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SL 얘기

Subway is open!

남궁Namgung 2011. 11. 4. 03:33

애들 학교가 늦게 시작한지 꽤 되었다. 이곳으로 처음 왔을 때는 8시 45분인가 (벌써 가물가물)에 시작했었는데, 올해 부터는 8시 55분으로 좀 미뤄지더니, 얼마 전에는 다시 9시 5분에 시작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이곳 교육청 (Parkway School District) 관할의 초중고등학교가 스쿨버스를 공유하는데, 그 버스 시간 문제로 몇번 시간 변경이 생겼었다.

 

문제는, (꼭 문제라고 할 것 까지는 없지만) 이렇게 시간이 늦어지면, 우리집 가족의 기상 시간도 그에 맞춰 늦어진다는 것! 그러니, 이전에도 항상 시간에 쫓겨 애들 학교 보내는 준비를 했었는데, 10분, 20분 뒤로 시간이 미뤄져도 그렇게 아침에 허둥되는 생활 패턴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아침에 일어 나 보니, 밤새 비가 와서 앞뒤뜰에는 잔디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뭇잎이 떨어져서 바닥에 착... 그야말로 복지부동하고 있고...

 

바삐 애들을 학교에 보내고, 아침을 먹고, 사무실에서 먹을 샌드위치를 싸서 학교에 왔더니 10시가 조금 넘었다. 교수님과 다시 만나기 위해 어제 만나면서 상의했던 얘기들을 다시 페이퍼에 반영시키는 작업을 하고, 다음 주에 있는 학과 프리젠테이션 (학회발표) 연습을 준비도 하고, 인터넷 사이트 몇군데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 보니 1시가 넘었다.

 

학과 사정으로 지금 잠시 팀 (Tim)이란 친구와 사무실을 같이 쓰고 있는데, 목요일은 이 친구가 학교에 잘 나오지 않는 날이다. 그래서 인터넷 라디오에서 클래식을 찾아 틀어 놓고, 점심으로 싸 온 샌드위치를 먹으며 잠시 투닥이고 있다. 샌드위치는 보통 식빵 사이에 치즈를 넣고, 치킨 혹은 터키 브레스트를 얇게 자른 슬라이스를 몇장 넣은 후, 상추 (iceberg 또는 romaine을 사용한다)를 넣은 후, 그때 그때 기분에 따라 할라피뇨와 샌드위치 소스를 넣어서 온다. 지금까지 몇달을 이렇게 먹었었는데, 며칠 전부터 천천히 식상해 지려고 한다. 그래봐야 하루에 한번이고, 이것도 일주일에 서너번인데... 질릴만 할 때가 된 것인지...

 

그래서, 얼마전부터는 샌드위치를 싸서 오되, 시간에 맞춰 먹지 말고, 즉 12시가 좀 넘었다고 의무적으로 먹지 말고, 꽤 배고프다는 생각이 들때 먹는 식으로 섭취 방식을 바꾸고 있다. 아주 배고플 때는 뭐라도 맛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오늘 학교 이메일을 확인하다 보니 학교 내에 Subway라는 음식점(?)이 생겼다는 메일이 뿌려졌다. 학기 초부터 썹웨이가 구내에 생길 것이라는 얘기는 있었고, 얼마전부터는 "Subway, Coming Soon"이라는 작은 현수막도 걸어 놨더니 바로 오늘 오픈했나 보다.

 

 

 

우리나라에도 꽤 오래전에 썹웨이가 생겼다고 들었는데, 워낙 시골 놈이라 한국에서는 한번 본 적도 없었는데, 이곳에 와서는 애들과 종종 이용하는 곳이 되었다. 일단 맛도 괜찮고,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도 있고, 특히 footlong 이라는 메뉴는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양이 많아 두개만 사면 우리 네가족이 간단히 한끼를 해결할 수도 있다.

 

진열장(?) 안에 쭉 진열된 내용물을, 빵부터 시작해서, 치즈 등등 종업원에게 취양에 맞게 골라서 만드는, 이른바 "맞춤형 샌드위치"라고도 할 수 있다.

 

이곳에 와서 맨 처음 썹웨이를 갔을 때는 도대체 어떻게 주문하는지를 몰라, 종업원에게 그냥 추천할 만한 것으로 골라서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그냥 만들어 주긴 하지만, 이상한 사람 쳐다 보듯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좀 창피한 에피소드이다.

 

암튼, 교내에 썹웨이가 생겼으니, 입맛이 없거나, 집에서 바쁘게 나오거나, 샌드위치가 물리면 저 곳도 종종 애용해줘야겠다.  (배고파서 먹는데도, 약간 물린다... 아, 그 점심시간에 먹던 시원한 해장국, 짬뽕, 순대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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