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s

Superfreakonomics

남궁Namgung 2009. 11. 6. 11:05

 

 

"괴짜경제학 (Freakonomics)"이라는 책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읽힌 책이다.

 

미국에서 꽤 유명한 경제학자인 스티븐 레빗 교수가 언론인인 스테펜 더브너라는 사람과 같이 지은 책인데, 사람의 행태를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기술하는데다가,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소재를 골라서 제시하기 때문에 읽기에도 부담이 없다. 

 

일전에 이 "Freakonomics"를 읽을 때는 스티븐 레빗 교수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그저 책에 범죄에 관련된 내용 (예컨대, 낙태와 범죄율과의 관계, 마약거래상들의 소득 등)이 적지 않아, '경제학자이면서 범죄에도 관심이 많은가 보다' 하는 정도의 생각만 가졌었는데, 이번 학기와 지난 방학 때 이런 저런 저널 자료를 읽으면서 범죄 문제를 아주 심도있게 연구하는 경제학자임을 알게 되었다. 특히, 일반 범죄학자들이 잘 생각하지 않는 측면에서 자신의 주장과 논리를 제시하기 때문에 범죄학계 내에서도 꽤 똑똑하고 참신하게 생각하고 있는 학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번에 읽은 책을 그 책의 후속편이다. 그래서 이름도 "Super"자만 앞에 집어 넣어 "Superfreakonomics"라고 지었다. 책이 발간된지 며칠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우리나라에는 번역되어 발간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제목을 어찌 번역할지 무척 궁금하

다... 혹시 "수퍼 괴짜경제학"?

 

 

 

 


 

이 책에서도 전편과 마찬가지로 아주 흥미로운 주제가 다양하다. 각 분야 (경제, 범죄, 환경 등)의 전문가들이 저술한 저널 자료 등을 쉽게 옮겨 놓았고, 저자들이 직접 연구한 자료도 일반인이 접근하기 쉽게 풀어 놓았다. 이번에도 역시, 매춘이나 테러리스트의 금융거래 등 범죄와 관련한 내용도 싣고 있다. 특히, 알 고어 전 부통령이 하고 있는 환경문제에 대한 접근법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면서, 다른 과학자들이 그 보다 훨씬 더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 효과적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것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점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들어 왔던 것은 "bystander effect"으로 알려진 내용이 사실과는 크게 다르게 알려졌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부분이었다. 범죄를 조금이라고 공부한 사람들이라면, 아니 그렇지 않더라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많이 알려진 내용인데, 바로 1964년 3월 뉴욕의 퀸즈에서 새벽에 발생한 사건이다.

 

키티 제노비스 (Kitty Genovese)라는 여성이 밤에 귀가하던 중, 노상에서 칼로 찌르고 성폭행을 한 후, 다시 칼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었다. 어찌 보면 평범(?)할 수 있는 사건이 유명해 진 이유는, 사건 현장 바로 앞이 10층짜리 아파트 건물이었고, 이 사건을 처음 전한 뉴스기사는 당시 사건이 전개되던 30여분 동안 38명의 주민이 사건을 목격했음에도 아무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고, 그 피해여성이 살해된 후에야 한 목격자가 전화를 했다는, 지금 발생했어도 "세상 무섭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사건이다.

 

짐작할 수 있는대로, 이 사건이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게 되고, 후에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해석을 내 놓았다. 경찰에서는 세상이 다른 사람들이 범죄 피해자가 되는데 사람들이 그저 쳐다 보고 있을 정도로 세상이 무서워졌다는 표면적인 해석을 내 놓았고, 다른 심리학자들은 한 두사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목격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 신고하는 것을 미루거나, 다른 사람들이 신고할 것이라고 짐작하기 때문이라는 "참신한" 해석도 내 놓았다.

 

그래서 이 사건을 두고 "bystander effect (방관자 효과 정도로 해석되려나)"라는 이름이 붙여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 사건 자체의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의문을 제시한다. 당시 그 아파트에 살았던 사람이 최근에 같은 사건을 연구한 자료를 토대로, 크게 과장되어 보도되었을 수 있다는 점을 주장하는 것이다. 38명의 목격자가 있었다는 점도 확실치 않고, 사건이 보도된 것도 발생 이틀 후였으며, 당시의 시간이나 장소 등을 고려하면 그렇게 많은 목격자들이 그 사건을 확실하게 보기 어려웠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한다.

(관련 사이트: http://kewgardenshistory.com/ss-nytimes-3.html)

 

어떤 것이 실체 진실일지는 모르겠으나, 책의 주장도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

 

그리고 만약 스티븐 레빗이 제시하는 의문이 사실이라면, 즉, 실제 그런 사실이 없었다면, 우리는 있지도 않았던 사실에 대해, 한 기자가 확대 제시한 기사에 의해 크게 놀라고, 공분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여 "과연 왜 그런 일이 발생하는지" 연구하게 되는 사회적 낭비를 한 셈이된다. 그리고, 그 기자의 무책임과 비도덕성에 다시 흥분하게 된다.

 

하지만, 스티븐 레빗도 자신들의 주장이 100% 확실하다고 강하게 주장하지는 않는다. (나같은 독자들은 저자의 주장에 크게 공감하고, 허위의 사실에 속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실과 주장과, 논리와 증거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시하고, 질문하고, 사실관계를 조합하는 노력들이 바로 사회 발전의 척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읽은 후에 다 잊더라도) 책을 읽으면서 "아... 이런 것도 있구나" 하면서 지식을 계속 흡수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는 "뿌듯함"을 갖게 한다. 또한 단순한 지식 뿐 아니라, "아... 이런 측면에서 해석하고 연구할 수도 있구나..." 하는 방법론적인 측면에서의 영리함에 부러워지기도 한다.

 

어렵지 않은 영어로 쓰여 있어서, 읽는 속도도 느리지 않아 책장을 쉽게 덮을 수 있다. 덮은지 얼마 안되어 많이 잊었지만, 정말 뿌듯하다...

 


 

통계학 수업을 들으면서, 꼭 통계학이 아니더라도 다른 범죄학 관련수업을 들으면서 정말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제시되는 수치들에 고개를 갸우뚱 거린 적이 많다. "A지역에 사는 연수입이 얼마 정도 되는, 20대 흑인의 경우 범죄 가해자 내지 피해자가 될 확률은 같은 조건이 백인보다 얼마나 높다"는 식의 방법은 아주 단순한 한 예에 지날 정도다.

 

"도대체 이런 식의 수치가 실제 범죄의 원인이나 대책을 연구하면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회의를 많이 가졌었다. 그런데, 이 책의 도입부에서 그에 대한 "답 비스무리(?)"를 제시하고 있다.

 

These objections are good and true. But while there are exceptions to every rule, it’s also good to know the rule. In a complex world where people can be atypical in an infinite number of ways, there is great value in discovering the baseline. And knowing what happens on average is a good place to start. By so doing, we insulate ourselves from the tendency to build our thinking – our daily decisions, our laws, our governance – on exceptions and anomalies rather than on reality. (15)

즉, "rule"을 알고 있다는 것이 어떤 현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것, 평균적인 것, 혹은 베이스라인을 이해하는 것은, 어떤 질문의 답을 찾는데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즉, 세인트루이스 북쪽 지역의 월수입 1000불을 받는 흑인 미혼 남성의 평균 폭행범죄율을 찾아 낸다고 해서, 그 지역의 같은 조건을 갖고 있는 흑인남성이 모두 그 같은 범죄를 그 만큼 저지른 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사실은 더 깊은 연구를 하는데 있어서 아주 좋은 출발점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경제학자가 저술한 책이니 만큼, 숫자가 꽤 등장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혀 부담될 정도는 아니고, 이 사람의 글쓰기 방법, 혹은 논를 펼치는 방법을 잘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저자들의 뉴욕타임스 블로그

http://freakonomics.blogs.nytimes.com/ 


 In his Nobel address, Becker suggested that the economic approach is not a subject matter, nor is it a mathematical means of explaining “the economy.” Rather, it is a decision to examine the world a bit differently. It is a systematic means of describing how people make decisions and how they change their minds; how they choose someone to love and marry, someone perhaps to hate and even kill; whether, coming upon a pile of money, they will steal from it, leave it alone, or even add to it; why they may fear one thing and yearn for something only slightly different; why they’ll punish one sort of behavior while rewarding a similar one.

How do economists describe such decisions? It usually begins by accumulating data, great gobs of it, which may have been generated on purpose or perhaps left behind by accident. A good set of data can go a long way toward describing human behavior as long as the proper questions are asked of it. Our job in this book is to come up with such questions. This will allow us to describe, for instance, how the typical oncologist or terrorist or college student behaves in a given situation, and why.

Some people may feel uneasy about reducing the vagaries of human behavior to cold numerical probabilities. Who among us wants to describe ourselves as “typical”? If, for instance, you added up all the women and men on the planet, you would find that, on average, the typical adult human being has one breast and one testicle – and yet how many people fit that description? If your loved one was killed in a drunk-driving accident, what comfort is there in knowing that walking drunk is more dangerous? If you are the young Indian bride who is brutalized by her husband, what cheer can be had from learning that cable TV has empowered the typical Indian bride? (13-14)

. . .

So despite its shortcomings, thinking in terms of the typical does have its advantages. (15) . . . Some people may argue that statistics can be made to say anything, to defend indefensible causes or tell pet lies. But the economic approach aims for the opposite: to address a given topic with neither fear nor favor, letting numbers speak the truth.

The economic approach isn’t meant to describe the world as any one of us might want it to be, or fear that it is, or pray that it becomes – but rather to explain what it actually is. Most of us want to fix or change the world in some fashion. But to change the world, you first have to understand it. (16)

Mastery arrives through what Ericsson calls “deliberate practice.” this entails more than simply playing a C-minor scale a hundred times or hitting tennis serves until your shoulder pops out of its socket. Deliberate practice has three key components: setting specific goals; obtaining immediate feedback; and concentrating as much on technique as on outcome. (61)

The people who become excellent at a given thing aren’t necessarily the same ones who seemed to be “gifted” at a young age. This suggests that when it comes to choosing a life path, people should do what they love – yes, your nana told you this too – because if you don’t love what you’re doing, you are unlikely to work hard enough to get very good at it. (61)

. . . there is a stark difference in crime trends between cities that got TV early and those that got it late. (103) Why did TV have this dramatic effect? Our data offer no firm answers. The effect is largest for children who had extra TV exposure from birth to age four. (104)

. . . Semmelweis’s solution – sprinkling a bit of chloride of lime in the doctors’ hand-wash – was remarkably simple and remarkably cheap. In a prosperous world, simple and cheap fixes sometimes get a bad rap; we are here to defend them. (140)

In economics, as in life, you’ll never find the answer to a question unless you’re willing to ask it, as silly as it may seem. (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