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으로 오기 전에도 비염이 있어서 약간 성가시게 지냈었다. 약간만의 먼지를 맡아도 재채기가 많아지고, 콧물이 잦거나, 눈이 충혈되는 증상 등이 꽤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 증상이 좀 심해졌다. 이전에는 비염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다가도 곧 나아지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작년 말에 한국에 가서 들른 병원 의사 선생님은 비염이 맞다고 결론을 내리셨다. 완치된다기 보다는 평소에 꾸준이 관리해야 한다는 말씀드셨는데,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말인지, 아니면 "잘" 관리하면 이전 상태로 돌아 갈 수 있다는 말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귀찮은 증상을 갖은 후에 둘러 보니, 내 주위에 나 말고도 이런 증상을 갖고 있는 분들이 꽤 많았다. 꽃가루 같은 것들이 많아 지는 환경에 살거나, 스트레스가 심하면 증상도 더 심해지기도 한다고 한다. 어떤 분은 한국에서 비염을 심하게 앓았다가 이곳 미국에 사는 동안에 모두 나았다고 하시면서 스트레스에 비중을 더 두면서 자신의 "완치(?)" 이유를 설명하시기도 했다. 근데, 내가 이곳에서 스트레스가 심한가??? maybe...
어쨌든 그런 비염 증상과 함께, 나의 운동 부족 (부족이라기 보다는 운동 부재가 맞겠다)에 대한 자각을 갖고 뭐라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지가 꽤 되었다. 운동을 하지 않은 것은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할때가 오히려 더 심했겠지만,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지내는 생활 습관도 몸을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과는 거리가 가깝지 않다.
그래서 몇달 전부터 시작한 것은 바로 자전거 타기와 걷기였다. 자전거를 사 놓았다가 몇일만 타고 그대로 창고에 감춰지는 신세로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닌가 하고 구입을 한참 망설였는데, 다행 귀국하시는 분이 타던 자전거를 주고 가셨었다. 몇년 타시던 것이었기 때문에 상태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타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상태여서 그 후로 종종 타고 있다. 어쩌다가 앞에 있는 디어벅스로 간단한 물건을 사러 갈때나, 애들 학교에 데리러 갈때도 가끔 쓰고, 정말 제대로 된 운동을 할때도 30-40분 정도 동네를 한바퀴 돌아 오곤 한다.
그러다가 몇 주 전에 줄넘기도 하나 샀다. 유빈이가 학교에서 체육시간에 줄넘기를 계속 했었나 본데, 그때 나도 줄넘기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갖었다. 큰 공간을 필요로 하지도 않고, 장비가 거창하지도 않으면서 운동 효과는 꽤 있는 것이 바로 줄넘기 아닐까... 10불이 되지 않는 줄넘기를 사서 지금도 일주일에 두세번은 뒷마당에 나가서 땀을 흘리곤 한다. 아직은 몸에서 알콜기가 완전히 빠지지 않은 저질체력이라 많이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제법 땀을 흘리면 기분도 상쾌해 진다. )이 줄넘기는 손잡이에 뭘 넣었는지 무게감이 있어서 손목과 팔에도 꽤 힘이 들어가게 했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렇게 뛰고 있으면 (아래 사진처럼) 애들도 따라 나와서 같이 하려고 나선다는 것이다. 나의 관심사항이나 직업상 가만히 앉아서 지내는 생활 습관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가끔 이렇게 "억지로" 몸을 움직이도록 다짐을 하고 있으니, 진정 나는 나이 들어 가고 있고, 삶에 대한 집착이 늘어가고 있는 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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