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정말 춥습니다. 저는 추위를 무척 많이 타는 편이고, 추운데서는 몸을 떨기도 잘 합니다. (그래서 내복을 좋아하나?) 대학 다닐 때 제복을 입고 외출을 하면 추운 겨울에 떠는 모습(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어 조금이라도 추우면 내복을 입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은 시민단체에서도 에너지 절약의 차원에서 겨울 내의를 입도록 권장하는 것 같습니다. 집에 혹시 겨울 내의가 있다면 용기 내서 한 번 입어 보시죠. 약간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확실히 따뜻할껄요...
지난 토요일에는 제 홈페이지를 약간 고쳤습니다. 겉으로는 거의 변한 것이 없습니다만, 여기 저기 뜯어 보면 제가 노력한 흔적을 찾으 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애용, 사랑 바랍니다.
그리고 토요일 하니 토요일에 난데 없이 부산에 다녀 왔던 생각이 나는군요. 제가 수배시킨 두명의 수배자가 부산에서 검거되었다고 하여 저녁 7시경에 출발했는데 밤 11시 쯤에 도착해서, 대전에 다시 돌아 오니 새벽 4시가 되었더군요... 이 나라의 사법정의와 진실 발견을 위해서 저를 포함한 이 나라의 경찰들이 이렇게 고생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서두에서 제가 폴리스뉴스를 발행 할 때마다 저지르는 실수에 대해서 썼었는데, 발행하자마자 다시 저의 실수를 발견했습니다. 지난 회의 메일 제목으로 「남궁현의 범죄 피해자가 되지 않는 법」이라고 했는데, 그 제목은 마치 제가 저지르는 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는 법을 쓰는 것 같아 보였지요... 그래서 제 홈페이지에는 「남궁현의 "범죄피해자가 되지 않는 법"」이라고 고치기는 했습니다만, 다시 저지른 실수에 몸 둘바를 모르겠더군요. 아무튼 저의 계속 되는 실수, 너그러이 봐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제 메일을 읽고 제게 격려 메일을 보내 주신, 해운대경찰서, 101경비단 경찰관을 비롯한 몇몇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격려 메일이 있기에 제가 포기하지 않고 메일을 계속 발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켜 봐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추운 날씨에 건강하시고, 또 뵙겠습니다.
홈페이지(http://namgunghyon.pe.kr)에 꼭 들르셔서 한 줄씩 남기시고...
남궁현의 이메일 (hyonyya@channeli.net, hyonyya@npa.go.kr)
비켜 앉았다 할지라도
경찰대학 불교학생회
저는 개인적으로 대학시절 4년 동안 우리 대학의 불교학생회에 가입을 해서 몇몇 활동도 했었습니다. 학생수는 작았지만 많은 동아리가 있었고, 저를 유혹(?)하는 각종 동아리에 가입도 하고 싶었지만 크게 끌리는 것이 없어서 4년 내내 불교학생회의 활동만 했었습니다.
학교에서 가까운 수원 용주사 포교당에서 오시는 스님이 일주일에 한번씩 동아리를 방문하셔서 설법 하시는 것도 들었고, 가끔 그 포교당에 찾아 가거나 다른 절에 가서 예불을 드리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큰 불심이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고,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한 종교에 대한 막연한 관심 때문에 1학년때 제 발로 동아리방에 찾아 갔었고, 그 후로 여기 저기 찾아 다녔던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날(언제인지는 다 아시죠?)이 다가오면 동아리 회원들끼리 동아리방에 모여 꽃종이를 접고, 풀로 붙여서 분홍색, 노란색, 하얀색의 연등을 만들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습니다. 방학 때는 포교당의 스님과 산사에 가서 1080배도 하고, 학생들과 수련회 활동도 했었습니다. 4년을 활동하면서 반야심경도 제대로 외우지 못하고 졸업했지만, 당시에 보고 들었던 말씀들과 경치는 알게 모르게 저한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의이거나 혹은 타의이거나
하지만 열렬한 크리스챤(?)과 결혼 한 후로는 자의로, 때론 타의로 교회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붙었다가 저기에 붙었다 하는 정말로 종교적 정체성이 불분명한 태도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절을 찾아 다니다가 갑자기 교회로 자리를 옮기니(?) 솔직히 불편한 점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소리쳐서 기도를 하는 모습도 아직은 낯설고, 큰 목소리로 박수치면서 찬송을 부르는 것도 아직 익숙해지지 않았습니다. 어렸을 때 여학생들과 친구들을 만나러(?) 교회에 다니기는 했었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다시 교회를 나가니 잘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나의 이런 몰상식한 발언, 여러 기독교 관계자들께는 죄송스럽습니다....)
오늘은 얼마전에 아내와 같이 일요일에 예배를 드리러 갔다가 설교 시간에 들은 말씀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목사님이 성경의 어느 구절을 말씀하시다가 그 예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목사님은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그 구절을 설명하신 적이 있습니다.
눈 하나였던 어느 황제
"옛날에 어느 애꾸(눈이 하나인) 황제가 있었는데, 화가에게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도록 지시했습니다. 첫 번째 화가가 그 황제의 초상화에 실제와 같이 눈이 하나뿐인 것으로 그려 바치자 자신의 없는 눈이 그대로 그려진 것에 기분이 상한 황제는 그 화가를 죽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화가에게 지시했는데, 위와 같은 사실을 안 두 번째 화가는 황제의 없는 눈까지 성한 눈으로 그렸습니다. 그런데 황제는 없는 눈까지 있는 듯이 그린 그 그림에 자존심이 상해, 사실과 다르게 그린 두 번째 화가를 또 죽였습니다. 다시 명령을 받은 현명한 세 번째 화가는 황제의 초상화를 정면에서 그리지 않고, 황제를 약간 옆으로 비키게 앉힌 후 온전한 눈이 보이는 쪽에서 비스듬하게 앉은 황제의 초상화를 그렸고, 그 그림을 본 황제는 무척 흡족해 했다고 합니다."
실화인지 아닌지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만, 목사님이 말씀하셨으니 당연 사실이라고 생각됩니다. 목사님의 위 말씀을 들었을 때 제가 만약 화가였다고 하더라도 그런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을텐데 세 번째 그린 화가는 참으로 현명한 화가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명예 사임한 박 전 청장님
제가 오늘 저 이야기를 꺼낸 것은 최근에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임명되어 3일간 있다가 타의로 물러나게 된(사표를 수리하는 형식이었지만) 박금성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일련의 사건을 보고서 느낀 것이 있어서입니다.
표면적으로 논란이 된 것은 박 전 청장의 인사기록 카드 상에 출신교를 위조한 흔적이 발견된 것이라고 하지만, 경찰청장과 수도치안을 책임지는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모두 호남출신의 인사가 자리를 차지 하자, 이를 특정지역에 치우친 인사로 단정 지은 야당의 공세가 적지 않아 결국에는 사임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난 것 아닌가 싶습니다.
과연 박 전 청장이 인사기록 카드에 출신교를 수정한 흔적이 없었고, 다른 흠 잡을 데가 없었더라도 그런 야당의 공세가 없었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혹 박 전 청장이 자리에 걸맞는 능력이 충분히 되었는데, 단지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영어로 reverse discrimination이라고 한다죠... 야...)을 받아 불명예스럽게 물러 난 것은 아닌지 생각도 해봅니다. (박 전 청장을 입장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박 전 청장님의 이름도 이번에 처음 들었고, 다른 세세한 사정도 잘 모릅니다. 단지 신문 등에서 워낙 부정적인 기사가 많아서 저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제가 목사님으로부터 들은 위 예의 그 초상화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의자에 비켜 앉아 있는 모습을, 그것도 성한 눈이 있는 쪽에서 그렸으니 분명 그 초상화는 마치 그 황제가 양쪽 눈을 모두 가진 것처럼 그려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초상화를 보는 사람이 '당연히 두 눈이 있겠지' 하고 생각하는 것은 보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뿐 그림을 그린 화가가 거짓을 그린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없는 눈이 그림으로 인해서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 모두 아실 것입니다.
박 전 청장의 인사기록카드상의 문제, 그리고 박 전 청장 부인이 여당 실세 부인에게 거액의 보험을 들어 주었다는 등의 문제... 이런 사항들은 현재 풍문으로 떠돌지만 사실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하지만 우리는 모두가 우러러 보는 사람, 우리의 위에서 우리에게 지시를 하는 사람, 내가 속한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 비켜 앉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가 눈 혹은 손이 하나 뿐이건 정상이건 우리는 그 앞에서 그의 얼굴과 그의 모습을 있는 사실 그대로 바라 보고 싶어 합니다.
눈이 하나뿐이어도, 다리가 온전하지 않아도, 혹은 다른 어디가 불편하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그가 그러한 장애를 이겨내고 뛰어 넘어 훌륭한 인격과 능력, 도덕성을 가지게 되었다면 그가 가지고 있는 다른 장애를 탓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남들이 드러내기 꺼려하는 그런 점을 과감히 보여 주고, 평가를 받기 원하는 지도자를 원합니다.
자신의 장애를 초월해서...
눈이 하나 밖에 없던 그 황제도 자신을 비켜 앉게 하고 그림을 그린 그 화가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물론 그 화가는 지혜롭다고 우리 모두에게서 칭찬을 받겠습니다만), 그의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의 모습을 초월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 받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애꾸 황제의 그림을 보는 사람들도 그림에서 보이지 않는 황제의 다른 한 눈이 얼마나 추하고 보기 싫은지 등을 세세히 조사해서 캐내고, 그것으로 그 사람 전체를 평가할 것이 아니라, 그 황제의 인간됨과 도덕성, 그가 나라를 이끌 수 있는 능력... 이런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를 포함한 우리들은 지금까지 한 사람을 그렇게 평가하지는 않았을까요.
누군가를 중요한 자리에 임명하는 것은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며, 또한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생겨나 명예스럽지 못하게 물러나는 사람들을 우리는 많이 지켜 보았습니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지도자
자신의 모습을 모두 드러내고 평가 받으며, 자신의 능력에 어울리지 않는 지위라면 과감히 양보할 줄 아는 그런 지도자, 우리가 진정 원하는 지도자가 아닐까요.
이제는 우리가 비켜 앉는다고 해도 보이지 않는 쪽을 영원히 숨길 수 없는 세상이라는 것, 다시 한 번 깨달으면서 오늘 글을 맺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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