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곳이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직접 가보지 않거나, 가보려고 하지 않으면 내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곳이다.
집 가까이에 있는 크리브 코어 호숫가에는 자주 가 봤는데, 그 호숫가 옆에 있는 작은 "동산"에는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 아니, 사실 그런 곳이 있는 것도 아주 최근에 알게 되었다. 얼마 전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돌아 오는 길에 오르막 계단이 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고, "어... 저건 뭐지?"하는 궁금증과 함께 다음에는 저기가 어디로 나 있는 것인지 한번 가봐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아래에서 봐서는 계단도 일부만 보일 뿐이고, 대부분 숲으로 가려져 있어서 사람을 궁금하게 만들기가 충분하지만, 내가 쉽게 발견하지 못했듯, 무심히 오가는 사람들에게는 발견되기도 쉽지 않을 정도다.
어쨌든, 엊그제 토요일, 학교에서 좀 일찍 돌아와서 약간 쌀쌀한 날씨이기는 했지만 집에서 무료하게 있는 가족들을 데리고 이 "미지의 세계"로 탐험을 시작했다.
계단을 올라 가 보니, "탐험"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짧은 계단 끝에 또 다른 넓은 공원이 위치하고 있었다. 올라가자 마자, "와..." 하는 탄성이 나오는 것은, 이 공원이 대단히 훌륭하고 좋아 보여서가 아니었다. 그것보다는, 그렇게 이 근처를 오래 다니면서도 이렇게 작지 않은 공원이 있는 것을 알지도 못했던 무지함 때문이었다.
아무튼, 날이 쌀쌀하고 흐려서 약간 스산해 보이기는 했지만, 개들을 데리고 산책 나온 사람들, 가족들과 함께 뛰어 노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다음에 날이 풀리면 다시 와서 바베큐를 해 먹거나 애들을 놀려 줘도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나는 그런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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