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e News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
남궁Namgung
2002. 12. 15. 20:20
오늘은 여기에 와서 생활하면서, 대화를 하면서 혹은 들으면서 느낀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에 대한 글을 쓰고자 합니다. 물론 제가 직접 듣고 느낀 것일 뿐 어떤 학문적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님을 우선 말씀드립니다.
영국으로 오기 전에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국식 영어가 녹음된 테이프를 빌리거나 사서 들어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발음이 정확히 녹음된 테이프여서인지 사실 그리 두 영어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만약 그때 영국 영화 (센스앤센서빌러티나 노팅힐 등)를 한편이라도 보았었더라면 생각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학교에서 배운 간단한 차이, 예컨데 영국에서는 -sation 으로 단어가 끝나고 미국식으로는 -zation으로 스펠링을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여기에 와서 생활을 하다 보니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는 그 차이가, 특히 발음하는 부분에 있어서, 대단히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고생을 많이 했고, 지금도 솔직히 텔레비젼을 보거나 영국 영화를 보아도 못알아 듣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온지 얼마 되지 않아 한번은 아내와 빵 가게를 가서 빵을 고른 적이 있습니다. 고른 빵도 처음 보는 것으로 단순히 외관만을 보고 고른 것이었는데, 종업원인 아가씨가 빵을 접시에 담고는 저한테 한마디, 딱 한마디 하는데 도저히 알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몇번을 못알아 듣는 시늉을 내었더니 'Make it warm?' 하는 것입니다. 그러고 생각해 보니 저에게 한 말은 'hot?', 즉 따뜻하게 데워주느냐고 묻는 것이었는데, 그 발음이 '홋?'이라고 했던 것이었죠. 후에 집에 와서 사전을 찾아 보니 완전한 '오(o)'발음은 아니더라도 'dog'의 오(o)와 같은 발음이 있더라구요. 그때 받은 충격(?)은 저에게 상당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배운대로라면 'dog'을 '닥'이라는 식으로 발음하지 않지만 'hot'은 거의 대부분 '핫'이라고 발음하는 것으로 배웠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 후로는 어떤 발음을 어떻게 하는지 유심히 들어 보았는데, 제가 내린 단순한 결론은 '영국식 발음은 단어에 충실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철자에 있는 단어를 대부분 발음하려는 것이 영국 영어의 특징이라는 것이죠. 말하자면, 학교에서 우리는 water라는 단어를 거의 '워러'에 가깝게 발음하도록 배웁니다. '다음에 또 보자'는 뜻의 'See you later'도 '씨유 레이러'라는 식으로 미국식 영어의 특징은 자음을 많이 죽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그런 -ter, -t 등의 발음은 거의 충실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상당수의 영국인은 그와 같이 이어서 발음하고, 자음을 죽이는 발음을 경시하는 것 같습니다. 전에 대화를 나눴던 한 영국인은 그런 미국식 영어를 rubbish(쓰레기)라고까지 표현하더군요.
그러나 철자를 보면 오히려 미국식 영어가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때도 있습니다. 예컨데, centre, theatre 등은 발음 상으로 따지자면 미국식 영어인 center, theater 등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영어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느냐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 주로 유럽보다는 강대국인 미국과의 교류, 접촉 등이 많은 나라는 미국식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권의 나라들은 영국식 영어를 배우는 것으로 알고 있고, 또한 유럽권 나라에서는 미국보다는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오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면에서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러나 미국이 세계적 유일 강대국이 된 것은 무시할 수 없고, 영국에서의 미국 영향력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 영국의 텔레비젼에서 방영되는 영화의 상당부분은 미국 영화이고, 그런 미국 영화 등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이나 젊은이들의 발음이 미국식으로 조금씩 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비디오 DVD 대여점을 가도 거의 대부분의 영화는 미국에서 제작된 것들입니다. 영국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텔레비젼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Friends(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라는 사실은, 미국적 정서와 문화 언어가 영국 젊은이들에게 쉽게 흡수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영어의 본고장이기는 하나 그들의 영어가 이제는 강대국인 미국의 미디어 지배로 인해 오히려 미국식을 따르는 경우가 있기도 한다는 것이죠.
'영국식 영어가 정통영어이고, 이런 정통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미국의 고위층 자제들이 영국으로 와서 영어를 배우고 있다', '세계적으로 영국식 영어가 인정을 받고 있고, 국제회의에서도 영국식 영어가 인정을 받는다'는 말들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정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인터넷(유학원이나 카페 등)에서 올라온 자료 중에는 미국식 영어를 배우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일부 동남아 외에는 없다는 글도 있었습니다.
두서가 없었지만 제 느낌의 결론을 말하자면, 대부분의 영국인들은 그들의 언어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미국식 영어에도 상당한 포용력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고, 또한 국제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있음에 따라 '정통영어'라고 하는 영국영어의 위상도 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 같은 평범한 외국인이 생각하기에는 미국식 영어를 잘한다, 영국식 영어를 잘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영어를 할 수 있다면 대단한 경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아직도 어려운 영국영어, 오늘도 내일도 어제와 같이 계속 흥미있는 경험을 기대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영국으로 오기 전에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국식 영어가 녹음된 테이프를 빌리거나 사서 들어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발음이 정확히 녹음된 테이프여서인지 사실 그리 두 영어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만약 그때 영국 영화 (센스앤센서빌러티나 노팅힐 등)를 한편이라도 보았었더라면 생각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학교에서 배운 간단한 차이, 예컨데 영국에서는 -sation 으로 단어가 끝나고 미국식으로는 -zation으로 스펠링을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여기에 와서 생활을 하다 보니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는 그 차이가, 특히 발음하는 부분에 있어서, 대단히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고생을 많이 했고, 지금도 솔직히 텔레비젼을 보거나 영국 영화를 보아도 못알아 듣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온지 얼마 되지 않아 한번은 아내와 빵 가게를 가서 빵을 고른 적이 있습니다. 고른 빵도 처음 보는 것으로 단순히 외관만을 보고 고른 것이었는데, 종업원인 아가씨가 빵을 접시에 담고는 저한테 한마디, 딱 한마디 하는데 도저히 알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몇번을 못알아 듣는 시늉을 내었더니 'Make it warm?' 하는 것입니다. 그러고 생각해 보니 저에게 한 말은 'hot?', 즉 따뜻하게 데워주느냐고 묻는 것이었는데, 그 발음이 '홋?'이라고 했던 것이었죠. 후에 집에 와서 사전을 찾아 보니 완전한 '오(o)'발음은 아니더라도 'dog'의 오(o)와 같은 발음이 있더라구요. 그때 받은 충격(?)은 저에게 상당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배운대로라면 'dog'을 '닥'이라는 식으로 발음하지 않지만 'hot'은 거의 대부분 '핫'이라고 발음하는 것으로 배웠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 후로는 어떤 발음을 어떻게 하는지 유심히 들어 보았는데, 제가 내린 단순한 결론은 '영국식 발음은 단어에 충실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철자에 있는 단어를 대부분 발음하려는 것이 영국 영어의 특징이라는 것이죠. 말하자면, 학교에서 우리는 water라는 단어를 거의 '워러'에 가깝게 발음하도록 배웁니다. '다음에 또 보자'는 뜻의 'See you later'도 '씨유 레이러'라는 식으로 미국식 영어의 특징은 자음을 많이 죽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그런 -ter, -t 등의 발음은 거의 충실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상당수의 영국인은 그와 같이 이어서 발음하고, 자음을 죽이는 발음을 경시하는 것 같습니다. 전에 대화를 나눴던 한 영국인은 그런 미국식 영어를 rubbish(쓰레기)라고까지 표현하더군요.
그러나 철자를 보면 오히려 미국식 영어가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때도 있습니다. 예컨데, centre, theatre 등은 발음 상으로 따지자면 미국식 영어인 center, theater 등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영어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느냐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 주로 유럽보다는 강대국인 미국과의 교류, 접촉 등이 많은 나라는 미국식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권의 나라들은 영국식 영어를 배우는 것으로 알고 있고, 또한 유럽권 나라에서는 미국보다는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오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면에서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러나 미국이 세계적 유일 강대국이 된 것은 무시할 수 없고, 영국에서의 미국 영향력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 영국의 텔레비젼에서 방영되는 영화의 상당부분은 미국 영화이고, 그런 미국 영화 등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이나 젊은이들의 발음이 미국식으로 조금씩 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비디오 DVD 대여점을 가도 거의 대부분의 영화는 미국에서 제작된 것들입니다. 영국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텔레비젼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Friends(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라는 사실은, 미국적 정서와 문화 언어가 영국 젊은이들에게 쉽게 흡수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영어의 본고장이기는 하나 그들의 영어가 이제는 강대국인 미국의 미디어 지배로 인해 오히려 미국식을 따르는 경우가 있기도 한다는 것이죠.
'영국식 영어가 정통영어이고, 이런 정통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미국의 고위층 자제들이 영국으로 와서 영어를 배우고 있다', '세계적으로 영국식 영어가 인정을 받고 있고, 국제회의에서도 영국식 영어가 인정을 받는다'는 말들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정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인터넷(유학원이나 카페 등)에서 올라온 자료 중에는 미국식 영어를 배우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일부 동남아 외에는 없다는 글도 있었습니다.
두서가 없었지만 제 느낌의 결론을 말하자면, 대부분의 영국인들은 그들의 언어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미국식 영어에도 상당한 포용력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고, 또한 국제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있음에 따라 '정통영어'라고 하는 영국영어의 위상도 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 같은 평범한 외국인이 생각하기에는 미국식 영어를 잘한다, 영국식 영어를 잘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영어를 할 수 있다면 대단한 경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아직도 어려운 영국영어, 오늘도 내일도 어제와 같이 계속 흥미있는 경험을 기대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