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현 사는 법

철이 철인지라...

남궁Namgung 2020. 10. 17. 04:41

아직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날이 쌀쌀해지면서 감기와 다른 바이러스가 혼재할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한 염려는 이제 현실이 되었고, 올 겨울에도 지난 봄과 같이 많은 사망자를 내면서 큰 혼란이 있을 것이라는 비관을 예견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 같다. 

실제 최근에 이곳 콜로라도를 포함해서 여러 주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가 보도되고 있다. 콜로라도는 지난 수 주동안 바이러스 감염자나 사망자 변화의 추세가 감소하면서 상당히 긍정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이에 따라 학기가 시작된 지난 8월 이후 계속 온라인으로만 수업이 진행되던 유빈이의 학군(Denver School District)에서도 10월에 시작되는 두 번째 쿼터제는 일부 대면 수업으로 전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3주 동안의 추세가 좋지 않아 이 같은 결정이 11월로 미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물론 유빈이는 내년 1월에 시작되는 세 번째 쿼터까지는 계속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겠다고 했기에 큰 혼란은 없었지만, 대면 수업을 신청했던 학생들이나 부모들은 그 불확실성과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다소 호전되어 사람들의 태도나 활동 반경이 전보다 느슨해졌을 수도 있고, 기온의 변화 등 환경적인 요소도 분명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상황이 종결될 때까지는 방심하지 않아야 한다는 교훈이다. 

실업률 등의 일부 경제지표가 이전보다 나아지고는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오늘 날짜의) 실업률은 9.6%라고 한다. 실업수당을 청구하고 있는 미국인들도 여전히 9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하니 이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도 전 교직원의 숫자에 비하면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이 상황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 사람도 있다고 들었고,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가 시행되고 있는 중이다. 물론 나 같은 교원에게는 이 같은 무급휴가가 큰 의미가 없지만 그래도 이 상황의 위중함을 알 수 있는 조치들이다. 


이 상황을 힘겹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미안한 일이지만, 나와 우리 가족은 이 위기를 잘 견뎌내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 내가 하는 일은 큰 지장을 받고 있지 않고, 보수에 약간의 영향이 있기는 했지만 크게 눈에 띨 정도는 아니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아이들도 학교에서 온라인과 혼합형 수업을 잘 소화해 내고 있다.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이 없거나 훨씬 적은 것이 문제일 수 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온라인이나 전화 등으로 소식을 전하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나와 아내는 이 기회를 몸과 정신 건강을 다시 생각해 보고 몸을 좀 더 열심히 움직이는 기회로 삼고 있다. 이전에 산 러닝머신을 열심히 활용해 오다가, 최근에는 야외에서 돌아다니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약 한달 전경에 주립공원 연간 입장권을 끊고 이후로 집 근처의 공원들을 열심히 순회하고 있다. 차를 등록하는 방식으로 하면 차 한대당 80불이니 저렴한 축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이후로 정말 열심히 주변의 공원을 다니면서 하이킹을 했다. 아직 유빈이는 나가지 않았지만 혜빈이도 자주 따라다니면서 걷기를 했다. 더구나 집 바로 근처에 있는 공원은 아침이나 저녁 먹은 후에 마치 동네를 산책하는 기분으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있어서 많이 들낙날락하고 있다. 


철이 철인지라 요즘에는 가는 곳마다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고, 가을의 빛깔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요즘의 바이러스 시국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지난 수주 동안 약간의 음식 조절과 이런 부지런한 하이킹 덕분에 몸무게도 2킬로그램 정도 감량할 수 있었으니 이득이 이만저만 아니다. 

곧 눈이 내리고 날씨가 추워져서 일부 공원은 입장을 제한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철따라 달라지는 공원의 경치가 궁금하기에 날씨에 관계없이 (혹은 여러 종류의 날씨를 선택해서) 자주 공원에 와 보자고 아내와 얘기하고 있다. 러닝머신에 이은 또 다른 잘된 선택이다. 

 

Roxborough State Park

 

Cherry Creek State Park
Staunton State Park
Barr Lake State Park
Castlewood Canyon State Park
Mueller Stat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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