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빈이 사는 법

Thanksgiving Party at Preschool

남궁Namgung 2009. 11. 25. 14:46

학기가 마무리 되어 가면서 제출해야 할 과제들도 있고, 다음 주에는 발표도 있다. 그래서 좀 급한 마음에 집 근처 도서관에 와서 책을 보며 숙제를 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도서관의Thornhill 브랜치인데, 적당한 규모에 복잡하지 않아 공부하기 좋다. 무엇보다 집에서 가깝고, 안에 들어 오면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숙제하기 아주 좋다.

 

올 가을은 정말 비가 잦은듯 한데, 지금도 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이번 주 목요일이 추수감사일인지라, 유빈이 학교도 그렇고, 혜빈이 프리스쿨도 쉰다. 물론, 대학을 비롯한 거의 모든 관공서도 쉬고, 대부분의 가게들도 모두 문을 닫는것 같다. 우리나라 추석 때면 모두들 가족을 찾아 멀고 오랜 길을 나서듯, 이곳 사람들도 가족들을 찾아 떠나나 보다.

 

우리도 잘 알듯이, 이 날이 되면 커다란 칠면조를 오븐에 구워서 테이블 한 가운데에 두고, 온 가족들이 둘러 앉아 오순도순 재밌게 시간 보내는 것이 "전형적인" 미국인의 추수감사일인 듯 하다. 벌써 며칠 전부터 마트에 가 보면 커다란 칠면조를 사가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뭐가 맛있다고 그것을 요리해서 먹는지는 몰라도 각 나라의 풍습에 맞게 한 해를 정리하고, 가족끼리 모여 시간 보내는 것은 비슷한 것 같다.

 

혜빈이네 프리스쿨에서는 간단한 "공연"과 함께 파티가 있다고 레터가 왔었다. 학부모에게 준비할 것을 고르라고 해서 각자 과일이나 빵 등을 나눠서 프리스쿨에 가져다 주었고, 그 음식을 먹으며 아이들이 준비한 공연을 본다는 것이었는데...

 

그러지 않아도 걱정이 되더만, 아니나 다를까, 오직 혜빈만 그 "공연"에 참석하지 않고, 울음을 터뜨렸다. 공연이라 해봐야, 아마도 오늘 급조한 노래 뿐이었지만, 다른 애들은 잘도 서서 입 뻥긋 거리고 하던데, 혜빈이는 무슨 이유인지 안에 들어오려고도 하지 않는다.

 

에전에 유빈이의 수줍음과 잘 나서지 않음에 좀 답답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속으로 짜증이 나기도 하더니, 유빈이의 그것은 혜빈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유빈이는 카메라를 들이 대면 좋아라 하는데, 혜빈이는 제 오빠와 같이 촬영하지 않으면 그것도 회피하기 일쑤다.

 

크면 다 달라지고, 유빈이를 보면 그 말이 맞겠지만, 지금 당장 다른 애들과는 약간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쉽기는 하다.

 

(** 그래도 금방 울음 그치고, 프리스쿨에서 준비한 음식 잘 먹는다. 집에 와서는, 칠면조 모양의 주머니며 조그만 수첩 등이 들어 있는 선물을 보더니 다시 신이나서 좋아라 한다. 애들 다 그렇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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