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s

The Sociological Spirits

남궁Namgung 2009. 6. 16. 02:32

 

"넌 기본이 안되어 있어!"

 

아... 이런 말보다 더 모욕적인 말이 있을까. 그것이 학문이든, 아니면 인간관계에서의 예의 문제든, 아니면 직장에서의 업무처리든, "기본"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말은 (모욕에도 단계가 있다면) 최상위에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도대체 기본이 뭐냐고 묻는다면 명쾌하게 대답하기 쉽지 않기도 하다.

 

다니던 "회사"에서도 한때 "기본에 충실한 ..."이라는 "구호"를 내세웠던 적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본에 충실하라...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 기본에 충실한 것인가. 출퇴근 시간만 딱딱 지켜서 앉아 있으면 되는 것인가? 고객들에게 친절하기만 하면 기본에 충실한 것인가? 어느 하나 기본이 아닌 것이 있을까?

 

어쨌든, 공부를 하면서도 스스로 "기본"에 대해서 자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좀 추상적인 개념이기는 하지만 역시 "기본"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 단계 더 높은 것에 도전할 수 있음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현재 미국 범죄학의 저명한 학자들 중에는 사회학 (sociology)을 전공한 교수들이 많고, 실제로 그들은 사회학 측면에서 범죄를 연구하는 접근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범죄학에서 빼놓은 수 없는, 그 유명한 "시카고 학파 (Chicago School)"도 바로 시카고 대학 (University of Chicago)의 사회학과 교수들을 칭한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범죄학 내에서 사회학 측면의 접근 방법은 크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에 처음 범죄학 이론 수업을 들으면서도 머리속이 아주 복잡했던 것은 바로 이런 사회학 측면에서 범죄를 연구하는 것에 대한 생소함이 아니었나 싶다. 사회학에 대해서는 학부때 잠깐 훑어 보았던 것이 전부로 생각되는데, 두꺼운 전공서적들에서 이런 저런 전문용어와 방법론을 제시할 때의 그 생소함이 적응하는데 더 시간이 걸리도록 하지 않았나 싶다.

 

이론 뿐 아니라, 리서치 방법론에서도 사회학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는 많은 개념들을 배우고 있고,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지만, 그런 개념들이 학문에서 자리잡고 있는 위치나 중요도에 대해서도 구름속을 걷는 것과 같은 애매함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방학때 읽어야 할 책 중에서 여러가지 기본서를 읽고자 계획을 세웠다. 지난 학기에 배웠던 책들도 다시 꺼내서, 데드라인 없이 좀더 천천히 읽어 보고, 읽었던 부분 다시 읽어 보면서 "기본"을 세우고자 함이었다. 그러던 중에 접한 책이 바로 얼 바비 (Earl Babbie) 교수의 "The Sociological Spirits"라는 책이다. 얼 바비 교수가 다른 교수와 함께 집필한 범죄학 리서치 방법론 책에서 여러가지 개념에 대한 기본을 설명해 놓고 있다면서 추천해 놓고 있어,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그야말로 "기본서"라고 할 수 있겠다.

 

 

 

 

손바닥 보다 약간 더 클 수 있는, 조그만 책이고, 쉽게 쓰여졌으며 양도 많지 않아 맘만 먹으면 몇시간이면 충분이 소화해 낼 수 있는 책이고, 사회학의 여러가지 기본 개념에 대해서 서술해 놓고 있다. 개인 조직, 기관과 사회, 그리고 세계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회학을 처음 접하는 학부생들부터 읽으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여러가지 개념과 사회현상들을 다양한 실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도 뭔가 배운다는 기쁨을 주기도 하고, 더 복잡한 현상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러고 보면, 사실 "기본"이라는 것이 따로 있을까? 좀 더 단순한 "기본"과 좀 더 복잡한 "기본"이 있을 뿐 아닐까.

 

 

 

 

THE SOCIOLOGICAL SPIRIT.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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