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에는 통계학 수업이 있다. 다른 박사과정생들은 이미 학부나 석사과정때 모두 이수했기 때문에 듣는 애들이 없는데, 나는 통계라는 것을 고등학교 때 수학 정석에서 본 것 외에는 한 적이 없어서 이번에 선택해서 듣는다. 또, 통계학 수업은 박사과정 코스웍의 필수과목이기도 해서 어차피 수강해야 하는 것이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듣고 있다. 수학을 잘 하지 못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숫자에는 약하지만 여러 저널들을 읽을 때면 항상 통계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곤 했었다.
다행 통계학 수업 교과서는 책 한권이다. 그래도 새 책은 120불 정도이고, 인터넷으로 중고책을 알아 봤더니 60불이 좀 넘는 것이 있기에 학기 시작하기 전에 그 책을 주문해 놨다. 그런데, 그 책이 아직도 도착하지 않고 있다. 보름 가까이 되어 가는 것 같은데... 수업은 오늘이고, 오늘까지 읽어 오라는 분량이 120여 페이지나 되는데... 도서관에도 책이 없고, 난감하다.
그러던 중... 어제부터 이곳 날씨가 좋지 않다. 눈이 꽤 왔고, 기온도 많이 떨어져서 (영하 8도 전후) 내린 눈으로 인해 교통 상황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어제 저녁 일찌감치 유빈이네 학교는 오늘 Snow Day로 문은 닫는다는 "일제전화"가 왔었다. 그래서 어제 저녁부터 내심 눈이 계속 내려 수업 하지 마라...고 얼마나 기도했던가...
그런데, 기도의 응답이 없다. 오전부터 계속 이메일을 확인했는데도, 아무 소식이 없다. 그래서 아침 좀 늦게 학교로 왔다. 오는 길을 보니 동네 길은 물론이고, 고속도로의 눈도 잘 녹지 않고, 치워지지 않아서 꽤 위험할 정도였다. 거기다가 진눈깨비 같이 계속 뭔가가 내리고 있어, 아마도 더 위험해 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겨울 학기 시작 전에, 겨울에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은 주간 혹은 야간 수업들을 하지 않을 수 있고, 그럴 경우 학교 홈페이지와 학생들 이메일로 연락을 해 준다는 안내문을 받았었다.
'아니, 이 정도 날씨에도 문을 안 닫어?'
학생은 어쩔 수 없이 학생이다. 어떤 핑계로든 수업을 안하기만 하면 절대 행복한, 그 안쓰러운 신분!
그런데, 좀 전에 이메일을 확인했더니... 이게 무슨 굿 뉴스인가! 오늘 오후 세시에 학교가 문을 닫는단다. 기도의 응답이 왔고(^^), 그 안쓰러운 신분을 가여이 여기셨다. (누가?)
아무튼, 학교 홈페이지도 확인을 해 보니, 대문에 큼직하게 써 놨다.
다행이다. 만약 수업 날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얼마나 애통해 했겠는가...
또한 다행인것은, 그 주문한 책이 그래도 다음 주까지는 오겠고...
아직도 진눈깨비 같은 것이 계속 오고 있는 것 같은데, 얼른 가방 싸서 집으로 가야겠다. 길은 좋지 않지만, 마음은 아주 행복해 하면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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