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현 사는 법

Police in the U.S. and South Korea

남궁Namgung 2011. 10. 7. 01:15

 

 

끝났다.

 

친구 믹 (Mikh)이란 친구가 "특별초청강의(?)"를 부탁해서, 그 강의를 하기로 한 날이 바로 오늘 아침이었다.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이 14명이라고 하고, 큰 부담없이 해도 된다고는 했지만, 말이 그렇지 사실 한 명 앞이든, 수백 명 앞이든, 버벅거리지 않게 준비하는 것은 비슷한 노동강도를 요구하는 것이다.

 

지난 주말부터 사진과 자료를 본격적으로 준비했고, 어제 그제는 거의 이 일에만 매달려서 준비를 했다. 아무리 내가 아는 내용을 한다고 하더라도, 좀 흥미롭게 해야하고, 어느 정도 논리적인 일관성도 갖춰야 하기에, 경찰청 웹사이트에도 들어가 보고, 그간 책꽂이에 꽂혀 있던 책들도 뒤적이면서 우리나라와 이곳 경찰 자료를 찾아 봤다.

 

그리고, 슬라이드를 하나 둘씩 완성시키고, 그 슬라이드에서 해야 할 말들을 준비하면서 비로서 어제 아침 정도에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다. 적당히 준비하고, 종이에 해야 할 말들을 써서 적당히 보고 읽으면 되겠다.... 는 발상은 이전의 경험상으로도 도저히 되지 않는 일인 것을 알기에, 웬만한 것은 외우고, 혹 해야할 말을 잊었을 경우에 어떤 것들도 "땜빵"을 해야 할지 슬라이드 사진과 연결시켜서 준비해 놓는 "허술한 치밀함"도 있었다. 물론, 믹은 내가 이렇게까지 준비할 것은 모를 것이다. 그저, 적당히 슬라이드 만들고, 말이야 저희들 말하는 것처럼 하면 될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다행, 그럭저럭 잘 끝났다. 너무 부실한 내용으로 20분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나의 우려와는 달리, 거의 한시간 정도에 걸쳐 프리젠테이션을 했고, 끝난 후 서너명이 질문까지 했던 것으로 보면 어느 정도 흥미를 끌기에도 성공한 듯 싶다. (혹은, 어쨋든 질문하기를 좋아하는 학생들일 수도 있고.) 믹도 아주 인상깊었다며 여러번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하긴, 내가 그간 투자한 시간과 노력을 직접 본다면 밥을 몇번이라도 사야할꺼다..^^)

 

암튼, 내가 하겠다고 일찌감치 약속을 했었고, 부담은 되었었지만, 그래도 준비하고 실제 프리젠테이션 하면서도 많은 것을 배운 기회이기 때문에 나에게도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어디에 한국 (South Korea)이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애들에게 최소한 몇몇 기본적인 사실을 설명해 주는 기회가 되었으니 또 다른 성격의 뿌듯함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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