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St.Louis) 정착기

다시 찾은 Gateway Arch

남궁Namgung 2012. 8. 9. 15:10



대개는 하루 이틀, 혹은 며칠 전에 어디 어디를 가자고 상의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 거리가 먼 곳으로 가는 경우에는 의사결정에서 실행에 옮기는 시간까지의 거리가 길고, 가까운 곳에 잠시 가는 경우에는 하루, 이틀 전에 "갈까?" 하는 제의에서부터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어제 갔던 다운타운의 아치 (The Gateway Arch)는 아침에 "가자!"하고 간 경우다. 일단 거리가 가까워 부담이 없기 때문에 인근 공원에 가는 것처럼 세수만 하고 모두 차에 탔다. 


날씨는 많이 시원해진편이지만, 그래도 섭씨로 36도 정도를 예보하고 있었는데, 오전에는 그보다 훨씬 시원했었기 때문에 바로 시내로 갔다. 평일인데다가, 여름방학도 거의 끝나가는 기간이라 그런지 아치 밑의 박물관에는 그리 사람이 많지 않았다. 

 


이곳도 National Park Service라는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곳이다. 달리 말하면, 유빈이와 혜빈이가 좋아하는 Junior Ranger 프로그램이 여기에도 있다는 말이다. 미리 인터넷을 뒤져 애들이 풀어야 할 "워크북"을 인쇄하고 가자마자 애들과 함께 그 문제들을 풀었다. 그래서, 이곳에서도 조그만 쥬니어 레인져 뱃지를 하나씩 받고... 



아치에서 다운타운 쪽으로 나 있는 그리스양식의 건물은 Old Courthouse라는 곳이다. 이전에는 아치만 와 봤었고, 이 구법원 건물에는 들어 와 보지 않았었다. 정확지는 않지만, 미국에서 노예제도가 시행되고 있을때 한 흑인이 자신의 자유를 돌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해서 재판이 진행된 곳인데, 미국 남북 전쟁 직전에 열린 이 재판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는 날이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1년전에 산 카메라가 고장났기 때문이다. 일전에 "10년"을 쓴 디지털카메라보다 크기도 훨씬 작고, 찍을 수 있는 사진의 수는 비교할 수도 없으며, 동영상도 촬영할 수 있었던 그 자그만 디카는 유빈이가 물장난 하면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물로 인해서 망가졌다. 나는 물이 들어간 것도 모르고 전원을 몇번 켰다 껐다를 했었는데,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이상하다... 하면서 조그만 배터리를 꺼내니 아뿔싸... 배터리에 물이 묻어 나온다. 


재빨리 배터리를 꺼내서 하루 동안 말려서 다시 전원을 켰지만, 영면에 들어간 나의 가여운 빨간 디카... 아내에게 몇번 한 얘기지만, 나는 한번 산 디카를 10년을 썼는데, 유빈이에게 사용을 허하니 1년 밖에 쓰지 못하게 되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지출해야 할 육아비용으로 생각해야 마음이 편하리... 어제 밤에 ebay에서 쓰던 카메라와 비슷한 기종이지만 좀 저렴한 카메라를 다시 주문했다. 유빈이 한테는 새 카메라가 오면 절대 만질 생각하지 마라고 으름장을 놨지만, 그 억지력이 얼마나 갈지는 모른다... 

'세인트루이스(St.Louis) 정착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Hazlet State Park, Illinois  (0) 2012.08.22
Chandler Hill Winery  (0) 2012.08.14
2012 저물어 가는 여름 풍경  (0) 2012.08.09
Nice surprise in the early morning...  (0) 2012.08.04
Story time with a Zookeeper  (0) 2012.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