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빈이 사는 법

혜빈이 프리스쿨 컨퍼런스

남궁Namgung 2009. 11. 14. 09:06

 

 

 

 

일주일에 화요일, 목요일 두번, 그것도 오전에만 하는 유치원 (preschool)을 나간지가 그럭저럭 두달이 넘었나 보다. 이번 주에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그간 학생(?)들의 성취도에 대해 알리고 상의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아침 먹고 학교 가기 전에 잠시 들렀더니, 나보다 앞서 약속된 한 아주머니가 대화하고 있다. 일정표를 보니 한 학생당, 그러니 한 학부모당 15분씩 시간을 배정해서 일정을 짜 놨다. 

 

두달 정도라고 해 봐야 일주일에 두번씩 나갔으니 다 합해 스무번도 나가지 않았는데, 무슨 할 얘기가 있으려나 하는 생각을 가졌었다. 작년에 유빈이 킨더에서 할 때는 그래도 알파벳이며, 다른 읽기 쓰기 말하기 등등 모든 것에 관심이 많았고, 또 실제로 유빈이가 조금씩 배운다는 것이 눈에 보였는데, 혜빈이는 그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배울 수 있는 능력도 그렇고, 언어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유빈이와는 다르기 때문에, 다만 다른 애들과 잘 놀면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이나 배웠으면 좋겠다 하는 정도였다.

 

가 봤더니, 그래도 나름대로 이것저것 "지표"를 만들어서 혜빈이 나이에 비해 뭐가 부족하고, 어떤 면은 더 낳은지 일일히 체크해서 보여준다. 50대 중후반 정도로 인정 많게 생긴 미세스 렌츠 (Mr. Lentz)는 혜빈이가 친구들과 사이좋게 어울리면서 잘 논다고 하고, (당연하게) 말하는 능력은 좀 부족하다고 할 수 있지만, 애들은 언어 습득 능력이 탁월하니 걱정할 것은 아니라고 덧붙인다. 나도 작년 유빈이의 경험을 말해 주고, 친구들과 잘 어울려 지낸다면 다른 것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15분 정도의 짧은 대화를 마치고 나왔다.

 

사실이지, 혜빈이는 프리스쿨 가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프리스쿨 간다고 화요일과 목요일 아침에 깨워서 준비시키면 제가 알아서 이옷 저옷 입어 보고 준비를 다 한 후에 특별히 별로 든 것도 없는 큰 가방을 메고 먼저 나서기 일쑤다. "말 못 알아 듣겠어서 가기 싫다"고 말하면 그것도 대단한 스트레스가 될터인데, 다행 혜빈이는 말하는 것을 이해하고 못하고를 떠나 교실에서 선생님과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이 재밌나 보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며,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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