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다가 오고 있다.
여느 여름과 마찬가지로 이번 여름도 길고 길지만, 올 여름은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서 그마나 그 긴 여름에 할 일들이 많아서 뭔가 성과가 있는 계절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낸 세인트루이스를 정리하고 이곳으로 이사를 하는 일이 단연 큰 일이었지만, 크게 어긋나는 일 없이 이사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새로운 도시에서도 여러 좋은 분들을 만나 새로 정착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감사하고 있고, 애들과 아내도 별다른 후유증(?) 없이 지내고 있다.
약 2-3주 전부터는 다음 학기 부터 일할 학교에서 이런 저런 공식적인 이메일이 오고 있어서, "아, 이제 나를 그네들의 조직원(?)으로 인정해 주는구나" 하는 소속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다. 비자 문제도 시간에 잘 맞춰서 큰 탈 없이 잘 처리가 되었고, 학교의 여러 행정적인 일도 하나둘씩 처리하고 있다. 다음 학기에 강의할 과목과 시간을 받아 왔고, 교재로 사용할 교과서도 수령해 왔다. 내가 쓸 사무실도 정해졌고, 사무실 열쇠도 인수 받았다.
엊그제는 새로운 교직원들에게 실시하는 benefit orientation을 다녀왔다. 나의 의료보험, 연금 등에 대해 간략을 설명을 듣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과 앞으로의 행정절차에 대해서도 얘기를 듣고 왔다. 사실 이곳의 의료보험과 연금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설명을 들으면서도 무슨 얘기인지 모르는 내용이 투성이었다. 나눠준 책자를 꼼꼼히 읽어 봐야 겠다고 생각하고 양식을 받아 왔다.
사무실에 잠시 들렀더니, 엊그제 내게 온 이메일 내용대로 사무실에 컴퓨터가 설치 되었다. 아직 오피스 앞에 내 이름이 붙지는 않았지만, 학교에서 구매해 준 컴퓨터를 보니, 이제 정말 이곳에서 일하는 교수가 되었구나 하는 실감을 하게 된다.
컴퓨터를 켜 보고 얼마나 성능이 좋은지, 어떤 프로그램이 설치 되었는지도 확인해 봤다. 학과장 교수님이 추천하는 대로 워크 스테이션 형태의 컴퓨터를 신청해 놓았는데, 보기에는 그럴싸 하다. 학교에서 사용하다가, 집에서 사용하고 싶을 때는 노트북 컴퓨터만 떼어서 가져갈 수 있으니, 앞으로 유용하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금요일이고, 여름 학기도 거의 끝물이라 그런지 과내에는 다른 교수님들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제 학기가 시작되면 오가는 다른 교수님들과 학생들도 북적거릴 모습이 그려진다. 집에서는 아직 강의 준비도 별로 하지 않고, 학업 계획서 (syllabus)만 조금 끄적거리고 있는데, 이제 강의가 현실로 다가왔구나 하는 실감을 하고 왔다.
사무실로 나와서, 그동안 그냥 앞을 지나치기만 한 도서관에도 들렀다. 규모가 꽤 큰 데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리모델링을 하는지 어수선하다.
집으로 돌아 오늘 길에는 이전 처럼 전철 (light rail)을 타고 왔다. 아직은 정규요금을 내고 다녀서 약간 비싸지만, 학기가 시작되면 아주 많이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한달 후, 아니 2-3 주 후에는 지금보다 훨씬 붐빌 이 전철역. 나의 새로운 도전이 그야말로 개봉박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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