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셨는지요? 어제 글을 하나 발행했었는데 오늘 회의를 다녀온 일이 있어 그에 대한 글을 다시 하나 적어 봤습니다.
한국은 국회의원 선거로 인해 인터넷을 통해 본 신문과 방송의 모습으로는 무척 분주해 보입니다. 선거에 꼭 참여하셔서 나라를 바꾸는데 일조하시길 바랍니다.
여기에서도 일어나는 이런 저런 뉴스와 일들을 접할 때마다 미력하나마 그에 대한 정보와 제 생각을 전해드리고 싶다는 욕심은 많습니다만, 다른 해야 할 일도 있고 해서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여건이 될 때마다, 생각이 날 때마다 조금씩 정리해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계속 쓰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제 개인적인 생각의 정리에도 대단히 큰 도움이 됩니다. 정보를 정리하는 점에 있어서도 그렇고, 일기를 잘 쓰지 않는 저에게는 일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점도 좋은 점입니다.
아무튼 미천하고 가벼운 글일 수 있지만 도움이 되시길 항상 바라고 있습니다.
그럼, 다음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이메일 (hyonyya@korea.com)
홈페이지 (http://hyonyya.netian.com)
전에 말씀드렸던 컨설테이션 (consultation)과 관련한 모임이 오늘 다시 있었습니다. 아직 정확한 이벤트 날짜도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고, 그 이벤트의 공식 명칭도 정하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그동안 상당한 진척이 있었습니다. 오늘 모임은 오전 10시에 있었고, 항상 하던 티버튼 (Tiverton)의 청소년 센터에서 있었습니다.
항상 참석하던 주요 멤버 세 사람이 빠져서 약간은 김빠진 느낌이 없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오늘도 꽤 많은 이야기가 오갔고, 약간의 진척도 있었으며, 무엇보다 저는 영어 공부(?) 많이 하고 왔습니다.
전의 모임에서는 컨설테이션과 다른 여러 가지 행사를 결합한 이벤트의 날짜를 5월 30일 일요일에 하기로 확정을 했다고 했는데, 행사 장소로 생각했던 학교에서 (장소 사용비를 낼 필요가 없어 그 학교로 정한 것이었는데) 그 날은 여건상 안된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합니다.
우선 사용 기간이 방학인데다가 일요일이기도 해서, 학교를 관리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요일 대신 토요일에 하는 것으로 다시 변경을 했는데, 그것이 6월 5일 혹은 12일, 19일이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 행사의 공식 명칭도 레이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보여주고 그들에게 말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Show and Tell'을 제시했었는데, 바로 지난 모임에서는 ’너희들의 의견을 드러내 놓고 말해라‘라는 의미로 ’Shout it Out!'이 제안되었습니다.
이 외에 ‘Your Voice'나 ’Mid Devon is Listening to you.' 등도 있었는데, 이것 중 아무것도 확정되지는 않고, 다만 오늘 모임에서 한 참석자가 청소년과 자주 만나는 일이 있어서 청소년들을 상대로 위와 같은 것 중 어느 것이 좋은지, 다른 좋은 대안이 있을지 알아 보기로 했습니다.
전에도 간단히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제가 참석하고 있는 모임은 Locality Planning and Implementation Group의 하부 모임 (sub gruop)으로서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여러 기관들의 모임 내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컨설테이션 만을 맡게 된 것입니다. 당연히 이 하부 모임에서 컨설테이션과 관계된 실무적인 업무를 처리하도록 위임을 된 것이지만, 하부 모임에 참석하는 기관이 몇 개 되지 않고 (제가 알고 있는 것은 경찰, 사회 복지기관, 지방 정부 기관 등 6개 기관) 처리 인원도 많지 않아, 능력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정식 모임에 참석하는 기관들이 본 이벤트에서 상당한 도움을 지원해 주어야 하는데, 대부분 방관만 한다는 불만이 많이 있는 상태입니다.
다음 주 수요일 오후 (4월 7일 오후 두시)에 그 본 모임이 있는데, 그때 모임에서 지금까지의 결정된 사항과 성과를 알리고, 각 참여 기관에서 어떤 일은 누가 도와야 하고, 어떤 사항은 어느 기관에서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지에 관한 사항을 논의 하기로 했습니다.
아무튼, 제가 회의에 직접 개입해서 제 의견을 말하는 일은 없지만, 옆에서 방관자 (observer)로 회의를 계속 지켜본 바로는 협의 방식 (partnership)의 업무처리가 장점도 많은 반면에 단점도 꽤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와 같이 어느 한 기관이나 사람이 책임 있게 주도적으로 하려는 경향이 적다는 것입니다.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다른 기관이나 사람이 할 것인데 내가 왜 나서서 하느냐’.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참석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일의 처리 속도가 상당히 느리고, 또 회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서로의 의견만 개진하는 시간이 많을 뿐 회의가 끝나고 나면 결정된 것이나 진척된 사항은 별로 없는 일도 많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몇 개월 동안 참석해 온 이 모임에서 결정된 사항이 아주 미미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이 있다고 해서 파트너쉽의 활동이 아주 쓸모없는 비효율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정반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선 한 기관에서 자기 기관의 우선 사항만을 나름대로 결정하고 집행한다면 그 집행의 속도는 무척 빠를 수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본다면 비슷한 주제를 상대로 각 기관들이 모두 제각각 일을 처리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물론이고, 서비스의 대상자들도 혼란스러워 하게 되며, 무엇보다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토니 블레어 정권이 들어 서고 난 후 공공 부문에 생긴 아주 뚜렷한 변화 중의 하나가 바로 이 파트너쉽 활동인데, 아직도 완전히 정착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참여자들이 대부분은 만족해 하고 그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일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오늘 간단한 오전 모임이 끝난 후에는 포커스 그룹 (Focus Group)의 운영에 대한 훈련 (training)이 있었습니다. 훈련이라고 해 봐야 회의를 하던 좁은 사무실에서 그대로 전문가 하나가 와서 어떤 식으로 운영하는 것인지 간단히 설명해 준 것이었습니다만, 이를 위해서 포커스 그룹을 운영하게 될 예닐곱 명의 사람들이 더 참석을 했습니다.
포커스 그룹을 운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가 5월 말이나 6월 초에 컨설테이션 이벤트 행사를 갖게 되는데, 이를 어른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나 접근 방법을 그대로 적용해서 진행하는 것 보다, 어떤 주제를 갖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의견을 어린리와 청소년들로부터 듣고 그것을 적용시킨다는 것입니다.
즉 컨설테이션의 전 단계로 프리 컨설테이션 (pre-consultation)을 하는 것입니다. 컨설테이션을 위한 컨설테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이미 약 10여명 정도로 구성될 포커스 그룹 8개가 구성되었습니다. 80여명 정도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상대로 본 이벤트 이전에 어떻게, 무엇을 컨설테이션 할지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것입니다.
오늘 오후에 있었던 것은 바로 이 포커스 그룹을 운영하게 될 진행자들 (facilitators)을 상대로 어떻게 포커스 그룹을 운영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8개의 포커스 그룹이 별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 진행의 방식과 내용을 통일해서 본 이벤트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의도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포커스 그룹 운영에 대한 전문가가 있다는 것도 약간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간단히 오늘 그 전문가가 설명한 내용을 소개해 드리자면, 포커스 그룹의 구성원이 어린이와 청소년인 점을 감안하여 진행 방식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도록 하되, 그들이 갖고 있는 생각을 최대한 모두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도록 권유했습니다.
예컨대, 조그만 차트를 이용해서 조그만 소그룹이 갖고 있는 생각을 모두 적게 하고, 그 차트를 다른 그룹에 넘겨 그 다른 그룹이 생각하고 있는 점을 거기에 다시 추가하거나 삭제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또, 한 주제에 대해서 자기가 갖고 있는 생각을 색색의 포스트 잇 (Post-it)에 적어 그것을 모두 종이나 벽에 붙이게 하는 방법도 있고, 몇몇 주제를 수렴해서 큰 종이에 적은 후에 참여한 어린이들에게 어떤 내용에 가장 동의하는지 조그만 스티커로 붙이게 하는 방법 등도 소개되었습니다.
참석한 진행자들은 대부분 30대에서 50대의 중년 여성들이었는데, 아주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포커스 그룹은 오늘부터 다음 달 (4월) 말까지 진행되고 그 결과는 5월 중순경에 만나서 다시 상의하고, 그 결과가 본 이벤트에 반영될 것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적은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질적으로 경찰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간단히 말씀드렸듯이 레이가 하는 청소년 업무와 관련해서는 장기적으로 아주 필요하고 유용한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청소년의 비행이 발생하면 그 사건의 신고를 접수하고 그 불을 끄러 가는 소방수가 되었다가 그 불이 진화되면 다시 다른 화재의 신고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요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무엇이고, 청소년들이 술, 마약, 성과 관련된 문제에 연관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 본질로 거슬러 올라가는 노력을 하고, 이를 통해서 사전에 화재를 예방하는 쪽에 중심을 두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화재를 예방하는 것이 자원과 관련한 점에서는 물론, 그 정책의 효과나 효율적인 면에 있어서도 훨씬 바람직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꽤 상당 시간을 그들의 회의에 끼어 ‘방관’을 했고, 항상 그랬듯 적지 않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관련 자료>
컨설테이션과 기획에 있어서 어린이, 청소년들의 참여를 도울 수 있는 자료
Participation Spice it Up! (저자: Carol Shephard, 출판: Dynamix Ltd)
레이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제가 작성한 컨셉 페이퍼 (pdf 파일)
Show and T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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