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 Francisco 2014. 11. 20.
오후 내내 실컷 혼자 잘 돌아다녔다. 비가 오고 그치기를 반복했는데, 마침 페리 터미널 (Ferry Terminal) 인근을 돌아 다닐 때는 비가 그쳤다. 이곳 사람들 퇴근 시간이라 모두 총총걸음으로 걸음으로 발길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일전에 왔을 때도 이 근방을 차로 몇번 지나치기는 했지만 안으로는 한번도 들어 가 보지 않았다. 그래서 시간도 많은데다 물을 많이 마셔 화장실을 가야겠기에 안으로 들어 가 봤다. 꼭 분위기가 재래시장 (Farmer's market)이 있을 것 같더니만, 아닌게 아니라 안에는 치즈며 와인, 향신료와 레스토랑 등 가게들이 많았다.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이것 저것 구경하는 사람,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때까지만 해도 어렵지 않게 잘 돌아다녔는데...
저녁 7시 반에 미국에서 범죄학을 공부하거나 학교 등지에서 범죄학을 가르치고 있는 학생, 교수들의 모임이 있다고 해서 거기를 참석하려던 참이었다. 일전에도 학회를 참여한 적은 있어도 그 모임에는 한번도 가 보지 않았기에 어떤 곳인가 궁금도 했었다.
문제는, 조용하던 하늘이 갑자기 요동치더니 빗방물이 굵어지기 시작했다. 다행 비가 크게 떨어지기 전에 버스를 탔지만, 한시간도 훨씬 더 넘게 남은 약속시간 동안 버스만 계속 타고 다닐 수가 없었다. 또, 낮의 일기를 감안해 보면 "이렇게 내리다가 그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안이한 생각으로 겆게 된 빗길에서 구두와 위옷을 흠뻑 적셨다. 버스 정류장에서 약속된 식당까지는 걸어서 약 15분 정도였는데 그 15분을 걸으면서 얼마나 비를 맞았는지...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런 일기를 조금이라도 예상해서 위의 점퍼를 "약간의" 방수 기능이 있는 것으로 입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할까...
30분 넘게 일찍 도착해서 옷을 말리고 정신을 좀 돌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덴버로 다시 돌아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기분으로는 그런 기억도 샌프란시스코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만 같아 괜히 근사하고 그럴싸하게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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