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비가 오더니 오늘은 그야 말로 가을날이다. 일기예보를 봐도 당분간은 화창한 날이 이어진다고 하니 늦었지만 저물어 가는 가을을 만끽할 여유가 좀 있겠다.
여유?
앞뜰 낙엽을 치웠으니 이런 말이 나온다. 일단은 계속 내리를 비로 치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더구나 주중에는 저녁이나 밤에 돌아 오기 때문에 날이 좋아도 낙엽을 치울수가 없었다. 그래서 앞뜰, 옆뜰에는 그야 말로 숲길에 발목까지 차게 낙엽에 쌓였었다. 그렇다고 어떻게 할 도리도 없었고...
오늘 치우리라 작심을 하고는 있었는데, 늦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옆집 할머니와 옆집 아줌마가 벌써 자기네 뜰을 치우기를 마무리 하고 있다. 나가 보면 경계가 어딘지 명확히 알 수 있다. 낙엽이 치워진 부분과 남아 있는 부분을 보면 나의 작업 범위를 알 수 있다.
그래서 장장 두시간 가까이를 치웠다. 처음 시작하면서는 "어찌 치울 수 있을까" 막막했었는데 그래도 하다 보니 어느 정도 한 표는 난다. 그래도 옆뜰과 뒷뜰은 손도 못댔다. 그것까지 다 끝내면 병이 날듯 싶어...
가을이 좋은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저 낙엽 빛깔이 아닐까 싶다. 일을 끝내고 나무들을 찍어 봤는데, 그간 계속 온 비 때문에 많이 졌지만 (그래서 한꺼번에 일을 끝낼 수 있어서 좋지만), 그래도 낙엽들이 꽤 많이 이쁜 빛으로 달려 있다.
사방을 둘러 봐도 "정말 빛깔 곱다"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아, 힘들다"는 말도 절로 나오고...
(* 작업 전과 작업 후의 사진을 찍었어야는데, 급한 마음에 시작하는 바램에 출하량(?)을 증명할 수 있는 종이봉투만 찍어 놨다. 아마, 내일 하게 되면 저것 정도의 분량이 또 나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