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은 돌고 돈다지만 인터넷의 유행은 너무나 빨라서, 한 사이트에서 진득하게 뭔가를 하려다가도 그 놈의 유행이나 회사 사정때문에 이곳 저곳으로 옮길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나도 두어번 그랬었다. 인터넷 초창기에, 지금은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도 없을 채널아이(Channel i)라는 곳에 집을 마련했다가 회사가 망했고, 그 이후에 좀 괜찮다 싶은 네띠앙(netian)이라는 회사에 이사해서 꽤 많은 자료와 정보, 사진 등을 올렸었는데, 그 회사도 망했다. 상당 자료를 복구하기는 했지만, 없어진 자료도 꽤 된다.
싸이월드에서도 끄적거리기는 했었는데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바쁘기도 했고, 올릴 내용도 별로 없었고, 또 (그 회사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이 회사도 망하지 않을까 하는, 경험에 의한 전망을 하기도 했었다. 아직 망하지는 않았지만 한때 대단한 유행과 비교하면 지금은 많이 풀이 죽은 상태가 아닌가 싶다. 하긴, 우리 어렸을때(!) 아이러브스쿨이라는 사이트가 얼마나 유명했었나... 그 사이트를 지금 들어가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니, 그 사이트가 있기나 하려나...
사이월드에 몇몇 사진들이 있어, 이곳으로 옮기려다가 유빈이가 처음 태어났을때 병원에서 찼던 팔찌 사진을 발견했다. 잘 정리 못하는 편이라 그것은 분명 잃어 버릴듯하여 사진이라도 찍어 놓았었다. 아... 지금 그 병원 이름은 가물가물한데... 아마도 Royal Devon and Cornwall Hospital이 아니었나 싶다. 아내와는 농담(!)처럼, 첫째는 영국, 둘째는 한국, 셋째는 미국서 낳자고도 했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그리고, 유빈이의 첫 돌도 영국 엑시터에서 맞이했다. 그때 어머니와 장모님이 모두 와 계셨었는데, 그나마 옷을 입히고 사진을 남기기는 했다.
그러고 보니, 좀 지난 얘기지만 지난 연말 (12월 30일)은 유빈이의 6돌이 되는 생일이었다. 학교에서 미리 생일파티를 했었지만 (그래서는 제 생일은 이미 지난 줄 안다!), 막상 "진짜" 생일날이 되었는데, 이곳에 나와 있어서 어머니나 장모님 등 가족과 같이 축하하는 기회가 이번에는 없어 와이프는 무척 서운했었나 보다.
그래서 그 이전부터 계획했었던 영화를 봤었다. "The Tale of Despereaux" 라는 생쥐 영화였는데, 보기 전부터 어른이 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주저 없이 이 영화로 결정했었다.
다행, 가족 혹은 어린이를 위한 영화라 쉬운 영어로 말해서 이해하기도 쉬었고, 내용이나 화면, 사운드 등등도 괜찮아 후회되지 않는 영화였다. 중간에 무섭다고 유빈이가 나가자고 잠깐 조르기는 했었는데, 다 끝나고서는 저도 재밌었다고 한다.
(** 하지만 일전에 봤던 영화 "라따뚜이"에는 한참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아... 그 영화는 유빈이 보여 주려고 우연찮게 봤는데, 정말 재밌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