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1주일
꼭 일주일을 일 없이 집에서 보냈다. 아니, 어쩌면 "대단한" 일 때문에 집에만 있어야 했다.
일주일 전, 지난 주 토요일. 저녁부터 몸이 좀 으실으슬하더니, 일요일 아침에는 도저히 외출이 불가능할 정도로 좋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병마(?)"와의 긴 싸움이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다. 처음부터 계속 감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감기라고 하기에는 그 증상이 좀 심하지 않나 싶다. 목이 아프고, 콧물과 기침은 기본이었는데, 이번 감기는 무엇보다도 격한 두통이 제일 힘들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두통이더니 하루이틀 지나면서 가만히 앉아있기도 어려울 정도의 두통 때문에 며칠을 계속 누워 있을수 밖에 없었다. 밥 먹고 물 혹은 차를 간단히 마시는 일 이외에는 거의 누워 지냈을 정도다.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서인지 최근에는 감기를 아주 자주 앓는 편인데, 이번 감기는 그 중에서도 압권이라고 할 정도로 심했다.
학교에 다녀와도 계속 누워만 있는 제 아빠가 보기 안쓰러웠는지, 엊그제는 혜빈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편지를 썼다고 하면서 누워 있는 내게 건네 준다. 펼쳐 읽어 보니 빨리 낳으라는 얘기를 영어로 쭉... 써 놨는데, 이런 재미(?) 때문에 딸을 키우는 것인가...
오늘은 토요일 아침. 그래도 움직일만은 할 정도가 되었다. 만 1주일을 앓은 것이고, 그 사이에 책이나 논문에 거의 손을 대지도 못한채 허송했다. 그동안 지친(?) 체력을 보강하는 기회가 되었으니 꼭 허비했다고만 할 수는 없겠으나, 그래도 아까운 시간들... 말 그대로 그냥 1주일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