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분명 저물고 있다. 주말이면 앞뜰 뒤뜰에 수북히 쌓인 낙엽을 보며 다시 한숨 짓고 있다. 세월이 빨리 흘러가는 것에 대한 탄식이 아니라, 그 많은 것들을 긁어 모아 담아서 내 놓아야 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로 벌써 3년째 이렇게 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서 내가 나이 드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낙엽 긁다가 힘이 빠져서 나이 들어 보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볼 정도다.
엊그제는 날씨도 괜찮고, 오랜만에 애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No School이라고 하기에 자주 왔었던 크리브 코어 호숫가로 산책을 나갔었다 (11. 2). 아내 말대로 좀 더 일찍 나왔으면 알록달록하게 물든 단풍들을 더 만끽할만한 분위기가 되었었을텐데, 잎들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래도 아직 남아 있는 단풍들도 적지 않아, 사진을 찍어 집에 와서 보니 확실히 배경으로 보이는 빛깔이 예전의 사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유빈이는 자전거를 타고, 아내와 나, 혜빈이는 짧은 거리를 느긋하게 걸었다. 얘네들 학교는 노스쿨이었지만 평일인지라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여유롭게 바람쐬고 왔다.
이렇게 또 한 해가 가고 있다. 이제 곧 추수감사절로 시끌벅적 할 것이고, 눈 소식이 있을 것이고, 또 연말이라 어수선한 분위기가 되겠지... 이렇게 2012년도 금새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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