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은 유난히도 한가하게 느껴졌던 날이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다른 토요일에는 이런 저런 약속들이 있을 때도 있고, 어디를 가야 하거나 해야할 일들이 많았는데, 그날은 그런 것이 없었거나, 없다고 착각을 했었던 것 같다.
어쨌든, 날이 너무 좋아 좀 어두운 편인 집 안에도 햇살이 꽤 많이 들어오고 있었다. 학교가는 날에는 그렇게 깨워도 잘 일어나지 않는 유빈, 혜빈은 토요일, 일요일만 되면 어찌 그렇게 아는지 일찍부터 집안 구석구석에서 부산거린다. 아내는 감기 몸살로 며칠째 앓아 누워 있는 상태고, 나 또한 발표 준비 등 할일이 있어, 오전에는 집에서 온 식구들이 그 화창함을 낭비했다.
그러다가, 오후에 애들을 데리고 학교 놀이터에 갔다 왔다. 멀리 다른 공원으로도 갈 수 있지만, 일단 아내가 움직이지 못하는데다가, 애들에게는 심심하지 않게 놀 수 있는 환경이 제일 중요하지, 그 공원이 얼마나 넓고 환경이 좋고 경치가 좋은지는 별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경험으로 많이 배웠기 때문이다.
놀이터의 그 많은 놀이시설을 놔두고, 굳이 내가 뒤에서 밀어야 하는 그네를 택하는 그들의 "배려"는 또 무엇인지... 오랫만에 두 놈을 몇십번씩 밀어 주었더니 땀이 찔찔 날 정도였다. 그래도 이 긍정적인 아빠는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잘 밀어 주었으니... (하다가 너무 힘들기에 "그만 가자!!!" 고 "강요"하기는 했지만...)
저 형형색색의 단풍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조만간 가까운 와이너리 (winery)라도 다녀오면 좋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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