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St.Louis) 정착기

우리 이웃사슴 가족

남궁Namgung 2012. 10. 7. 03:16


일년이면 몇번씩 감기에 걸려 골골하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 분이 찾아 오셨다. 엊그제 목부터 이상 증세가 오더니 가벼운 두통과 함께 감기 기운이 들고 있다. 오늘이 4일째인듯 싶은데, 그래도 일전에 강하게 찾아 오셨던 그 분보다는 좀 강도가 약해 다행이다. 감기 예방 접종을 받은 것이 지난 주 일요일이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도 감기는 바로 찾아 주신다. 


계속 집안에만 머물면서 녹차를 많이 마시고, 끼니 제때 많이 찾아 먹는 등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고 보니, 소싯적에는 감기 걸려도 뭔가 찾아 먹거나 몸을 사리지 않았던 것 같은데, 갈 수록 생에 애착이 가서 그런가 보다. 이 증상에서 얼른 벗어나야 이것 저것 해야할 일을 하는데...




일전에 아침 일찍 집 앞으로 난 길에 "겁없이도" 사슴 가족이 한가로이 걸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었다. 어딘지는 모르지만, 아마 우리 집 근처 어디인가가 이 사슴 가족의 집이 있는 모양이다. 


어제도 유빈이 친구 메이슨이 집 밖에서 같이 놀다가 사슴이 나왔다고 부르기에 나가 봤었는데, 저만치 세마리가 풀을 뜯다가 소리가 나니 우리 쪽을 쳐다 보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다시 그 식구로 보이는 사슴 세마리가 집 뒷뜰 바로 앞에까지 와서 풀을 뜯고 있다. 뒷뜰에 울타리가 쳐져 있는데, 집에서 키우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바로 그 울타리 앞에까지 와 있다. 나랑 애들이 신기해서 소리치는 소리를 듣고는 경계심을 갖고 우리 쪽을 가만히 쳐다 보고 있었다. 유빈이가 카메라를 들고 그 놈들쪽으로 좀 더 가까이 가니, 멀치감치 도망가기는 하는데, 그래도 서로 눈동자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에 있다. 




사슴들이 저렇게 가까이 있을 정도로 공기좋고, 조용한 동네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정말 좋은 곳에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어떤 면에서는 "여기 동물은 저렇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삶을 즐기고 있구나..." 하는 부러움도 들고... 


암튼, 오늘 아침 즐거운 발견 (pleasant surprise)으로 하루를 시작했다.