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없는 자신감
이제 시카고로 갈 준비가 거의 다 된 듯 싶다. 어제 호텔까지 다 예약을 해 놨고, 무엇보다 중요한, 과내 자체 연습 프리젠테이션이 끝났다. 나는 지난 수요일 (10. 31)에 다른 동료 학생들과 함께 발표 했고, 학회에 참석하는 다른 학생들도 지난 금요일에 오전과 오후로 나눠 발표를 마쳤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모두 아는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무척 긴장해 하는 것 같다. 내 혼자 생각으로는, "지네 말로 발표하면서 뭐가 그리 긴장할 필요가 있나?" 하고 의아해 하기도 하지만, 비교적 어린 학생들인데다가 남들 앞에서 발표할 일이 많지 않았던 경험들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도 있겠다.
그간 준비한 것들을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에 넣고, 각 슬라이드에 맞는 노트를 일일히 적어서 그대로 발표하는 것을 연습했는데, 막상 발표 당일이 되니 노트를 거의 읽는 수준에 그친 것이 약간 아쉬움에 남지만, 그래도 망치지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Microsoft의 Powerpoint를 이용해서 만들었었는데, 이번에는 좀 더 특별하게 해 본다고 Prezi.com의 기능을 좀 이용해 봤다.
갈수록 좀 더 화려한 것을 원하는 사람들의 요구때문인지, Prezi.com의 기능은 누가 봐도 눈길을 끄는 것이었다. 어떤 잡지 사이트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너무 과하게만 쓰지 않으면 괜찮겠다 싶어 사이트의 매뉴얼 동영상을 보면서 좀 배워봤고, 그것을 이용해서 슬라이드를 만들었다.
이전에 과에서 발표할 때 너무 화려한 사진과 애니매이션으로 괜히 기대치를 올려 놓았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과의 다른 친구들은 내가 발표만 하려 하면 기대반 질투(?)반으로 오늘은 어떨지 기대가 된다는 말을 하곤 한다. 은근 그런 기대가 부담이 되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에 부응(?)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쓴 것이다. 어찌되었든, 처음 보는 효과에 또 다시 놀라는 표정을 보이는 애들도 몇 되고...
무엇보다 부담되던 과내 발표를 마쳤다는 안도감으로 홀가분하다. 시카고에서의 "본 공연(!)"이 남아 있지만 과에서 했던 것보다는 잘 할 수 있겠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은 매년 계속되는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