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 소식

영국 경찰 소식 8 - 영국 정보 기관 등

남궁Namgung 2004. 2. 24. 10:24

며칠 전 감기에 걸려 아직도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날이 갑자기 추워진 것을 만만하게 생각해서 그런 것인지, 쉽게 떨어지지도 않는 이 감기가 아주 귀찮습니다. 겨울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건강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연쇄 살인범에 대한 기사와 영국 정보 기관에 대한 이야기 두가지를 써 봤습니다.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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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http://hyonyya.netian.com)





영국 경찰 소식 8 - 연쇄 살인범 재조사, 영국 정보 기관




연쇄 살인범 마음 속으로의 여행


2004. 2. 21.자 신문 가디언 (the Guardian)에서는 꽤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습니다. 제목이 바로 ‘연쇄 살인범 마음 속으로의 여행 (Journey into the mind of a serial killer)'인데, 영국에서 아주 악명 높으며 현재 수감 중인 연쇄 살인범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성장 환경이나 배경 등을 조사해서 앞으로의 범죄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다룬 것입니다.


신문에서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는 영국 연쇄 살인범은 4명이 있습니다. 병원의 간호사이면서 환자에게 해를 가하거나 살인을 한 베버리 앨릿 (Beverley Allitt)은 총 13건의 살인 혐의로 기소가 되었고, 알콜 중독이면서 동성애자로서 공무원이었던 데니스 닐센 (Dennis Nilsen)은 총 16명의 집없는 젊은이를 살해했다고 합니다. 요크셔 리퍼 (Yorkshire Ripper)라고 별칭이 붙은 영국의 유명한 연쇄 살인범 피터 서트클리프 (Peter Sutcliffe)는 주로 13명 (주로 매춘녀)의 여성을 살해하고, 다른 7명의 여성의 살해를 기도했었으며, 로즈메리 웨스트 (Rosemary West)는 수 많은 여성을 납치, 고문, 강간하고 살해 한 후에 그 중 많은 사람을 자신의 집 아래에 묻었었다고 합니다.


연쇄 살인범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인터넷을 통해 찾아 보려 했으나,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진 연쇄 살인범은 아직 미결로 남아 있고, 최근 흥행했던 영화의 배경이 된 경기도 화성의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한 자료 밖에 찾지 못했습니다. 그 외 지존파와 몇몇 살인사건에 대한 자료도 있었으나 외국의 예와 같이 연쇄 살인범 (serial killer)라고 할 만한 사건은 화성의 연쇄 살인 사건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불행한 일이 많지 않다는 점은 아주 다행스러운 일입니다만, 앞으로 있을 사건에 대비하기 위해 기존의 연쇄 살인범들을 조사한다는 이곳 경찰과 학자들의 생각이 부럽고, 우리도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용이 꽤 유익한 듯 하여 기사의 대부분을 옮겨 보겠습니다.





1970년대에 최소한 28명의 여성을 살해한 미국인 테드 번디 (Ted Bundy)는 무엇이 연쇄 살인범으로 만드는지에 대해 ‘우리는 당신의 아들이고, 당신의 남편이고, 그리고 우리는 평범한 가족에서 자랐다’며 아주 적절하지만 껄끄러운 표현을 남겼다. 하지만 영국의 모든 연쇄 살인범을 인터뷰할 계획인 런던 수도경찰청 (Metropolitan police)은 보다 실용적인 설명을 기대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연쇄 살인범의 초기 발견에 도움이 되는 유형과 인물 개요 (profiling)를 확보하기 위해, 경찰관 한 팀, 앤디 베이커 (Andy Baker)가 이끄는 심리학자, 그리고 런던 수도경찰청 살인수사 부서장은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인 연쇄 살인범을 재조사 (interview) 하기 위한 허가를 요청 중이다. 이와 같은 계획은 지난 2002년 미국의 워싱톤과 버지니아에서 저격수들에 의해 10명의 시민이 사망했던 사건 이후, 이와 유사한 사건이 이곳 영국에서 발생했을 경우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깨달음에서 나온 것이다. 이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사람들은 연쇄 살인범에 대한 재조사를 통해 그들이 어떻게 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보다 나은 이해를 도울 수 있고, 그들의 범죄를 조기에 적발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한다.


런던 수도경찰의 대변인은 ‘연쇄 범죄의 조기 발견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면 연속적으로 발생할 범죄에 대한 초기 대응과 적절한 예방을 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무엇이 연쇄 살인범을 만드는지에 대한 경험적 연구는 대부분 미국에서 행해졌다. 영국에서의 연쇄 살인범 재조사가 이루어진다면 미국에서의 결과가 영국에서도 적용 가능한지 범죄 심리학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범죄 심리학자 이안 스테판 (Ian Stephen)은 ‘이번 조사는 영화 양들의 침묵 (Silence of the Lambs)의 배경이 되었던 70년대 FBI의 연구와 아주 유사하게 보인다. 영국에는 대상자가 아주 적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영국과 미국의 연쇄 살인범을 비교해 보는 것은 아주 흥미로울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연쇄 살인범 인물 개요의 바탕이 된 FBI의 연구에 의하면 연쇄 살인범은 ‘조직된 (organised)' 범죄자와 ’비조직된 (disorganised)' 범죄자의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조직된 연쇄 살인범은 대개 사교적이고, 똑똑하다 (sociable and intelligent)는 특징이 있다. 그들이 저지르는 범죄는 치밀하게 계획되며, 사체를 감추고 증거를 모두 인멸한다. 그들은 배우자와 같이 거주하고, 언론에서 다루는 그들의 범죄를 지켜 보며 경찰의 심문에 대한 준비를 한다.


비조직된 연쇄 살인범은 피해자와 안면이 있는 경향이 있고, 순간적으로 살인하며, 범죄 현장을 어지럽게 만들어 놓는다. 대개 혼자 살고, 정상적인 사회 생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들은 언론에서 그들의 범죄를 다루는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연쇄 살인범은 대개 백인이고, 남성이며, 중류층으로 20대에서 30대이지만, 어떤 특성이나 환경이 그들을 범죄자로 만드는지를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스테판 교수는 ‘’범죄자는 대개 교육 받은 자‘이다 라는 식으로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특성은 아무리 일반화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하게 될 런던 수도 경찰청의 문제점도, 앞서 버니가 말했던 바와 같이, 연쇄 살인범은 수많은 환경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잠재적인 살인자로서 서너명의 용의자가 있다면 이런 인물 개요는 유용할 수 있다. 그런 인물 개요로서 그 용의자들의 배경을 살필 수 있고, 수사를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인물 개요가 초기 검거에서도 유용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라고 한 대학의 범죄 심리학 교수는 말한다.


그러나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그 교수만이 아니다. 전직 경찰 총수였던 헬라웰 (Hellawell)은 연쇄 살인 사건은 아주 희귀한 것이라서 사건을 분석하고 예상하는 것이 아주 어렵다면서 ‘볏짚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 대개의 연쇄 살인범은 전과가 없는 경우가 많고, 일단 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 후에야 앞으로 어떻게 수사를 해야할지 방향을 잡는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법적 인물 개요 (forensic profiling)는 경찰이 용의자에게로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해 준다. FBI는 대부분의 연쇄 살인범은 일정한 유형 (피해자 종류나 활동 방식 등)으로 구분될 수 있고, 경찰이 그들을 발견할 수 있는 것도 그와 같은 유형에 의해서라는 것을 밝혔다. 새로운 연구를 통해 수집된 정보는 이와 같은 과정을 더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다.


스테판 교수는 ‘연쇄 살인범을 다시 조사해서 얻어진 정보로 앞으로의 연쇄 살인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범죄의 유형과 인물 개요를 대조하는데 있어서는 아주 유용할 것이다. 불행히 우리는 한 사람이 체포되기 전까지는 많은 사실을 알 수 없다.’


명예살인 (honour killing)이나 동성애 혐오증 (homophobia)에 의한 범죄와 같이 범죄를 12개로 구분해서 조사한다는 런던 경시청의 계획은 내무부의 허가가 필요한 것으로서, 각 사건의 초기 수사 경찰관과 심리학자, 그리고 분석가들이 연쇄 살인범을 조사하게 된다.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같은 신문의 다른 기사에 의하면 이와 같은 조사 계획에도 불구하고, 실제 그와 같은 연쇄 살인범들이 수사에 협조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를 알고 있는 듯이 런던 수도 경찰은 교도소에 오래 수감되었던 연쇄 살인범은 그나마 쉽게 말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위 기사에서 살인 사건을 12개의 유형으로 나눈다고 했는데, 명예 살인과 동성애 혐오증에 의한 범죄 이외에도 계약 살인 (contract killing), 독신 여성 살인 (attack on lone females), 연금 수혜 노인에 대한 살인 (murders of pensioners), 가정 폭력에 의한 살인 (domestic violence killing), 종교적 살인 (ritual murder) 등으로 더 세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 기사에도 나왔듯이 연쇄 살인 사건 자체가 많지 않다는 점이 이 계획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10년 혹은 20년에 한번 정도로 6천만명의 인구 중에서 한명의 연쇄 살인범이 나타나는데, 이와 같이 적은 양의 사건과 살인범으로 다른 사건, 살인범에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말일 것입니다.


어쨌든 연구해서 미리 대비한다는 이들의 정신은 배울 점이 있습니다.


<관련 자료, 사이트>

Journey into the mind of a serial killer (가디언, 2004. 2. 21.)
http://www.guardian.co.uk/uk_news/story/0,3604,1152933,00.html

New bid to get into serial killers' minds (가디언, 2004. 2. 20.)
http://www.guardian.co.uk/crime/article/0,2763,1152638,00.html







영국 정보 기관


엊그제 007 최신작인 ‘Die Another Day'를 DVD로 빌려 보았습니다. 모두 아시겠지만 007은 영국의 정보 기관 요원으로서, 살인 면허 (licence to kill)를 갖고 있다느니, 적국에 잡혀도 아국에서는 그의 정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등의 대사가 자주 나옵니다. 영화 속에서 007이 속한 정보 기관은 대외의 정보를 다루는 MI6 소속의 기관입니다. 아래에서 간단히 살필 바와 같이 MI6는 대외 정보를 다루는 기관이고, 국내의 정보는 MI5라는 기관에서 a맡고 있습니다.


아래 표는 영국 공영 방송인 BBC 웹사이트에 나온 것입니다.




<출처: BBC 웹사이트>



위 웹사이트에 나온 기사를 바탕으로 영국의 정보 기관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Secret Intelligence Service, MI6


MI6 (보통 ‘엠아이 식스’라고 읽음)는 1차 세계대전 이전의 비밀정보국 (Secret Service Bureau)이 그 기원이 되었는데, 초대 국장이었던 맨스필드 커밍 경 (Sir Mansfield Cumming)은 서명할 때 항상 ‘C'라고만 썼었는데, 이것이 전통이 되어 그 후의 국장들도 이와 같은 식을 따랐다고 합니다.


MI6는 외교부 (Foreign Office) 소속인데, 런던 복스홀에 아주 웅장한 건물을 갖고 있습니다. 이 건물은 007 영화에도 가끔 나오고 있고, 제가 엊그제 보았다는 'Die Another Day'에도 잠깐 나왔습니다.


GCHQ


GCHQ는 Government Communication HeadQuarters의 줄임말로 정부 통신 본부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946년에 세워진 이 기관은 전시에 암호해독 기관에서 발전하였으며, 현재 본부는 첼튼햄 (Cheltenham)에 있습니다. 이 정보기관은 두 가지 기능을 갖고 있는데, 그 하나는 영국에 위협이 되는 나라나 사람들의 정보를 중간에 습득하거나 포함된 암호를 해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국 정부의 중요 정보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전문 수학자 (mathematicians)나 어학자 등을 포함한 공무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외무부에 속해 있습니다.


Security Service, MI5


MI5 (엠아이 파이브라고 읽음)는 위에서 설명한 MI6, GCHQ와 함께 영국의 삼대 정보 기관 중 하나로서, 영국내의 안보를 지키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따라서 내무부 (Home Office)의 소속입니다. MI5의 전신은 비밀정보국 (Security Service Bureau)로서 1909년에 당시의 주적이었던 독일로부터 영국을 지키기 위해 세워졌는데, 1916년에는 군정보부 (Military Intelligence)로 알려 졌다고 합니다.


그 후 수 십년 동안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 그리고 국내의 공산주의자, 파시스트의 전복으로부터 영국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해왔고, 1990년대 이후 특히 9/11 테러 이후에는 테러리즘에 대항하는 임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Defence Intelligence Staff


DIS는 국방부 (Ministry of Defence)의 한 부서로서, 현재와 같은 형태의 기능을 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이후이며, 현재 4,500여명이 영국에의 잠재적 위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보물을 평가하는 것을 주 임무로 일하고 있습니다.


Joint Intelligence Committee


JIC는 장관들에게 정보 습득에 우선시해야 할 것에 대한 조언을 하고, MI5, MI6, DIS 그리고 GCHQ에 의해서 생산된 정보를 분석, 조정하는 임무를 갖고 있습니다.





최근 이와 같은 정보 기관, 특히 MI5에 대한 내용이 언론에 자주 오르 내리는 이유는 MI5의 주무 장관인 내무장관 데이빗 블렁킷 (David Blunkette)이 점점 증가하는 테러의 위협에 맞서고자 MI5의 요원을 1천여명 정도 더 채용할 것이라는 계획이 발표되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MI5는 1,900여명을 고용하고 있고, 위에서 살핀 대로 영국 내에서 영국의 위협에 대한 정보 활동을 하고 있는데, 새로 고용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을 훈련시켜 특히 정탐이나 정보 활동을 하게 하는데는 몇 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예전의 활동이 냉전이나 IRA에 대한 활동이었던 것에 반해 최근의 MI5는 알카에다의 활동에 맞서기 위해 아랍어를 구사하는 사람을 많이 채용하고 있다고 하니 그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이번 발표대로 1천여명이 더 고용된다면, 2차 세계대전 당시 MI5의 인원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보수당과 자유민주당 등의 야당에서도 늦었지만 이번의 조치는 환영할 만한 것이라고 동조하고 있으며, 이번 주 중의로 내무장관이 의회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설명할 예정입니다.


MI5 신규 채용에 대한 정보는 이미 MI5의 웹사이트에 올라 와 있으며, 저도 한번 해 보았는데, MI5 요원으로서 적격한지의 여부를 Yes/No 식의 질문을 던져 어떤 지원자를 구하고 있는지 알리고 있습니다. 지원해서 만약 채용이 된다면 약 60일정도의 강도 높은 훈련과 평가 기간이 있다고 하는데, 이 기간이 끝나기 전까지는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관련 자료, 사이트>

MI5
http://www.mi5.gov.uk

The UK's intelligence agencies (BBC, 2004. 2. 13.)
http://news.bbc.co.uk/1/hi/uk/3460275.stm

MI5 expands to meet terror threat (BBC, 2004. 2. 21.)
http://news.bbc.co.uk/1/hi/uk/3509869.s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