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St.Louis) 정착기

가을의 걱정

남궁Namgung 2011. 11. 6. 06:26

 

 

 

얼마 전에 동네 공립 도서관 (Thornhill Branch, St. Louis Public Library)에 갔더니 오늘 (11월 5일 토요일) 북 페어 (Book Fair)를 한다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도서관에서 중고 책들을 처분하기 위해서인지, 가끔 이런 세일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격이 아주 저렴하고, 운이 좋으면 괜찮은 책들을 고를 수도 있어서 가고자 마음을 먹고 있었다. 

 

아침에 좀 늦게까지 잔 후에, 도서관에 갔더니 부지런한 사람들로 벌써 북적북적 하고 있다. 오늘을 애들 책보다는 어른 책들이 더 많았지만, 그래도 아내는 괜찮은 책들이 있는지 유빈이와 함께 책들을 꽤 골랐다. 나도 non-fiction코너에 볼만한 책들이 있나 하고 살피다가 몇권을 골랐다.

 

운 좋게 두꺼운 책들 사이에 끼어 있던 Strunk and White의 "The Elements of Style"을 골랐다. 이 책을 이미 몇년 전에 새것으로 산 것이 있기는 하지만, 혹 다른 사람에게 줄 일이 있거나, 그냥 소장해도 좋겠기에 집어 들었다. 25센트.

 

또 다른 하나는 Stanley Milgram의 "Obedience to Authority"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지는 않았었지만, 스탠리 밀그램이라는 학자의 연구에 대한 것을 조사방법론 (Research Methods) 시간에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다른 나라는 몰라도, 적어도 미국에서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이 학자의 연구를 모를리가 없고, 아마 심리학과 같은 곳에서는 거의 필수 도서로 여겨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 책또한 소프트 커버라서 다른 두꺼운 책들 사이에 끼어 있었다. 집에와서 인터넷으로 찾아 보니, 이 책이 1974년에 발간되었고, 지금도 새로운 판으로 나오고 있나 본데, 오늘 내가 집어 든 이 책은 바로 그 1974년에 발간된 책이다. 뭐랄까... 역사적인 책의 초판을 우연히 집어 든 것이다!! 역시 25센트.

 

나머지 세권의 책은 그냥 있으면 나중에 뒤적뒤적이라도 할 수 있을것 같아 집어들었다. 하드커버는 50센트이니, 내가 보려고 산 책은 전부 다 해서 $1.5이었다.

 

애들 책을 20권 넘게 샀는데도 모두 다 해서 13불이 약간 더 나왔으니, 이 정도면 대단한 바겐세일이 아닐 수 없다. 

 

 

 

 

 


 

도서관에 갔다 와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한 일은 당연 낙엽 긁기!

 

일주일 동안 앞뜰에 있는 나무에서 얼마나 많이 떨어졌는지 말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부지런히 한시간 넘게 긁고, 잔디깎이 기계로 돌렸는데도, 뒷뜰은 하지도 못하고, 앞 옆뜰에 있는 낙엽들만 긁었다. 그간 게으른 나때문에 우리집에서 넘어간 낙엽들을 긁어 주시느라 고생한 옆집 할머니를 생각해서 그 집 부분도 함께 좀 긁어 주고...

 

 

 

 

이전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바람이 계속 불어 대서 나무에 달려 있던 것들이 계속 떨어져서 깔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훨씬 낫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앞뜰 나무에서는 제법 많이 떨어졌는데, 뒷뜰의 나무는 아직도 많이 달려있다.

 

아, 이 가을! 나는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인생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소모될 나의 에너지와 론백 (lawn bag)을 걱정해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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