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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인터넷 강국을 위해서...

남궁Namgung 2002. 12. 15. 20:01








진정한 인터넷 강국을 위해서...







우리나라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인구가 1천만명을 넘었다는 기사를 얼마전에 본 기억이 있습니다. 가입자 수만으로는 미국에 이어서 두번째라죠.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인터넷을 직접 이용하면서도 우리나라의 인터넷 열풍은 대단하고, 그 기술 향상의 속도도 무척 빠르다는 것을 실감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우리나라의 인터넷 기술이나 기반시설(피씨방부터 각 아파트에 깔린 전용선 등까지)에 대해서는 놀랍게 생각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처음 영국에 왔을때 대학의 작은 기숙사에서 생활을 했었는데, 방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대학의 각 건물 내마다 컴퓨터 룸이 있어서 거기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였고, 컴퓨터 룸에 가서는 그 시설의 낙후성과 인터넷의 '저속'에 놀란 적이 있습니다.



동영상을 볼 수는 있었지만 우리나라처럼 클릭만 하면 해당 프로그램이 실행되면서 바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컴퓨터 자체도 상당히 오래된, 용량이 '딸리는' 컴퓨터였습니다.



저는 그런 컴퓨터와 인터넷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인터넷 기반시설과 컴퓨터 기술에 대해서 다시 한번 뿌듯함을 느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용선이라고 할 수 있는 Broadband에 대한 광고가 여기 영국에서는 최근에 시작되었고, 대부분의 영국 가정은 현재도 56k 모뎀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그 이용 인구의 숫자도 우리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영국은 우리나라보다 - 최소한 인터넷 관련 분야에서는 - 한참 뒤져 있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지금 기숙사에서 이용하고 있는 학교 내의 인터넷 망도 그리 속도가 빠른 편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 와 있는 텔레비젼이나 라디오 방송 등 미디어 자료 등을 실행시키기는 거의 어렵습니다.



또한 영국의 뉴스나 방송 사이트를 가 보더라도 멀티미디어 자료가 우리나라와 같이 그렇게 많지 않음을 알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도 또한 우리나라가 훨씬 앞서 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수업을 위해서 영국 공공기관 등의 사이트를 계속 보고서는 그와 같은 생각이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하드웨어에서는 훨씬, 월등히 앞서 있을지 몰라도 정작 중요한 소프트웨어쪽을 본다면 그리 안심하며 샴페인만 마시기는 이르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우선 조선일보 이메일 클럽(www.emailclub.net)이라는 곳에서 가입 회원을 상대로 발송한 적이 있는 조선일보 김희섭 기자가 2002. 11. 14. 발송한 이메일 전부를 옮겨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산업부 IT팀의 김희섭 기자입니다. 우리나라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지난달 10일을 기준으로 드디어 10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인구 대비로는 세계 1위, 총 가입자 수로는 미국의 1200만명에 이어 2위입니다. 이만하면 인터넷 강국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만한 수치입니다.



지난 6일 정보통신부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이상철 정통부 장관과 통신회사 관계자, 농촌에서 인터넷을 잘 이용하는 정보화마을 대표 등도 참석했습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인구 100명당 17.16명으로 캐나다의 8.4명, 미국의 4.47명보다 월등히 높은 세계 1위라고 거듭 강조합니다. 네티즌들의 인터넷 이용시간도 월 평균 19시간20분으로 미국보다 2배가 많습니다.



외국의 유명 IT기업 CEO들과 인터뷰를 해봐도 한국의 인터넷 환경에 대해서는 ‘원더풀’을 연발합니다. 처음에는 “자기들 물건 팔아먹으려고 듣기 좋은 소리를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같은 말을 계속 듣다보니 “진짜 그런가보다”하고 여기게 됐습니다.



사실 외국에 나가면 한국처럼 초고속 인터넷을 쓰기 쉬운 나라도 없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거리 곳곳에 널려있는 PC방, 집집마다 보급된 ADSL, 특급호텔에는 인터넷이 기본으로 깔려있고 지하철에서는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으로 확실히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적어도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는 그렇습니다. 조선일보는 최근 초고속 인터넷 1000만명 돌파를 기념하는 특집기사를 신문에 보도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평가하면서 산업적 측면과 사용자 측면에서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들도 제시했습니다. 이 특집기사를 보고 한 직장인이 저에게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제목은 ‘우리나라가 IT강국, 진짜 맞나?’였습니다. 편의상 내용을 요약해서 이메일클럽 회원분들에게 보여드립니다.



“건설회사에 다니는 회사원입니다. Hardware만 갖추면 IT 강국입니까? 솔직히 말해서 정통부가 IT 강국하면서 떠들어대는 모습은 역겹습니다.



실례로 관공서에 간단한 서류 하나 제출하려고 해도 전자서신은 커녕 한물 간 fax로조차도 안 받습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회사로부터 과천 정부청사까지 약 1시간 반 걸려서 손으로 서류를 전달해 줍니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얼어죽을 IT 강국입니까?



Cable 깔고 server 좋은 것 갖다 놓으면 다 되는 줄 알고 있나보죠? 착각하지 마십시요. IT 강국의 면모는 정보의 축적량과 전달 효율에 의해 판가름이 나는 거지 h/w 갖추었다고 판가름 나는게 아닙니다.



제가 알기로는 기사에 통계 자료로 나와있는 캐나다, 스웨덴, 미국 같은 나라는 h/w를 우리보다 더디게 설치하고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보다는 훨씬 더 효과적으로 internet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들은 전자서신으로 안되는 일이 없으니 얼마나 편한지 모릅니다.



제발 우리나라 정부 기관들이여! 우물 안 개구리 짓 좀 그만해라! 이제 21세기도 1년이 지나가는데 아직까지 60,70년대 방식을 고수하고 있으니. 제발 김대중 대통령에게 위의 이야기 같은 것 좀 해주십시오.



당신의 IT 정책 성적표라고. 정말로 자랑스럽다. 눈물이 날 지경이네. 오늘 문서 전달해 주느라 왕복으로 3시간 날렸다. IT 강국 만세!”



어떻습니까? 이 분의 주장에 공감이 가시는지요? 인터넷을 빠르게 쓸 수 있는 하드웨어가 깔려 있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입니다.



이 분은 바로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관공서의 꽉 막힌 민원행정 처리태도에 화를 내고 있는 겁니다. 위에서 아무리 전자정부 시대가 왔다고 떠들어도 일선 공무원들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또 일반적인 이용자들도 인터넷에 접속해서 하는 일은 온라인 게임, 채팅 등 심심풀이성 오락활동이 대부분입니다. 청소년들이 온라인 게임에 중독돼 학교도 가지 않고 PC방에 틀어박혀 사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비(非)업무적 용도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은 하루 근무시간의 절반인 4시간이나 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정부는 ‘전자정부’니 ‘인터넷 강국’이니 하는 화려한 구호나 단순한 통계수치에만 취해 있을 때가 아닙니다. 업무효율을 높이고 국민들이 보다 편리한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인터넷 관련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는 일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김희섭 드림 fireman@chosun.com






어떻습니까. 좀 수긍이 가는 점이 있으신지요?



현재 제가 듣고 있는 수업 중에 영국지방정부연구(Exploring English Local Government)라는 것이 있는데, 그 수업에 도움이 되는 사이트를 둘러 보면 중앙정부기관, 지방정부기관에서 발행하는 많은 보고서나 다른 자료를 찾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pdf 화일로 올라와져 있어서 원래 문서 그대로와 같이 읽을 수 있고, 물론 인쇄를 해서 읽을 수도 있습니다.



각 기관들의 1년을 정리한 annual report 등을 읽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의 감사원에 해당될 수 있는 Audit Commission(www.bestvalueinspections.gov.uk)에서는 각 지방정부에 대한 감사 자료가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것이 그들이 보유한 자료의 일부인지 모두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정보의 양은 정말 대단히 많습니다.



또한 영국지방정부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구독을 희망한 사람들에게 이메일로 전송을 해 주는데(www.info4local.gov.uk), 매일 전송되는 그 이메일에는 매일매일의 자료를 링크해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나 그 기관의 공식 문서를 인터넷을 통해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자료를 인터넷에 게시를 해야 하는 것이 법적으로 명시가 되어 있는지는 확인해 보지 못했지만, 많은 공공기관의 정보가 공개되어 있다는 것은 그들의 행정이 그만큼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지 우리의 몇몇 사이트를 둘러 보았습니다.



제가 지금 영국에서 살고 있는 주(county)는 데본(Devon)이라는 곳으로 이 주의 공식 홈페이지(www.devon.gov.uk)의 디자인 등 외향은 정말 초라하고 보잘 것이 없어 보입니다.



그와 반대로 제가 살고 있었던 대전광역시(www.metro.daejon.kr)의 홈페이지는 정말 보기 좋습니다. 시민들의 자신의 의견을 게시할 수 있고, 시에서는 제기되는 민원을 인터넷으로 접수받아 처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각종 통계와 각 부처에서 하고 있는 일을 일목요연한 메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전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작년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 등을 알기 위한 자료는 찾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대전이 잘 못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체 보고서, 혹은 잘한 일 등에 대한 자체 평가 등에 대한 자료는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법에 의해 규정된 자료는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알려 줄 수 있는지 어떤지 모르겠으나, 일반에게 공개되어 있는 것과 청구해야 공개를 해 주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영국 중앙정부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를 평가했고, 여기 데본 카운티는 'good'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위 홈페이지에 가 보면 그 보고서가 올라 와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자체평가자료, 제출했던 자료, 감사자들의 평가 자료(Corporate Assessement) 등이 모두 올라 와 있습니다.



그러면 대전광역시는 어떨까요. 제가 잘 검색을 못해서 일수도 있습니다만, 가장 상세히 나와 있다는 자료는 대전광역시에서 발행하는 공보문서의 pdf자료 (누가 관심있게 보는지는 모르겠습니다)가 그나마 가장 상세한 자료가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게시된 자료도 시정 일반, 혹은 시민의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한 평가 자료 등은 없습니다. 따라서 대전시정의 외관은 알 수 있어도 그 운영 등 속사정에 대해서는 - 홈페이지 만으로는 - 알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며칠동안 관심있게 우리나라의 여러 정부기관(행자부, 경찰청 등)을 살펴 보았지만 사정은 비슷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우리가 잘하고 있는 부분도 많습니다.



인터넷으로 민원을 제기해서 처리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일부 상세한 정보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무엇인가'는 빠져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위 이메일에서 누군가가 호소했듯이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인터넷을 이용하는가' 일 것입니다.



스크립트 화일이나 다른 고급 프로그램, 사진, 이미지 등을 이용해서 화려한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웹사이트를 방문한 사람들의 방문 목적에 부응하고, 그들의 보유한 정보를 공개하여 행정을 투명히 하고, 민원인이 다시 도서관이나 책, 공무원 개개인에게 '개인적'으로 자료를 부탁하는,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운영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죠.



제가 고작 몇달 살았다고 영국의 편에서 우리나라의 인터넷 운영을 비하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 우리는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이뤘고, 또 잘하고 있는 부분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몇몇 아쉬운 점에 대해서는, 그렇게 좋은 기반(infrastructure)을 묵히지 말고 활용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을 뿐입니다.









** 아래는 제가 둘러 보았던, 유용한 사이트라고 생각되는 공공기관의 웹사이트입니다. 혹 관심있으신 분들은 방문해 보심도 좋을 듯 합니다.








영국 정부 자료를 찾기 유용한 사이트




UK online: http://www.ukonline.gov.uk



Home office : http://www.homeoffice.gov.uk



Office of the Deputy Prime Minister : http://www.odpm.gov.uk



Audit Commission : http://www.bestvalueinspections.gov.uk



Local Government Association : http://www.lga.gov.uk



Information for Local governmnet : http://www.info4local.gov.uk



Police Servic of the UK : http://www.police.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