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현 사는 법

이제 부모 차례!

남궁Namgung 2015. 12. 18. 07:25


한국에서 애들을 학교에 보내 보지 않아 정확한 비교는 할 수 없겠으나, 주위에서 듣고 본 것으로만 판단한다면 이곳에서 나와 아내가 애들의 학교나 선생님들에게 쏟는 관심과 정성은 한국의 학부모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미국에서도 나와 아내가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열심히 자원해서 학교의 일을 돕는 부모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대개는 한국의 학부모가 학교나 교사, 아이들의 교육에 쏟는 에너지와 비용이 훨씬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적어도 우리 집의 경우는 그렇다. 


그런 점이 특히나 애들 선생님들에게는 항상 미안하고 죄송한 점인데, 그래도 요즘의 경우처럼 큰 공휴일이 다가오면 조그만 선물로 정성을 표해서 그 미안한 마음을 대신하려 하고 있다. (물론 대단히 비싸거나 소중한 것을 선물하는 것도 아니면서 드러내 놓고 쓰는 것도 낯 간지러운 일이다.)

 그래도 요즘에는 어디를 가나 성탄절과 새해를 맞아 주위의 고마운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도록 많은 물건들이 나와 있는 것을 보면, 선생님들께 조그만 선물로 감사 표시를 하는 것은 그저 우리나라나 동양에만 있는 문화라고 생각할 수만도 없는 것 같다.


이제, 이번 주 (내일)만 학교를 가면 애들은 2주 정도의 방학에 돌입한다. 그간 선생님들이 고생하셨으니, 이제 2주 동안 부모들이 집에서 고생할 차례다!




보통은 계절이나 상황에 맞는 카드에 감사의 인사를 적어서 주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 번에 산 전동 타자기를 아주 잘 쓰고 있다. 손으로 쓰자니 나의 악필이 걱정되고, 프린터로 출력을 하자니 너무 성의가 없어 보일 때 아주 적절한 대안이다. 


아침에 일어나 카드를 전동 타자기에 끼워 넣고 몇자 적는데, (적어도 내 생각에는) 아주 클래식한 분위기가 나서 좋다.


지금은 그래도 많이 적응되었는데, 처음 미국에 와서 가게에 전시된 각양 각색의 카드를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이전에는 "아직도 카드를 사용하나?" 하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여기 사람들은 많은 경우 (생일, 졸업, 입원, 감사 인사)의 카드를 대상별로 (부모, 선생님, 자식, 손자, 5세용, 10세용 등등) 선택해서 따로 따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