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현 사는 법

San Francisco 2014

남궁Namgung 2014. 11. 22. 03:38

San Francisco 2014. 11. 20.


이번에 샌프란시스코로 여행하게 된 여러 이유 중에서 가장 큰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예산 사용"이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이곳의 관공서 (혹은 사기업도 마찬가지일 것)에서도 매년 정해진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다. 1년 전에 이미 책정된 예산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음 해로 이월되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 학과의 학과장도 예산년도의 말이 (6월말) 되어가기 전에 어떻게든 다 사용하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단과대의 경우, 교수 1인당 매년 정해진 예산이 있어 그 예산 한도내에 개인 발전 (professional development)을 위해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이 예산으로 대개의 교수들은 학회 등에 참여하고 있다. 많은 금액은 아닐지라도 하나 혹은 두개의 학회에 참여할 수 있는 여행 경비가 나오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서 올해에도 학회를 참여했다. 


특히, 예전부터 연락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는 선배가 호텔 방을 같이 쓸수 있다고 하니 호텔비도 절감할 수 있어 10월초까지만 해도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올해에도 11월에 개최한 미국 범죄 학회 (American Society of Criminology)에 참여했다. 올해는 특별한 연구 결과물이 없어 그저 참여만 하게 되어 더욱 부담없이 "즐길" 수 있기도 했다. 




미국 범죄 학회는 참여 인원수나 다른 여러 지표를 볼 때 가장 규모가 크고, 이름난(?) 학회다. 올해 학회 자료를 보니, 2014년의 경우 학회에 참여해서 발표하는 사람도 세계 40여개국이 된다고 한다. 학회의 규모가 커서 그런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개최 장소나 앞으로 예정된 장소를 보니 미국의 몇개 도시를 돌아가면서 열리는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도 몇년 전 대학원 시절에 미국 범죄 학회 참여를 위해 왔었다. 


대학 시절에 참여한 것까지 합하면 세번째 온 것인데, 그래서 그런지 더욱 친밀하게 느껴진다. 마치 시골 부여에서 살 때 오랜 만에 대전가는 느낌 비슷했다고 하면 좀 과장일까? ㅎㅎ


선배가 예약한 호텔은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아주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호텔에서 걸어서 1-2분 정도 되는 곳에 큰 쇼핑몰이 있었는데, 이 쇼핑몰 지하에 음식점 (food court)가 있었다. 매일 한번 정도는 이곳에 들른 것 같은데, 특히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일본식 라면집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나는 일본식 라면을 처음 먹어 보는 것 같은데, 일본에 잠시 살기도 했던 선배의 말로는 일본식 라면이 실제 이와 같다고 한다. 



꼭 오랫동안 끓인 곰탕 국물에 국수면발보다 좀 더 굵은 면을 담그고, 메뉴에 따라 소고기 돼지 고기 등을 위에 얹어 놓았다. 이곳에서 세번을 사 먹은 것 같은데, 한번을 제외하고는 내 입맛에 모두 맞는 것들이었다. 미국 한복판에서 일본식 라면이라니...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은 정말 샌프란시스코 같다(!). 거리를 분주히 달리고 있는 버스도 그렇고, 길거리에 꽤 많이 앉아 있는 노숙인들도 그러하며, 가파른 언덕길을 덜컹덜컹 오르는 케이블카 또한 그러한 느낌을 준다. 


안타깝게도 내가 머물던 4박 5일 중 4일에는 잠시 혹은 오랫동안 비가 오거나 구름이 끼었는데, 그런 비협조적인 날씨 또한 크게 밉지 않은 곳이었다. 가족을 모두 등뒤로 나 혼자 여행해서 그런가? ^^



아... 그러고 보니 얼마만에 본 바다였던가... 도로 한복판에 나 있는 철로(?)를 끼고 바다를 바라 볼 수 있는 곳 또한 많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