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chestra Concert
중학교 때였는지, 고등학교 때였는지는 모르겠는데, 수업시간 중 한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에 있다. 그분 말씀으로는, 미국의 사관학교라 할 수 있는 West Point에서는 단순히 군사지식과 훈련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미술과 음악을 하면서 정서적인 교육도 많이 시킨다는 말씀이셨다. 아마도 우리식 교육을 비판하다가 하신 말씀이 아니었나 싶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나는 그 얘기가 과장이거나 거짓말일지 모른다는 "불경한" 생각을 했었다.
나는 지금도 웨스트 포인트에서의 교육과정이 어떤지 모른다. 하지만, 그때 나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듯, 음악 미술 교육도 빠지지 않고 시킬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지금 유빈이 혜빈이가 다니는 학교의 교육과정을 보니 그렇다.
유빈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3학년 때부터 현악기 수업을 듣게 된다. 집에 바이올린이 있으면 그것을 가져가서 사용하고, 없으면 학교에 있는 것을 쓴다. 작년 말에도 콘서트 하는 것을 가 보니, 일주일에 한두번 한시간씩 한 것치고는 그럴싸하게 연주할 정도가 된다.
4학년 때부터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중에서 선택해서 할 수가 있는데, 유빈이는 제 엄마의 권유와 제 선택으로 첼로를 하고 있다. 인근 악기 상점에서는 악기를 많이 비싸지 않게 렌트를 해 주기도 하는데, 유빈이도 첼로를 렌트에서 쓰고 있다. 처음에는 얼마나 잘 할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학교에서 배운 것을 집에서 꾸준히 연습하더니 날이 갈수록 실력이 느는 것이 보일 정도가 되었다.
엊그제 (12. 20)는 유빈이 학교에서 4, 5학년의 스트링 콘서트가 있었다. 애들이 1년 배워서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가 보니... 와... 꽤 들을만 할 정도가 된다.
특히, 많은 악기들이 같이 어울려서 연주를 하는데,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는 훨씬 듣기 좋았다. 처음 연주를 시작하면서 들리는 그 현악기들의 울림은 약간 감동이 될 정도라고나 할까...
왜 우리나라 사람들이 애들을 미국에서 공부시키려고 할까. 영어가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으나, 엊그제 애들 콘서트에 참석한 후로는 그 이외에도 다른 이유도 적지 않다고 다시 느끼게 된다. 우리 교육, 내가 거쳐왔고 지금의 아이들이 경험하고 있는 한국식 교육은 어떤 것들이 고쳐질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