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아주 감명 깊게 본 영화 중에 "A River Runs Through It"이라는 것이 있었다. 우리나라 제목으로는 "흐르는 강물처럼"이라고 번역되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은 잘 몰라도 주연 중에 브래드 피트가 있었고, 반짝반짝 빛이 나는 강물에서 플라이 낚시 하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인 영화였다. 정확한 줄거리는 거의 잊었지만 (그런데도 감명 깊게 본 영화라고 말하는 것은 틀린 말인가??), 엄한 아버지 밑에서 두 형제가 어려서부터 자라서까지의 이야기를 가족 중심으로 전개했던 것 같다.
이 영화의 거의 모든 부분은 잊었는데, 그 중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은 그 엄한 아버지가 아들 둘을 식탁에 앉혀 놓고 식사 때마다 기도를 하는 장면이었다. 왜 그 장면이 인상 깊게 남은지는 나도 모르겠다. 내가 밥 먹을 때마다 징한 감사의 마음을 갖고 숫가락을 드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려서 우리 집이 그러했던 것도 아닌데, 왜 그 장면만은 이 영화 중에서 잊혀지지 않는지 모르겠다.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찾아 봤는데, 영상을 찾기가 어렵다...)
아무튼, 그러다가 애들의 언어 수준이 어느 정도 "발달"하면서부터, 그리고 어머니(내겐 와이프)의 지극 정성으로 교회에 열심히 다니게 되면서 나도 그 장면처럼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꼭 하나님, 예수님께 감사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밥상에 올라 와 있는 이밥과 고깃국에 대해 감사하는 법을 가르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었다.
다행 애들은 교회를 매주 나가면서 기도하는 법을 보고 들으면서 흉내낼 정도가 되었고,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기도를 시키고 있다. (아빠는 안 하면서...) Thank you for the...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아직은 그저 기계적으로 흉내내는 수준이더라도 "일용할 양식"이라는 삶의 가장 근본에 감사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혜빈이도 프리스쿨을 다니고, 제 오빠와 영어로 대화를 가끔하고, 영어만 나오는 DVD를 좀 보더니 영어로 종알거리는 것이 아주 들어줄 만 하다.
그래, 나도 너희들이 있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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