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현 사는 법

나왔다! 김청기 감독의...

남궁Namgung 2009. 6. 6. 01:50

 

"국민학교" 다닐 적, 대전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형과 누나가 있는 집으로 여름방학, 겨울방학이면 놀러 가곤 했었다. 고향에서 대전으로 가려면, 지금이야 자동차로 1시간 좀 넘으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당시에는 부여서 대전가는 버스시간만 두시간 가까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등학생, 혹은 대학생이던 누나는 어린 막내 동생이 "시골"에서 놀러 왔다고 없는 돈에 이것저것 맛있는 것도 사주고,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며 구경도 시켜주고 했었다. 당시 어린 내게 최고의 음식이었던 "돈까스"를 사주기도 했었고, 지금은 갤러리아로 이름이 바뀐 동백 (동양백화점) 꼭대기 층에 있는 조그만 놀이공원 (놀이공원이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오락장이라고 해야나?)에 데리고 가서 이것저것 재밌는 놀이도 시켜 주었다.

 

또, 특별한 기억은 바로 극장에서 보는 영화였다. 물론 부여에도 "금성극장"이라고 있었지만 (지금도 있나 모르겠네), 아무래도 최신 영화가 시골까지 내려오기에는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방학때 가면 여기저기 극장에 가서 누나와 "구니스 (goonies)"라는 영화도 보고 이런 저런 홍콩 영화도 많이 봤었다. 그 중 기억나는 것은 바로 "나왔다! 김청기 감독의 우뢰매"였다. 이제 감독으로 변한 심형래씨가 주연으로 출연한 이 "공상과학 영화"는 당시 어린 내게는 무척 신기한 영화였지만, 당시 이 영화를 같이 보려고 따라 들어가 주었던 누나의 그 진한 동생 사랑을 생각하면 눈물도 찔끔날 정도다. 극장에 들어갈 때는 그 영화 포스터가 그려진 책받침 (지금도 이런 것 쓰나?)을 주었는데, 그것을 잘 간직했다가 개학하면 학교로 가져가서, 아직 시골에 있어서 그 영화를 보지 못한 친구들에게 그 책박침을 활용해서 영화 줄거리를 설명해 주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만큼 많은 영화를 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극장을 자주 찾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소위 "괜찮은 영화, 규모가 큰 영화"는 극장에서 보려고 하는 편이었다. 애들이 아주 어릴 때는 자주 못갔지만 이제 애들이 극장에 앉아서 스크린에 집중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는 애들을 보여 주기 위해서 극장을 찾는다. 그러고 보니 최근 몇년 동안 지금까지 본 영화는 거의 대부분 애들 보여주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그래도 어린이 혹은 가족을 위한 영화들은 보고 나면 뿌듯한 느낌이 든다. "권선징악"이 뚜렷하고,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한다"와 같은 전통적인 교훈을 담고 있기 때문에 애들 교육상에도 좋고, 내 개인적인 교육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

 

어제도 일찍 학교에서 돌아와 며칠동안 약속한 "업 (UP)"이라는 영화를 보여주러 집 근처 극장으로 갔었다. 그 전날에도 다른 극장에 갔었는데, 3D로 방영되지 않아서 그냥 돌아 왔었다. 3D로 제작된 영화라면 그래도 3D로 상영하는 극장에서 봐야 제맛 아닌가 싶어서 그런 극장을 일부러 찾아서 어제 간 것이었다. 보통 영화보다 비싼 값이었지만, 그래도 집에서 텔레비젼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것이라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평? 혜빈이는 반 넘게 잤고, 나와 와이프도 좀 졸았고, 유빈이만 계속 집중해서 봤다. 그래도 가족영화니 만큼 그 나름의 교훈(?)이 있다. 별 두개 반 정도. 언제 "라따뚜이"와 같은 명작이 나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