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s

The Survivors Club

남궁Namgung 2009. 1. 30. 01:28

 

이곳으로 오기 전에 읽었던 글 중에, 어떤 학생이 유학 정보 사이트에 "미국 잡지 값은 정말 싸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1년 정기구독해봐야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이곳에 와 보니 정말 그렇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시사잡지 타임 (TIME)이나 뉴스위크 (NEWSWEEK) 같은 잡지의 1년 구독료가 20불도 되지 않는다. 15불이었던가? 환율이 올라 지금은 1,400원 정도가 된다고 하더라도 우리 돈으로 2만원 정도 되는 셈. 정말 싸다.

 

영어 공부도 하고, 이곳 정보도 좀 얻겠다고 출국 전에 서점에 가서 타임이나 뉴스위크 같은 잡지를 간혹 사서 보기는 했었는데, 그때 서점에서 산 가격이 한 부 (한달도 아니고, 1주일꺼 딱 한 권!)가 7,000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나라에서 한달도 볼 수 없는, 세권 정도 값이면 이곳에서 1년을 구독할 수 있으니...

 

와서 광고전단을 보니, 시사잡지 뿐만 아니라 다른 취미 잡지 등도 마찬가지다. 무슨 이유로 이렇게 싼지, 그리고 그런 가격으로 수지가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잡지를 싸게 구독해서 보는 재미도 좋다. 물론 그렇다고, 그 잡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것은 아니지만 (잡지를 그렇게 읽는 사람이 있을까?), 그래도 뒤적이면서 이곳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이나, 세계 이곳 저곳의 모습을 보는 것도 꽤 도움이 된다.

 

최근 호였던 지난 호 (2009. 2. 2.자) 뉴스위크를 보니 재밌는 기사가 하나 있다. 최근에 "서바이버 클럽 (The Survivors Club)"이라는 책을 낸 저자가 (아마도) 자기 책을 요약해서 실은 기사였는데, 요점은 "운이라는 것이 반드시 운은 아니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에 허드슨 강에 비상 착륙한 비행기의 사례부터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살아 남은 사람 (survivor)에게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는 다른 뭔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 (Ben Sherwood)는 위기를 맞을 때 보이는 특이한 특성 (생존 IQ, Survivor IQ)이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운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한 영국 학자의 말을 빌려 운이라는 것은 마음의 상태, 즉 사고 방식과 행동방식이라고 적고 있다. (Luck is not a magical ability or a gift from the gods. Instead, it is a state of mind - a way of thinking and behaving.) 즉, 우리 스스로가 자기의 삶이나 운을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통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와이즈맨 (Wiseman)이라는 그 영국 학자는 인생에 있어서 오직 10퍼센트 정도의 삶 만이 운 (random)에 의해 결정되고, 나머지 90퍼센트는 우리가 생각하는 방법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한다. 나의 생활방식과 태도가 내 인생의 9/10를 좌우한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좋은 일들이 일부 사람들에게만 생기는 이유, 즉 운이 좋은 사람들은 왜 계속 운이 좋은 것인지에 대한 이유를 말하고 있다.

 

첫째, 운이 좋은 사람들은 예기치 않은 가능성 (unexpected possibilites)에 좀 더 개방적이고 수용적이다. 그들은 좀 더 느긋한 자세로 삶을 대하고, 남들 보다 주위환경에 더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쉽게 놓치는 것들을 발견하고 잡을 수 있다.

 

둘째, 운이 좋은 사람들은 그들의 직감에 귀를 기울이고 그 정확한 이유 없이도 좋은 결정을 내린다. 이에 반해, 불행한 사람들은 실패하기 쉬운 결정을 내리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사람을 믿는 경향이 있다. 살아남는데 있어 이 같은 직감은 큰 차이를 초래한다.

 

셋째, 운이 좋은 사람들은 실패가 닥쳐도 그것을 견뎌 내고, 그들의 원하는 바가 이뤄질것이라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세상은 밝고 장밋빛이라며 긍정적인 자세로 산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운이 좋은 사람은 불운 (bad luck)을 행운 (good fortune)으로 변화시키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아직 책을 다 읽어 보지 않고 네 페이지 정도의 요약분만 읽어 보았기 때문에, 그의 주장이 이렇다 저렇다 할 것은 되지 못하겠고, 간략하게 옮겨 놓은 기사를 읽다 보면, "그럼 어쩌라구?"라는 질문이 계속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가 주장하듯,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의 인생을 통제할 수 있다는 내용, 즉 나의 마음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는 지극히 단순하고, 어찌 생각하면 누구나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은 지극히 단순하고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에 한번 더 읽어 보게 되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기사가 내리고 있는 결론보다, 제시하고 있는 몇몇 사례들이 더 흥미롭다.

 

결국, 남이 보기에 나쁜 일만 생기는 것 같은 사람일지라도, 그 스스로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미래를 낙관하고 있으면 그 사람을 운이 나쁘다고 평가할 수 없는 것이겠고, 아무리 많은 성취를 할 듯한 사람일지라도 그 스스로의 마음이 비관적이라면 그를 운이 좋다거나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런 사례가 많지는 않겠지만...)

 

 

출처 : http://www.newsweek.com/id/181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