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쌀쌀하다. 4-5일쯤 된 것 같은데, 아마도 이제는 겨울의 입구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싶다. 아침에 유빈이 데려다 주고 동네를 빠져 나오노라면 길 양쪽에 늘어선 오래된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들이 어떨 때는 가히 장관이다 싶을 정도로 '멋지게' 떨어지곤 한다. 오늘 아침에는 수북히 쌓인 낙엽을 치우려는 시청 차들로 분주한 모습도 보았다. 사는 모습들은 어디든 비슷비슷한 것 같다.
다른 주와 같은 주말을 보냈고, 다만 이번 주 일요일에는 유빈이 킨더 같은 반의 씨씨(Cece)라는 여자애의 생일파티에 초대 받아 거길 데려다 주고 왔었다. 지난 번에도 앨빈이라는, 중국에서 온 애의 생일 파티에 데려다 주었는데, 가끔 있는 친구들의 이런 생일파티가 유빈이에게는 또 다른 재밌거리임이 분명하다.
앨빈의 생일은 시에서 운영하는 체육관에서 열렸었는데,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기만 해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지는 못했지만, 유빈이 말로는 친구들끼리 체육관에서 즐겁게 뛰어 놓았다고 한다. 어제 생일파티는 가까운 곳에 있는 "멍키 조(Monkey Joe's)"라는 실내 놀이터에서 열렸었는데, 두어시간을 이런 저런 놀이 기구 타면서 실컷 뛰어 놀고 왔다고 한다. 이 또한 사는 모습은 어디든 비슷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번 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세인트루이스 시내에서 미국 범죄학회(American Society of Criminology) 컨퍼런스가 있다. 범죄학 관련해서는 미국내에서 가장 큰 학회로 알려져 있는데, 다행(!) 올해는 그 학회가 가까운 시내에서 있는 것이다. (www.asc41.com)
내가 미국으로 온 바로 올 해에, 새로 미국 대통령을 뽑고, 학회도 내가 사는 곳에서 개최되어서 아주 운이 좋다고 생각하게 하는 요소 중의 하나다. 잘은 몰라도 학구적이고(!), 열성적인 학생들은 1년에 한번 열리는 이 학회를 위해 미국 전역을 비행기 타고 다니며 참석하고 있는 듯 하고, 학회에서 실제 많은 도움을 얻기도 하는 듯 하다.
우리 학교 박사과정생 중 몇명도 이 학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한다고 하고, 우리 학교에서도 박사과정생 중 2-3년차 학생들에게는 이 학회나 비슷한 규모의 다른 학회에서 1회 이상의 프리젠테이션을 요구하고 있는 듯 하다.
아무튼, 외국 학회가 어떤지 처음 참석해 보는 기회이고, 학문적으로도 그렇겠지만 학회 운영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되겠다.
그래서 이번 주는 수업이 없다. 학부 과정생들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석사생 이상의 수업은 진행되지 않는다. 얼마나 좋은 일인가! 학회는 수요일 아침 일찍부터 토요일 오후까지 진행되고, 주제별로 나뉘어서 다양한 프리젠테이션과 회의가 진행되는데, 정확한 것은 가 봐야 어떤지 분위기를 알 수 있겠다.
수업은 없지만 다음주까지 제출해야 하는 과제가 하나있고, 다음 주까지 제출해야 하는 과제물 하나 더, 그리고 또 조만간 데드라인이 다가오는 "큰" 과제물 등 줄줄이 남아 있다.
그래도 이번 주에 수업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을 보니 학생은 어딜 가도 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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