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Namgung 2014. 12. 17. 06:09



사무실을 옮겼다. (2014. 12. 11.)


일주일의 상당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고 있는데, 작년에 이 학교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사용한 사무실에는 창문이 없었다. ㅠㅠ 학과 교수들의 사무실과 행정 보는 직원이 쓰는 사무실이 모여있는 우리 과는 길쭉하게 자리잡고 있다. 학과문을 들어서서 프론트와 행정직원의 방을 지나 왼쪽으로 몸을 틀면 가운데 복도를 두고 양쪽으로 사무실이 길게 위치해 있다. 이 사무실들 중 오른쪽으로 모두 건물의 바깥쪽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창문이 있고, 왼쪽에 있는 사무실은 창문이 없다. (물론 내 사무실은 왼쪽에 위치한 사무실 중 하나였다.)


거의 대부분 컴퓨터 모니터를 보거나 책을 보면서 일을 하기 때문에 창문에 신경을 쓰는 일이 많지 않았지만, 가끔은 답답한 생각이 들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일부 교수가 방을 옮기면서 (가장 신참인) 내게도 이 창문쪽의 사무실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물론, 학과에 먼저 들어온 연공서열 순으로 학과 방을 정하는 것이 관행처럼 되었는데, 역시 창문이 없는 나의 옆방을 쓰는 여교수가 방을 옮길 생각이 없다고 한다.^^)


수업이 거의 끝나고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을 때 학교 자물쇠 등 보안을 담당하는 부서에 가서 새 사무실의 열쇠를 받아와서 짐을 옮겼다. 짐이 많지 않아 토요일에 유빈이를 데리고 와서 옮겼는데, 내가 사무실을 옮긴다고 저도 신이 나서 일을 돕는다. 




창문쪽으로 위치한 사무실을 전망이 좋은 편이다. 학과가 건물 2층에 위치하고 있고 (2층 건물이기 때문에 가장 높은 곳이다!) 캠퍼스가 덴버 다운타운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다운타운의 경치 중 일부를 내 창문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지금 이 글도 사무실에서 쓰고 있는데, 이전의 사무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편안함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마치 내 오른쪽 창문을 통해 들어 오는 경치를 무료로 사서 걸어 놓은 듯 하고, 저 창문에 보이는 만큼의 더 큰 공간이 내 사유물이 된 듯한 착각도 갖을 수 있다. 


집이건 직장이건 가끔 가구 배치를 옮김으로써 기분 전환을 할 수 있고, 능률을 높일 수 있다고 하던데 약 2주간 이 새로운 공간을 사용해 본 바로는 그런 말이 틀리지 않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벌써 지금 쓰는 이 글도 이전보다 빨리 써지는 것 같다. ^^)


이제 애들을 잘 가르치고 질 좋은 연구 실적만 내면 되는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