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현 사는 법

How can you not be romantic about life?

남궁Namgung 2012. 7. 24. 13:31




엊그제는 새벽에 일찍 잠이 깨었다. 세시가 조금 넘었으려나... 아내는 그 시간까지 홀로 김치를 담그고 있었는데, 애들을 재운다는 핑계로 먼저 잠들었으니, 이렇게 잔인하고 뻔뻔한 남편이 있을까... 아무튼, 아내가 자려는 그 시간에 깨어 잠이 오지 않아 그냥 깨 있기로 결심했다. 그러고는 인터넷을 이리 저리 돌아 다니다가, 문뜩 도서관에서 빌려 온 DVD가 보이기에 컴퓨터에 넣어 재생을 시켰다. 


케이스의 내용을 잠시 읽었기에 야구 영화라는 점과 브래트 피트가 주연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그 이외에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영화였다. 그런데, 영화는 정말 괜찮았다. 무엇보다 "아, 역시 브래드 피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의 연기력에 감탄하게하는 영화다. 아직도 영어 자막을 켜 놓고 봐야 내용이 이해될 정도로 영어 청취력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정도만도 어디야!!! 하는 무식한 생각을 하면서 시청했다. 아무튼, 이 영화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영화라고 추천해 주고 싶은 영화이다. 






무엇보다도 거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장면은 꽤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장면이다. 인터넷을 좀 뒤져 봤지만 실화인지 아닌지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사실이 아닌들 어쩌리... 





무엇보다도 거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장면은 꽤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장면이다. 인터넷을 좀 뒤져 봤지만 실화인지 아닌지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사실이 아닌들 어쩌리... 


영화에서 소개하기로는 저 선수 이름은 Jeremy Brown이고 이 선수는 실제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했던 선수다. 타석에 들었던 이 선수는 몸집이 커서 1루 이상으로 잘 뛰지 않는데, 이날은 타격이 좋았다고 생각되었는지 2루까지 뛰기로 결심을 한 것 같다. 그래서 1루 베이스를 밟고 2루로 가려고 뛰다가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놀란 이 선수는 기다시피 해서 1루 베이스로 다시 돌아갔는데... 그때 1루를 수비하던 선수와 1루 밖에 있던 코치가 놀리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이 놀리는 듯한 모습은 덩치 큰 선수가 욕심내다가 넘어지고는 기어서 돌아 오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 선수가 자신이 홈런을 친 사실도 모르고 그렇게 행동했기 때문이다. 


그때 브래드피트가 하는 말: "How can you not be romantic about baseball?" (이러니 어떻게 야구와 로맨틱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사실, 왜 이 장면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들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뭔가 이 장면에 맞는 스토리가 있었을텐데 내가 흐름을 놓쳤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 장면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가 하루 하루 살면서 많은 타격을 하고 있는데, 그 타격 중에서 홈런이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치고, 실망하거나 좌절하거나 허둥대는 경우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것 말이다. 


물론 야구에서와는 달리, 우리가 살면서 결정하거나 선택하는 것들은, 그 결과를 바로 알기 어려운 것이 거의 대부분이다. 어떤 선택은 파울볼일 수 있고, 어떤 선택은 내야 위에 높이 떠서 바로 수비수에게 잡힐 플라이 볼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리 짐작해서 나의 선택에 좌절하거나 크게 오버하면서 기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저 타석에서 공을 잘 쳐다 보고, 연습한대로 배트를 휘두른 후, 내가 친 공이 나가는 곳을 잘 주시하면서 천천히 혹은 재빠르게 베이스를 돌면 되는 것이다. 


지금 당장 나의 상황에서도, 내가 내리고 있는 선택과 결정에 대해서 이런 저런 예단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브래드 피트가 한 말이 야구에만 적용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How can you not be romantic about life? (이러니 어떻게 삶에 대해서 로맨틱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남궁현 사는 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카고행 준비  (0) 2012.10.12
최상을 기대하고 최악을 대비하라!  (0) 2012.09.18
마음만은 홀... 쭉하다.   (0) 2012.07.24
삶에 대한 집착  (0) 2012.06.28
나의 2012년 여름의 시작  (0) 2012.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