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St.Louis) 정착기

2011, Snow Day!

남궁Namgung 2011. 1. 23. 06:36

 

스노우 데이 (Snow Day)!

 

어김없이 또 다시 스노우데이가 찾아 왔다. 그것도 연 이틀! 엊그제 (목요일)부터 시작된 유빈이 학교 스노우데이는 금요일에까지 이어졌고, 오늘은 토요일, 내일은 일요일... 이렇게 연속으로 나흘을 집에서 "한가"하게 보내고 있다.

 

스노우 데이 징조는 보통 전날 이나 당일 새벽 눈이 내리는 모양, 혹은 "당국"에서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운 정도에 따라서 대개 짐작할 수 있다. 수요일 밤부터 내렸던 눈은 그 내리는 "자세"가 심상치 않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목요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어림잡아 15센티미터 정도 되게 눈이 쌓였다. 이 정도면 스노우 데이가 되기에 필요 충분한 조건!

 

유빈이네 학교에서도 일제전화가 날라 왔고, 이메일로도 소식을 전했다.

 

 

적설량을 봐서는 우리 학교(UMSL)도 문닫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학교 모든 수업이나 학사 일정이 최소되었다는 희소식이 학교 홈페이지에 당당하게 떠 있고, 이메일로도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평소에도 하루에 한두번씩은 꼭 확인하는 웨더닷컴 (weather.com)에서는 무시무시하거나, 아주 "반가운" 사진이 떠 있었다. 아... 눈만 많이 오면 학교 안가도 되는데...

 

 

 

 

 

여기 와서 3번째 맞는 겨울인데, 이렇게 눈이 많이 온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일어 나 보니, 당장 차가 집 밖으로 나가기 힘들겠기에, 유빈이가 타는 눈썰매를 이용해서 차가 나갈 수 있게 길을 좀 치웠다. 하다가 잘 되지 않아서, 삽으로도 이용해서 치웠는데, 그동안 일을 하지 않아서인지, 그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차 한대가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로만 치워놨는데... 그래도 평소에는 그저 알아서 녹기를 바랬던 것에 비하면 많이 부지런해졌다!

 

말할 나위 없이, 애들은 그저 좋고...

 

 

 

 

 

 

 

 

 

 

 

 

 

 

 

 

다행인지 안다행인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눈이 펑펑 내리던 수요일 밤에 지금 쓰고 있는 나의 노트북 컴퓨터가 다운이 되었다. 가까스로 이전에 저장된 화일을 백업해 놓고, 다시 복구 시디를 이용해서 이전과 비슷한 상태로 돌리는데 목요일 반나절 이상을 보냈다. 그래도, 평소 시간관리를 잘 하는(!) 나의 습관대로 (?) 컴퓨터가 스스로 작업 중일때는 눈을 치우거나 다른 할 일을 하면서 보냈기에 지루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컴퓨터를 다시 한번 시원하게 정리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 귀찮아서 그만 둔 적이 있는데, 이렇게 기회가 다시 찾아 온 것 같아, 불만스럽지는 않았다.

 

윈도우를 다시 복구시키고, 워드며 몇몇 필수 프로그램을 설치하다가 피카사 (Picasa)라는 그래픽 프로그램을 깔았다. 이전에 잠깐 사용하다가 내게 맞지 않는 것 같아 지웠던 적이 있는데, 이번에 다시 한번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왜 들었을까...

 

아무튼, 대충 둘러 보니, 몇몇 해봄직한 기능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콜라주 (collage, 이렇게 발음하는게 맞나?)다. 직접 무비를 만들 수 있는 기능도 있던데, 그것도 조만간 해 봐야지...

 

 

 


 

오늘 (토요일)은 날이 꽤 포근한 편이다. 아무런 프로그램도 마련해 주지 못하는 부모 덕에 집 안에서 자체적으로 종이 자르기, 레고 만들기, 대여섯번 본 DVD 또보기 등으로 시간을 보내던 유빈, 혜빈이가 뒷뜰 언덕에서 눈썰매를 탄다고 한다.

 

차에 실려 있던 것을 꺼내 주느라고 나가봤더니, 날도 괜찮고, 무엇보다 눈이 잘 뭉쳐지게 생겼다. 사실, 목요일에 많이 쌓인 눈을 보고 눈사람을 하나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그때는 눈이 잘 뭉쳐지지 않아 재료 부실을 핑계로 그만 두었었다.

 

오늘은 눈들이 약간 녹아, 적당한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눈이니 당연히 모두 수분이겠지만...) 잘 뭉쳐진다.

 

그러고 보니, 내가 눈사람을 마지막으로 만들어 본 것은, 어언....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중학교 때, 아니, 중학교때도 기억나지 않는데, 아마 국민학교 다닐때가 마지막 아니었나?

 

뒷뜰에 아직도 수북히 쌓인 눈을 조금 모아서 굴리기 시작했더니, 모양은 좋지 않지만 그래도 조금씩 커졌고, 그런 것 두개를 쌓았다. 유빈이는 3단으로 만들겠다며, 맨 마지막 머리를 만들어 올리고, 한국에서 올 때 가져왔던 한화 이글스 모자를 씌운다.

 

모양은 영 시원치 않지만, 그래도 애들을 위해 뭔가 하나 만들어줬다는 이상한 뿌듯함이 밀려 온다. 애들은 생각도 안하겠지만...

 

 

 

 

 

 

 

 

 

 

 

 

 

 

 

 

 

이렇게 2011년 초에 맞는 겨울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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