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빈이 사는 법

수상!

남궁Namgung 2014. 10. 31. 06:06

얼마 전에 혜빈이 학교 담임 선생님이 이메일을 보냈다. 혜빈이가 학교에서 상장을 받게 되었는데, 올수 있으면 알려 달라는 얘기였다. 오게 된다면 혜빈이 몰래 오면 더 깜짝 놀 수 있다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이메일을 받는 사람들이 모두 나열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나에게만 보낸 것 같지는 않았고, 학급 행사나 학년 행사 중에 뭔가 이벤트를 만들어서 애들을 기쁘게 해 주려는 것인가 보다라는 생각 정도만 했다. 


당일 (10. 24. 2014) 학교에 가서야 3, 4, 5학년이 강당에 모두 모여 세학기 (trimester)로 나눠진 1년 중 첫번째 학기가 끝남을 기념하는 행사임을 알게 되었다. 그간 찍어 놓은 사진도 보여주면서 각 학년과 학급에서 학업이나 태도 등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증서를 나눠주며 격려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내게 이메일을 보냈듯이 학생들에게도 미리 알려 주지 않았던 모양이다. 


혜빈이도 반 친구들과 줄 서서 들어 온 후 나중에서야 나와 아내가 강당 뒤쪽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손을 흔든다. 이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는 이런 행사가 없었는데, 이 동네로 이사 온 후 경험하는 새로운 일이었다. 이전에도 학년을 마무리 할때는 잘하는 애들에게 상이나 다른 식으로 격려하는 일이 없기에 이곳 학교에서는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기 위해 그런 행사를 하지 않는가 보다 생각했는데 이 학교는 또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혹은 이전에는 애들이 상 받을 일이 없어서 초대 받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어쨋든, 자식 상 받아 기분 나쁜 부모 어디 있을까. (그런 면에서 어릴 적 나는 효도 참 많이 했다. ㅎㅎ) 혜빈이도 몇명 받지 않는 행사에서 제가 받았다고 몹시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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