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ry, you failed the test."
그럴 줄 알았다. 평행 주차까지 해야 끝나는 것인데, 거기까지 가지도 않고 돌아 와서는 그냥 주차장에 차를 세우라고 하기에 뭔가 잘못된거라고 짐작은 했는데, '탈락'이란다.
뭐여, 이거...
이곳에 온지는 한달이 넘었지만 아직 운전면허를 따지는 못했다. 영국에 있을 때는 우리나라와 영국이 서로의 운전면허를 인정해주기로 협정을 체결했기에 그냥 우리 면허를 가져 가면 영국 면허증을 발급해 주었었다(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주마다 제도가 좀 다르기는 하겠지만, 우리 면허를 인정해 주는 주가 없거나 많지 않을 것이다.
출국 전 가져 온 국제운전면허증으로 아직까지 운전하고 있지만(1년간 유효), 이 미주리 주에서는 그마저 인정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여기 한국분들에 의하면 그렇다 함) 암튼 이런 정보는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와서 운전면허를 따려고 생각했었고, 복잡한 서류가 필요했기에 학교가 개강할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필기시험+시력검사+주행시험, 이렇게 세가지 시험이 치뤄지른데, 필기시험은 컴퓨터 화면을 통해서 주어지는 25문제 중 20문제를 맞춰야 되고, 시력검사는 안경원에서 시력검사때 사용하는 기계와 비슷한 장비에 눈을 대고, 화면에 보이는 문자, 교통표지판 등을 읽으면 된다. 주행시험은 고속도로순찰대 경찰관이 옆에 같이 타고, 아주 기본적인 차량 장비(깜빡이, 브레이크, 비상신호 등) 사용법을 체크한 후 옆 동네를 한바퀴 돌게 된다.
필기시험, 100점.
처음에 여기 와서 책자를 공부했고, 어제 모의시험 문제를 잠깐 풀어봤는데, 문제 수준은 거의 기초의 기초 정도이다. 아무 공부하지 않고 봐도 통과할 수 있지 않을까 할 정도로... 암튼 필기는 25번까지 갈 것 없이 20문제 맞추고 끝났다. (시간 제한 없고, 중간에 20문제 맞추면 끝남)
그 다음 시력검사.
별 어려움 없다. 눈 앞에 보이는 알파벳 몇개 읽어 주고, 몇몇 표지판을 읽었다. 표지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어제 책을 볼때 유심히 봐두었는데, 그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 다음 밖에서 잠깐 기다리고 주행검사.
5-60세 정도 되어 보이는 할아버지(왜 퇴직 않했지? 보기보다 나이가 적은가...)가 내 차로 가자고 했다.(여기는 자기 차량으로 주행시험을 본다.)
시험장을 빠져 나와서 주택가 안에 있는 도로를 한 바퀴 돌고, 중간에 주차 한번 하고, 돌아 왔는데 중간 중간에 뭔가를 막 끄적인다. 난 별 실수나 잘못을 안했다고 생각했기에, 별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적는줄 알았는데...
다 끝나서 그 할아버지가 설명하는 것이, 세번 정지선에 섰는데, 세번 모두 차량이 정지선을 넘었다고 한다.
아녀요.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모두 제대로 섰어요.
아니란다. 참나, 나랑 같이 차에 타고 있었고, 차량에서 내리지도 않았는데, 정지선을 넘었는지, 그렇지 않은지 어찌 알까...아마도 운전석에 앉아서 앞의 흰 정지선이 보여야 넘지 않았다는 의미 같은데... 더 따지려다가 다음을 생각해서 참았다.
그리고, 우회전 좌회전을 할때는 그 주행도로까지는 직진을 하고 좌,우회전을 해야하는데 나는 미리부터 좌,우회전을 해서 주행선을 들어갔다고 한다.
정말 제가 그랬어요?
그랬단다. 이건 확실치는 않지만 그래도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암튼, 그래서 불합격!
참나... 여기서도 주관점수는 잘 안되네... 이거 뭐, 내려서 혹은 기계로 정지선 넘는 것 확인하는 것도 아니고, 가만히 차에 앉아서 점수 매기더니 떨어졌다고... 필기시험 어렵지 않게 다 맞었다고 좋아했더니만... 워째 그 할아버지 첫 인상부터 무쟈게 깐깐하게 생겼더니만 정말 그렇구만...
암튼, 그래서 다음 주에 다시 가서 봐야하게 되었다. 괜히 찜찜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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