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현 사는 법

2016년 가을

남궁Namgung 2016. 10. 9. 07:33

한동안 토요일을 낭비해 버리듯 보내는 일이 많았었다. 금요일 저녁 늦게까지 영화나 다른 영상을 보다가 토요일 아침에는 늦게까지 침대에서 빠져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작년경부터 유빈이의 아침 첼로 레슨 시간을 좀 일찍 앞당겼다. 9시에 시작하는 시간으로 바꿨는데, 레슨 선생님 집이 우리 집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져 있어서 집에서 늦어도 8시 반에는 출발해야 했다. 


처음에 몇번 해 보고는 "평일에 출근하느라 일찍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은데, 토요일까지 이렇게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때가 많았지만 지금은 많이 적응이 되었다. 레슨 선생님이 지난 해 동안 이사를 두번이나 하느라 여러 곳으로 옮겨 다니면서 레슨을 받기는 했지만 모두 나의 학교 근처이기 때문에 찾기 어렵지 않았고, 아침 시간으로 옮기니 차가 막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토요일 시간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유빈이를 선생님 집에 내려 놓고 대부분은 근처의 맥도날드나 스타벅스에 가서 내가 할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조용한 시간을 혼자 보내면서 일주일을 정리하기도 하고, 다음 주를 준비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요즘은 혼자 혹은 아내와 함께 공원 산책을 일부러라도 많이 하려고 하고 있다. 어제도 유빈이를 데리러 학교에 갔다가 좀 일찍 도착해서 학교 주위 동네를 크게 한바퀴 걸어서 돌으니 꽤 운동이 되었다. 


오늘도 일부러 산책을 위해서 레슨 선생님 집 근처를 찾아 보니 그 집에서 가까운 곳에 조그만 공원이 있었다. 집에서 나올때 일부러 운동화와 편한 복장으로 하고, 유빈이를 내려 놓은 후에 공원을 몇바퀴 돌았다. 


날씨 좋은 가을날인지라 공원을 걷는 기분이 평소보다 더 상쾌하다. 이렇게 2016년의 가을이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