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Denver) 정착기

Camping Day 2_Rocky Mountain National Park

남궁Namgung 2013. 7. 13. 09:37


밤에 잠자리에 누웠는데, 툭툭하면서 빗방울이 텐트에 부딪히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간헐적으로 툭툭했는데, 좀 있다가 투투두둑 하면서 비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찌 그리 타이밍을 잘 맞췄는지, 늦게 피운 캠프파이어가 자연적으로 다 탈 때까지 앉아 있다가 텐드로 들어 온 것인데, 들어 와서 눕자마자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텐트에 누워 듣는 빗소리가 정말 매력적(?)이다. 어렸을 적 낮잠 잘때 양철 지붕에 떨어지는 소나기 같은 소리라고 할까... 계속 툭툭거리다가 잠시 그쳤고, 그러다가 다시 꽤 비가 오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러다가 잠에 들었나 보다. 




우리가 묵은 캠핑장은 해발 8000여피트, 즉 2,500미터 정도 되는 곳이다. 그러니, 봄이나 가을에 이곳에서 캠핑을 하려면 밤중에 한 겨울 같은 추위를 감내해야 한다고 하는데, 다행 우리는 한여름에 와서 추위를 덜 탔다. ^^


아침에 나와 보니 텐트 위에 송글송글 빗방울리 맺혀 있고... 



텐트 한쪽에는 어제 저녁 내 우리를 괴롭혔던 모기가 아직도 붙어 있다. 이 놈의 모기들은 참으로 특이한 것이, 이날 물려서는 그리 가려운지 몰랐더니 2-3일 지난 어제 오늘 애들과 아내 모두 가렵다며 징징이다... 



아침에 개운한 기분으로 유빈이와 캠핑장을 한번 둘러 봤다. 



야... 저런 개울 같은 개울을 언제 봤던가. 아마도 미국 오기 전 살았던 서구 복수동 초록마을 아파트 앞 유등천 개울이 마지막 아니었나 싶은데... 꼭 어렸을 적 부모님 모임에서 가셨던 야유회에서 보신탕을 끓이던 그런 개울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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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다시 공원길을 차로 한바퀴 돌았다. 이전에 운전했던 반대 방향으로 돌았는데, 캠핑장 (Timber Creek)에서 반대쪽 입구라고 할 수 있는 에스테스 파크 (Estes Park)까지가 약 40마일. 하지만, 길이 꽤나 구불거리고 볼 곳들이 많아 약 2시간 넘게 걸려 반대편까지 갔다. 



계속 운전하다가 사람들이 꽤 많이 차를 멈추고 내리는 곳에서 우리도 하차해봤다. 조그만 트레일이었는데, 약간 오르막을 걸어 보니 커다란 바위가 서 있는 것이 아주 경치가 좋다. 



유빈이가 신나가 들어가 사진을 찍고 다니는데, 별다른 사인이 없어 그대로 놔 두었는데, 아마도 입구 쪽에 산책로에서만 움직이라는 표지판이 있었나 보다. 한 할아버지 할머니 커플께서 우리에게 영어를 할 수 있냐면서 말과 몸짓으로 저 툰드라 (Tundra) 안으로는 들어 갈 수 없다고 한다. 



그 할아버지와는 그렇게 "인연(?)"이 되어서 저렇게 경치 좋은 곳에서 내 소개와, 남북한의 정치 문제 등 다양한 국내외 문제를 얘기 나누고 헤어졌다. 같이 동행하던 할머니는 그 할아버지의 말이 길어지는 듯 싶으니 나를 빨리 보내라며 재촉하는데, 나 같은 센스쟁이는 예의도 바르다. 


"It's a great place to talk about politics!" 하니, 두 분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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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 입구에 들러 쥬니어 레인져 워크북을 마치고 뱃지도 하나 획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