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로부터 늘상 듣던 얘기를 내가 똑같이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때마다 내가 나이 들었음을 느끼게 된다. 어른들은 항상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때 그 모습이 아직도 선명한데..." 하시면서 무언가가 변화한 시간이 아주 짧음을 놀라시곤 했다. 이제 나도 그런 얘기를 자주 하게 되고, 무언가가, 누군가가 변화한 모습이 신기할 때가 많다.
유빈이가 낯선 땅, 낯선 병원에서, 낯선 이의 도움을 받아 태어난지가 꼭 10년이 되었다. (2012. 12. 30.) 이제는 1년 전, 2년 전의 짧은 단위를 쓰는 것이 아니라 10년 전이라는 단위를 쓰고 있으니, 아... 이 빠른 세월이 밉도다.
유빈이는 제가 10살이 되었다는 것 보다는, 친구들을 불러 파티를 하고 싶은 마음에 11월부터 제 생일 계획은 계속 졸라대곤 했다. 어디를 가고 싶다, 무엇을 하고 싶다, 누구를 초대하고 싶다는 등등의 주제가 계속 반복되었다. 그렇게 긴 "협상" 끝에 나와 아내와 합의를 본 것이, (1) 간단한 파티는 집에서 하고, (2) 파티하면서 점심을 먹고는 체스터필드에 있는 스포츠퓨전 (SportsFusion)이라는 곳에 놀러 가는 것이었다. 생일이 일요일인지라, 친구들은 전날인 토요일에 초대하는 것까지도 모두 합의를 보았고, 친구는 제가 부르고 싶은 친구 6명은 선택해서 편지로 초대장을 날렸다.
어디서 본 것인지, 제 파티의 테마는 앵그리 버드 (Angry Bird)로 하고 싶다고 해서 파티 용품을 파는 곳으로 가서 장식 용품 등을 샀고, 생일 당일에 주방에 있던 식탁도 옮기고 천장 이곳 저곳에 장식품 등을 부쳐서 거실을 꾸몄다.
다행, 초대한 친구들이 많이 왔고, 집에서 신나게 놀다가 점심은 피자로 먹였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스포츠퓨전으로는 밴에 모두 태워 갔고, 애들은 신나게 노는 듯 보였다.
사실 생일 파티를 준비하면서, "이렇게 까지 해야겠냐?"며 핀잔을 주기도 했는데, 생각해 보면 친구들과 저렇게 잘 어울리는 모습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이다. 무엇보다 크게 아프지 않고, 긍정적이며, 애들과 활기차게 놀 수 있는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도 부모로서 더 큰 파티를 해 줄만 할 정도이기도 하다.
이제 16살, 20살 파티도 할 때가 올터인데, 그때도 아마 이때 가졌던 비슷한 생각을 하겠지... "처음 엄마 배에서 나왔을 때 모습이 아직도 선명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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