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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ed Beginning, Divergent Lives: Delinquent Boys to Age 70

남궁Namgung 2009. 1. 14. 02:15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범죄학자를 꼽으라면 그 짧은 리스트 중에는 반드시 로버트 샘슨 (Robert Sampson)이라는 이름이 있을 것이다. 원래는 사회학을 전공하고 가르친 학자였는데, 범죄학에 관심을 갖고 연구물을 제출한 것이 미국 범죄학 토론장에 큼직큼직한 성과와 논란을 제공했다. 사회학을 전공한 교수인만큼, 범죄를 개인적인 문제로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사회적인 문제로서 접근하고 있다.

 

특히, 이 교수가 범죄의 문제를 지역 (neighborhood)에 초점을 두고 연구한 것은 아직까지도 지속적으로 연구가 되고 있고, 여전히 뜨거운 논쟁의 한 과제로 남아 있다. 로버트 샘슨 교수가 지역 문제를 재조명한 것은, 1900년대 초반 시카고 스쿨 (Chicago School)이라 불리며 지역의 문제를 파고 들어 범죄학에 큰 기여를 했다가 시들해졌던 접근법을 다시 전면에 등장하게 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현재 하버드대학 사회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교수는, 대학 내 자신의 홈페이지에 발간한 저널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있어, 이 교수의 연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언제든지 그 연구물에 접근하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http://www.wjh.harvard.edu/soc/faculty/sampson/

 

이 교수의 또 다른 성과라면 단연 나이와 범죄 (Age-Crime)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어느 나라이든 대개 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에 이르는 청년기에서 범죄가 급격히 증가하다가 그 후로는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로버트 샘슨 교수는 이 이유에 대해서 독특한 주장을 펼친다. 그리고, 그 주장의 근거가 되는 연구 방법은 미국 범죄학계에서 대단히 유명하다. 즉 1950년대 비행청소년 (delinquent boys)을 대상으로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화를 연구한 (longitidudinal studies) 글룩 (Glueck) 교수의 연구물을 하버드 대학의 도서관 구석에서 찾아내 그 어린이를 추적해서 그들의 인생을 분석했다.

 

원래 글룩 교수는 1960년대 후반까지 그 비행청소년이 32세 될때까지 추적해서 연구를 했었는데, 그 이후로는 연구가 멈춰졌고, 아마 로버트 샘슨교수와 롭이라는 교수가 그 도서관 구석에 있던 연구 상자를 꺼내지 않았다면 영원히 이런 연구물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 70년에 이르는 인생을 연구한 연구물이 나왔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300명에 이르는 샘플을, 그것도 30 여년이 흐른 후에 추적하고, 또 그들을 설득해서 인터뷰한 로버트 샘슨 (Laub이라는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교수의 연구는 그 연구 방법 자체로서도 범죄학계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고, 300명 중에서 52여명의 인터뷰에 성공한 것 또한 대단한 성과로 남는다. 무엇보다도 로버트 샘슨 교수는, 위에서 간단히 언급한 지역 (neighborhood) 문제에 대한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책상에 가만히 앉아 연필을 끄적이는 "안락의자 접근법 (armchair study)"이 아니라, 실제 범죄가 일어나고 문제가 되는 장소에 나가고 그들을 만나는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범죄학의 접근법에 획기적인 여러 기여를 했다고 평가 받는다.

 

로버트 샘슨 교수는, 300명 중 추적이 가능했던 사람들 (사망자 포함)을 분석해서 그 결과물을 두권의 책으로 펴 냈는데, 그 첫번째가 "Crime In The Making: Pathways and Turning Points Through Life"이고, 두번째 책이 "Shared Beginning, Divergent Lives: Delinquent Boys to Age 70"이다. 첫번째 책은 아직 다 읽어 보지 못했지만 통계 분석을 위주로 지은 것이고, 두번째 책은 인터뷰 등 질적 연구 위주로 지은 것이다.

 

 

 

 

로버트 샘슨 교수는 사람들이 청소년기에 범죄나 다른 일탈 행동이 최고도에 이르다가 나이가 들면서 크게 감소하는 이유를 인생의 전환점과 같은 계기 (turning points)에서 찾고 있다. 즉, 어릴 때 비행소년이었던 그 연구 대상자들이 후에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정상적인' 삶을 살게 되는 것은, 결혼이나 군복무, 직업, 형사사법절차에의 경험과 같은 요소에서 찾고 있다. 이와 같은 인생에서의 계기를 통해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인 통제가 가능하게 되고, 그런 통제를 통해 범죄에서 탈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로버트 샘슨 교수의 연구는  다른 교수가 1960년대에 수행했던 연구물을 도서관에서 먼지 쌓인채 쌓여 있던 것을 찾아 내어, 계속 이어서 수행했기 때문에 여러가지 한계가 있기도 하다. 일단, 그 샘플이 모두 1930년대에 출생한 남자들이고, 모두 백인이었으며, 보스톤 지역의 샘플에 국한된 것이다. 따라서 다른 지역과 다른 인종, 다른 성별의 연구에 대해서 일반화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또한, 그 샘플들이 인생을 산 193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의 삶의 배경과 현재 혹은 미래의 잠재적 범죄자들이 살고 있거나 살게 된 인생의 배경이 같을 수 있다고  추정하는 것도 옳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인생은 2차 세계대전과 60년대의 사회적 혼란기, 베트남 전쟁, 오일쇼크 등등 지금과는 크게 다른 상황을 모두 거쳤기 때문에 그때와는 다른 정치, 경제, 사회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지금, 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모두 적용되기 어렵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대로, 가만히 책상에 앉아 머리 속에 생각나는 것, 혹은 다른 사람이 이미 써 놓은 것, 혹은 자기가 직접 경험한 것만을 어려운 말로 옮기는 방법으로 하는 연구가 아니라, 범죄가 발생한 장소와 그 대상자들을 만나고 묻고, 그것을 분석한 방식, 어쩌면 당연한 이 방식을 아주 극대화시켜서 사용한 로버트 샘슨 교수의 연구는 극찬 받아 마땅할 것이다.

 

특히, 범죄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지 몰라도, 로버트 샘슨 교수가 범죄가 발생할 것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지진 발생의 예측이 어려운 점에 비유한 점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Whether any particular small earthquake grows into a large earthquake depends on a myriad of fine details of physical conditions throughout a large volume, not just in the immediate vicinity of the fault. This highly sensitive nonlinear dependence of earthquake rupture on unknown initial conditions severely limits predicability. The prediction of individual large earthquakes would require the unlikely capability of knowing all of these details with greater accuracy. Furthermore, no quantitative theory for analyzing these data to issue predictions exists at present. Thus, the consensus … was that individual earthquakes are probably inherently unpredictable. (p. 289)

 

지진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많은 요소들을 아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어렵고, 또 그 예측하기 위해 여러 자료를 분석하는 이론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지진은 본질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범죄라는 것도, 개인의 성장 배경, 주위 환경,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 당시의 심리상태, 범죄의 피해자나 다른 관련자와의 대화 등 아주 많은 요소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고, 또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분석하기 어렵기 때문에 범죄를 예측한다는 것도 그 특성상 내재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범죄 분석이나 예측을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런 본질적 혹은 내재적인 한계를 인식한 상태에서 범죄 문제를 바라보자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겠다.

 

범죄를 다루는 기관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범죄에 대한 견해를 갖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책이 시도한 바, 즉 사람들이 성숙하면서 범죄에서 이탈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누구나가 저마다의 의견이 있을 것이다.

 

"그거야, 사람이 나이들면 기력이 쇠해서 그러는거 아냐?"

 

"그럼, 나이 들고 결혼하고, 가족이 있으면 당연히 책임감 생기니까 그런 일을 그만 두지, 누가 더 범죄를 계속하겠어?"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기 마련이고, 특히 주위에 이런 의견을 뒷받침할 만한 사례 (가족, 친구 등)가 있다면 그 주장은 더욱 설득력이 실리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 이외에도 범죄학의 많은 논쟁들도 비슷하겠다. 왜 대부분의 빈곤층 거주 지역에서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지, 왜 흑인의 범죄율이 훨씬 더 높은지 등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서 그저 자기가 직접 경험하거나, 혹은 평소 갖고 있는 생각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몇몇 이론을 짜집기해서 논리를 펼 수도 있다.

 

하지만, 로버트 샘슨 교수가 했던 것은 이 같이 누구나가 생각은 할 수 있지만, 그것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하지는 못했던 것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인정받는 것이겠다. 지나친 확대해석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결국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들이 선진국으로 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실험과 연구와 리서치 등을 통해 과학적,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문화가 뒷받침된 것이 아닌가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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