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St.Louis) 정착기

오늘은 날씨 좋네요?

남궁Namgung 2009. 6. 24. 04:01

영국 사람들은 날씨 얘기를 많이 하고, 날씨에 집착한다고들 한다. 사실, 런던을 대표로 하는 영국의 중남부, 흔히 잉글랜드라 부르는 이 지역은 비가 무척 자주 내린다. 특히, 겨울이 그리 춥지 않기 때문에 눈이 오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지만, 비가 오는 날은 매우 많아서 스산하게 느껴지는 날이 많다. 날이 좋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공원에 작은 모포를 깔고 선탠을 즐기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조금의 과장도 아니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모르는 사람들끼리 가장 하기 편리한 대화 소재가 날씨이고, 이는 오래된 "전통"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나 브라운 총리, 혹은 아프가니스탄에의 미군 파병 같은 얘기보다는 "오늘은 날씨 좋네요?"라고 시작하는 대화가 훨씬 더 부드럽고 부담되지 않는 소재임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디 "날씨" 얘기가 영국 사람들만 자주 쓰는 대화 소재이겠는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어디에서도 모르는 사람이나 좀 서먹한 사람끼리 그날 그날의 날씨얘기로 대화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더구나, 요즘같이 "이상한" 날씨를 보이는 날이 많은 경우에는 그 대화에의 참여도가 높아지거나 대화의 지속시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것도 예상할 수 있다.

 

지난 며칠간, 그리고 예보에 의하면 앞으로 며칠간도, 여기에는 36도를 넘나드는 "따뜻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 밤에도 더워서 잠을 깨고, 거의 하루 종일 에어컨을 켜야 그나마 덥지 않다는 정도로 느낄 수 있는 날들이다. 웨더 닷컴을 찾아 보니, 예년에는 6월의 평균 최고기온이 30도, 평균 최저기온이 19도였는데, 요즘에는 평균 최고 35도 내외, 평균 최저 25도 내외이니 분명 이상한 기온이다. 예보에 따르면 다음 달 초까지 계속 이런 날이 이어지는데, 대화꺼리가 없어도 좋으니 좀 적당하기만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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