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음악을 포함한 예술 전반에 문외한이면서, 큰 관심도 (아직) 없다. 예술을 통해서 큰 희열을 느낀다는 사람, 피카소나 다른 유명한 예술가의 작품을 보면서 경외감을 표현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놀라움을 느낄 정도니, 누군가 나의 예술성 내지는 예술에 대한 태도를 측정한다면 하위권에 포함될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내가 약간의 흥미 (내지는 관심)을 보이는 것이 있다면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보다 더 예술에 대해 무식하던 10여년 전즈음에 아내의 손에 이끌려 런던 한복판에 있는 극장에서 "오페라의 유령 (Phantom of the Opera)" 뮤지컬을 본 것이 계기였다. 뮤지컬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르던 나는 그 뮤지컬을 보고 크게 감동을 받았다. 물론, 배우들이 하는 그 영어 대화는 못알아 듣는 것이 더 많았지만, 배우들의 그 열창, 무대 설치를 활용하는 그 창의력은 내 눈을 휘둥그레 하기에 충분했다. 그 후로 많지는 않지만 몇몇 뮤지컬을 더 보게 되었는데, 모두 아내가 가자는 권유에서 였지만, 오페라의 유령 이후로는 선뜻 따라 나서게 되었다. 특히, 레미제라블과 같은 뮤지컬은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더 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지금도 차를 타고 다니면서 그 음악을 듣고 있을 정도다.
<Phantom of the Opera>
<Les Miserables>
작년에 뉴욕에 잠깐 갔을 때는 아이들과 메리포핀스 (Mary Poppins)와 빌리 엘리엇 (Billy Elliot)을 봤는데, 애들도 무대에서 영화와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 놀라워하는 것 같았다.
얼마 전에 세인트루이스 다운타운에 있는 팍스 극장 (Fox Theater)에서 하는 "라이언 킹 (The Lion Kin)"을 애들과 함께 봤다. (8. 21)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저렴한 티켓을 판매하는 것이 있어서 이미 몇달 전에 예매를 해 두었던 것이 있었는데, 애들을 데리고 가서 관람한 것이다. 이곳에서 4년을 넘게 살았는데, 한번도 들어 가 보지 못한 극장이었다. 그러다가 이렇게 좋은 계기가 있어서 보게 되었는데,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컬이니만큼, 그 명성을 실감할 수 있는 계기였다. 저렴했기에 무대에서부터는 꽤 멀었고, 그래서 배우들의 표정이나 몸동작을 생생하게 보는데는 한계가 있었지만, 그래도 배우의 터질듯한 목소리와 화려한 군무를 감상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지금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는 상설팀이 계속 공연하고 있고, 티켓팅할 때 직원에게 물어 보니, 미국 전역과 전 세계를 순회하는 팀이 따로 있다고 한다. 배우들의 노래와 무대 효과는 역시 놀라웠고, 애들이 특히 좋아했다. 8시 반에 시작해서 거의 11시가 다 되어서 끝났기에, 혜빈이는 후반부에 잠들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얼마나 신기해 하는지 모른다.
10월부터 레미제라블도 이곳에서 공연을 한다고 하는데, 다시 볼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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