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준비
눈이 제법 많이 왔다. 날도 추운데다가 눈까지 펑펑 내려서, 혜빈이 말대로 꼭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난다. 작년에 비하면 약간 늦은 첫눈이지만, 늦은만큼 제대로 뿌려 주었다. 다행 애들 학교가 가까워서 통학 시키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다. 나도 전철역까지만 어떻게든 도착하면 학교로 오는데는 문제 없으니 이 또한 다행이다.
눈이 쌓이니 눈싸움을 만들겠다며 둘이 나가서 이것 저것 만져 보던데, 눈이 재질(?)이 잘 뭉쳐지지 않았나 보다. 뒷뜰에서 좀 해보더니 안돼서 그런지 앞뜰로 옮겨 조그만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눈사람이라고 부르기에도 좀 민망할 정도의 작은 것이지만, 그래도 겨울 분위기를 내 주는 또 다른 장식품이 집 앞에 위치한 셈이다.
춥더라도 눈이 좀 내려주면 약간은 포근한 느낌이 든다. 계속 떨어지는 눈발이 마치 조그만 솜뭉치인 듯 보이고, 그것 들이 세상을 계속 감싸고 있다는 생각이드는 경우도 있다. 집 앞에서 동네를 쳐다 보니, 눈과 함께 어울어진 동네 모습이 그럴싸해 보인다. 추운 날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이며, 감사한 일인가를 다시 생각케 된다.
애들을 데리고 잠시 밖에 다녀왔는데, 돌아 오는 길에 이날은 반드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해야 한다고 "전의"를 다짐한다. 이럴때는 둘의 짝짝꿍이 어찌도 잘 맞는지... (2014. 11. 15)
작년에 쓰고 지하에 넣어 두었던 조립형 트리와 장식품을 모두 꺼냈다. 작년에 이미 보았던 것이라 저희들도 익숙해 보이는지 트리를 보면서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지을 수가 없다. 작년에는 진짜 나무를 사서 장식하자고 조르기도 했던 것 같은데,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지 올해는 그런 말이 쏙 들어갔다.
작년에 제대로 차곡차곡 접어서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박스를 뜯어 보니 제각각의 크기가 뒤섞여 있다. 꺼내면서 "이상하다..."고 생각되었는데, 조금씩 조립하면서 그 의문이 풀렸다.
가운데 봉에 꽂아야 할 잔 가지들의 크기가 확연히 차이가 있기에 특별한 매뉴얼이나 별도의 노력없이도 쉽게 조립이 되는 것이었다. 라이트도 따로 넣어 두어서 나무를 만든 후 나무 주위로 두르니 그럴싸 하다. 아내도 집 안이 훨씬 포근해 보인다며 좋아한다.
겨울임을 도장찍는 확실한 상징이 이제 집 안에도 자리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