 힘들어 하는 아이를 태우고 학교에 ..

봉감독 따라하기

영화 "기생충"이 몰고 온 여파는 당초의 짐작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는데, 그 절정은 오스카 시상식에서의 4관왕이었다. 영화라면 그 어떤 프로그램이라도 챙겨보는 유빈이가 거실에서 크게 틀어 놓은 텔레비전 때문에 시상식을 띄엄띄엄 볼 수 있었는데, 미국 한복판에서 우리말로 시상 소감을 얘기하는 것을 듣는 것은 아직도 신기한 일이었다. 그것도 네번이나... 우리 과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판사 출신의 여자 교수님은 몇주 전에 이 영화를 보았다면서 나에게 이것저것 묻기도 했었다. 당시 내가 이 영화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것은 송강호의 가족이 반지하에서 사는 것을 배경으로 한다는 것뿐이었기에 이 교수님에게 한국 문화나 나의 영화평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었다. 심지어 오스카 4관왕을 한 다음날에도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