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현 사는 법

Packing, packing, and packing

남궁Namgung 2013. 5. 12. 03:50

이사 준비를 하고 있다. 


며칠 전, 아내와 대화를 하다가 급하게 이사 준비를 하지 말고 천천히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합의에 이르렀고, 이베이에서 이사 박스를 준비한 것이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이사 준비에 들어가게 되었다. 4년 넘게 산 집이고, 이곳 생활이 5년 가까이 되니 그간 살았던 것들을 정리하는 것은 당연 쉽지 않은 일이다. 가구며, 책들이며, 가재 도구 등 집 안을 한번 쭉 둘러 보면 모든 것이 다 정리 대상이다. 


그래서 일단 급하게 쓰지 않을 것들, 예컨대 나나 애들이 보던 책들을 정리하고, 가져가야 할 것은 박스에 넣기 시작했다. 


또, 오래 써서 팔거나 아는 사람에게 주기도 애매한 것들은 크레이그리스트 (www.craigslist.org)의 "무료" 란에 올려서 혹 필요한 사람들이 있으면 가져 가게 했다. 사실, 이 방법을 써서 처치 곤란인 가구들을 꽤 많이 처분했다. 무료인지라, 사진을 찍어 올려 놓으면 필요하다고 연락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 몇분 후에 그 게시물을 내려야 할 정도였다. 아무튼, 필요한 사람은 필요한 것을 무료로 가져 가서 좋고, 우리는 우리대로 불필요한 것을 쉽게 처분할 수 있어 편리했다. 


이렇게해서 지하에 있던 오래된 침대로 치우고, 거실에 있던 낡은 1인용 소파, 안방에서 쓰던 큰 침대, 내가 쓰던 책상 등을 모두 어렵지 않게 해치웠다(!).


요즘에는 나머지 물건 등을 천천히 치우고 있고, 이사를 도울 업체를 알아 보고 있다. 집 주인 아저씨는 이미 우리 집 앞에 "For Lease" 사인을 꽂아 놓았다. 


이제 열흘 남짓 후면 짐을 싣고 훌훌 떠나야 하는데, 아직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이삿짐을 보내고 고속도로를 타고 세인트루이스를 벗어 나야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느낌을 갖게 되려나...  



<그간 정리해서 박스에 놓은 물건들. 안방에 있던 침대는 처분해서, 임시로 애들 매트리스를 이용해서 재우고 있다. 

그나마 천천히 하고 있어서 아직까지는 그리 힘든지 모르겠는데, 이사 전 2-3일부터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


<무료 메뉴에 올려 놓으면 분명 가져갈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인기"가 있을 줄은 몰랐다. 

책상이며 책꽂이 모두 이곳에서 먼저 살다가 한국으로 귀국하시는 분들에게 받은 것인데 올려 놓았더니, 

게시한지 10분도 되지 않아 가져간다는 사람들이 대여섯명 정도 연락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