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빈이 사는 법

공짜가 아니었다!

남궁Namgung 2008. 8. 22. 01:38

 

학기가 시작되었다.  나의 새학기도 시작되었고, 유빈이의 유치원 학기도 동시에 시작되었다.

 

나의 학기도 만만치 않게 시작되고 있지만, 남궁유빈의 학기는 그야말로, 말그대로 눈물겹게 시작되었고, 지금도 눈물겹다.

 

유빈의 유치원(킨더가튼, 혀를 좀 굴리면 킨더가..른, 줄여서는 킨더라고 부르고 있다)은 글렌리지 초등학교와 붙어있다.  우리의 병설유치원식이 아닌가 싶다. 공립유치원이고, 만 5세에서 6세까지 다니고 있다. 학기초의 간단한 준비물과 점심 식사 외에는 모두 무료이고, 도시락을 싸가면 밥값도 낼 필요없다.

 

우리 집에서는 걸어서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아주 가까이 있고, 학교 건물이나, 내부 시설 등은 아주 좋다. 무엇보다 교사들의 열의와 전문성은 잠깐만 지켜봐도 알 수 있다.

 

문제는...

 

 

유빈이가 유치원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침에 데려다 주면 엄마, 아빠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떨어져서 교실에 들어가서도 계속 울곤한다. 첫날에 그러기에 둘째날(그래봐야 엊그제)은 나와 와이프가 교실에 잠깐 같이 있다가 나왔는데, 엄마 아빠가 교실에서 빠져 나가면 다시 울고, 제 엄마를 찾곤 했단다. 어제는 좀 더 심해서, 제 엄마가 교실에 잠깐 있다가 집으로 돌아 왔는데 엄마를 찾아 학교 건물을 돌아 다녔다고 하니...

 

오늘 아침에도 데려다 주었는데, 들어가기 전부터 나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학교 건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엉엉 울어대는 모습을 보니, 참...

 

그런 모습을 보고 안쓰러웠는지, 한 (미쿡) 아줌마가 와서 자기 애들도 그랬는데, 괜찮을 것이라며 이미 다 알고 있는 학교 교사와 다른 직원들을 소개 시켜 주고, 이런 저런 위로의 말을 해주기도 했다.

 

 

학교 담임 선생님도 그렇고, 다른 직원분들도 시간이 좀 걸릴 것이지만 잘 적응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웬만한 일들은 시간이 다 해결해 준다고 하고, 실제 나도 그런 경험이 많다. 하지만 시간을 그냥 흘려 보낸다고 해결 되는 것이 아니고, 그 보내는 시간에서 힘든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해결되는 것이리라. 유빈이도 분명 시간이 지나면 그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만, 시간이 나서서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며칠째 거치고 있는 저런 눈물겨운 과정이 있기 때문에 해결될 것이다.

 

미국으로 오면서 유빈이가 영어를 배우기 참 좋은 나이라서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나도 내 공부와 함께 유빈이의 외국어 습득이나 외국 문화 체득 등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 주는 것이 큰 목표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그런 경험들, 특히 여기 외국아이들과 어울리고, 함께 말하고 놀고 하는 특별한 경험들은 그냥 공짜로 되어 지는 것이 아니었다.

 

어제, 그제, 그리고 오늘 아침과 같은 낯설고 어려운 경험들이 바탕되어 또 다른 학습과 배움으로 이끌 것이다.

 

사실은 나도 아빠로서, 울며 학교로 '끌려 들어가는' 유빈이를 보면서 또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군대에 가는 아들을 보는 엄마들의 심정이 이것과 약간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과장된 생각되 해보게 되고...

 

'유빈이 사는 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산적인 가을 나들이  (0) 2008.09.14
유빈, 신문 1면에 등장!  (0) 2008.08.28
공짜였다!  (0) 2008.08.11
유빈이 최근...  (0) 2008.07.18
예전 자료를 찾았스...  (0) 2008.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