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St.Louis) 정착기

12410 Impact Drive

남궁Namgung 2009. 7. 25. 12:16

이사를 마치고 묵은 피로를 푸는데 3-4일은 걸렸던 듯 하다. 거기에다 이번 주에는 유빈이를 계속 교회에 데려다 주고 나는 학교에 나가서 잠시 일을, 아내는 그 교회 프로그램에 자원봉사로 일을 하느라 서로 개운히 피로를 풀지는 못했다.

 

그래서 오후 서너시 정도가 되면 의례 피로회복 박카스와 같은 효과가 있는 낮잠을 자곤 했다. 어제부터는 그래도 좀 정도가 나아짐이 느껴지는 것을 보니 피곤이 많이 풀린 듯 하긴 하다. (그래도 오늘 오후에도 박카스 낮잠을 잤지만...)

 

이삿짐 나르느라 아무래도 힘들기는 했지만 와서 보니 이사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다. 우선, 약간의 돈을 더 주는 대신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졌고, 우리 가족만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아파트에 살다보면 층간 소음 등 이웃에 줄 수 있는 피해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데, 하우스로 옮긴 후로는 그런 걱정이 거의 없어졌다. 또 앞뜰과 뒷뜰이 있어서 (아직 많이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심리적으로도 확트인 느낌이다.

 

나도 그렇지만, 특히 유빈이가 신났다. 평소에 잘 타지도 않던 자전거를 질질 끌고 다니고, 집 앞과 뒤에 나 있는 수도꼭지를 틀어 물놀이를 하느라 하루가 바쁘다. 지하에 내려갔다가, 거실에 있다가, 밖에 나가고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일일히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다.

 

나도 뒷뜰에 나가 밖을 쳐다 보면 시원한 느낌을 갖는다. 뒷뜰 일부를 "개간"해서 텃밭을 꾸며 상추며 깻잎, 고추 등을 기르고, 가정 경제에도 큰 기여를 하고자 하는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지만 잘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아직 집 앞에 꽃도 걸고, 구석구석 거미줄도 없애는 일도 남았다. 가끔 잔디도 깎아야 하고, 가을이 되면 저 울창한 나무에서 떨어질 가공할 만한 낙엽을 보면서 한숨 지을지도 모른다. 겨울이 되면 눈도 치워야 하고... 그래도 아직까지는 저 애들 표정처럼 나도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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